傷寒捷訣者 。 予祖宮方則菴公之所著也 。 自古以來 。 傷寒之書 。 何啻充棟 。 而或失則泛 。 或失則雜矣 。 且其間各執所見 。 建詞立論 。 往往不同 。 問津者恆苦之 。 予祖上自黃帝素問 。 下及仲景河間東垣丹溪諸書 。 無不研究 。 沉潛之久 。 恍然自得 。 蓋素問以足六經分經論治 。 然未嘗不通乎義也 。 仲景立三百九十六法 。 垂一百一十三方 。 可詢而訣也 。 河間以傷寒為熱病 。 經曰 。 熱病者 。 皆傷寒之類是也 。 東垣以內傷寒悉類傷寒 。 而丹溪之書 。 則云傷寒屬內傷寒者 。 十居八九 。 是皆殊途而同歸 。 百慮而一致者也 。 於是釀花為蜜 。 集腋成裘 。 不漏不支 。 作歌成訣 。 斯誠後學之津梁矣 。 獨惜註釋未詳 。 而粗淺者流 。 或第奉行故事 。 未審證之源委 。 立方之分寸 。 是猶吾祖之深憂也 。 予不自揣 。 因其耳熟 。 更參前賢章疏節解 。 務使分證立方之妙 。 瞭如指掌 。 非敢祖作而孫述 。 亦冀不負吾祖之苦心焉爾 。
《상한첩결》은 나의 조부 궁방 칙암공이 지은 것이다. 예로부터 상한에 관한 책이 어찌 집을 채우는 데 그치겠는가. 그러나 잘못하면 범람하고, 잘못하면 뒤섞인다. 또 그 가운데 각자 자기 견해를 고집하여 말을 세우고 논리를 펼치니, 흔히 서로 같지 않아 길을 묻는 이들이 늘 이를 괴롭게 여겼다. 나의 조부는 위로 황제의 《소문》부터 아래로 중경·하간·동원·단계의 여러 책에 이르기까지 연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오랫동안 깊이 잠심한 끝에 문득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 대개 《소문》은 족육경으로 경을 나누어 치료를 논하였으나, 그 뜻을 두루 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중경은 396법을 세우고 113방을 남겨, 살펴서 요결을 얻을 수 있다. 하간은 상한을 열병이라 하였으니, 경문에 ‘열병은 모두 상한의 부류이다’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동원은 내상한을 모두 상한과 같은 부류로 보았고, 단계의 책에서는 상한 가운데 내상한에 속하는 것이 열에 여덟아홉이라고 하였다. 이는 모두 길은 달라도 같은 곳으로 돌아가고, 여러 생각이 하나로 일치하는 것이다. 이에 꽃을 빚어 꿀을 만들고 겨드랑이 털을 모아 갖옷을 만들듯 하여, 빠뜨리거나 갈라져 나가는 일 없이 노래를 지어 요결로 삼았다. 이는 참으로 후학의 나루와 다리이다. 다만 주석이 상세하지 않아, 거칠고 얕은 무리가 옛 관례만 받들어 행하고 증의 처음과 끝 및 처방을 세우는 분수를 살피지 못할까 안타까우니, 이 또한 나의 조부가 깊이 근심한 바이다. 나는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귀에 익은 것을 바탕으로 다시 전현들의 장절 주석과 풀이를 참고하여, 증을 나누고 처방을 세우는 묘리가 손바닥을 가리키듯 환히 드러나게 힘썼다. 감히 조부가 짓고 손자가 계술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조부의 고심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