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九 不見前醫之發劑

青囊瑣探曰 。 凡有病之家 。 延醫服藥數日 。 猶未見效 。 則信疑相半 。 遂又召他醫 。 出前醫之發劑 。 以問可否 。 予每臨如是則不見其劑 。 夫人心不同如其面 。 有誰與我意符合者乎 。 若見其藥 。 我以為不可 。 豈可默止乎 。 若吞之而為可 。 則失信於患者也 。 且以彼之所是我非之 。 則恐為妒婦之口 。 此余所以不見前醫之發劑也 。 若病家篤信余懇請治無二心 。 則披見前醫之措劑 。 識別其攻補奈何 。 然後與藥矣 。 呈 。 以辨口炫術之醫 。 自我乞覽前劑 。 漫謗其缺 。 當以欲奪人功 。 假令其不拙 。 殆可謂小人也 。 (緒方惟勝編杏林內省錄)
《청낭쇄탐》에 말하였다. 병든 집에서 의사를 불러 며칠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으면 믿음과 의심이 반반이 되어 다시 다른 의사를 부르고 앞 의사의 처방을 내어 옳은지 묻는다. 나는 이런 경우에 임하면 그 처방을 보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이 얼굴처럼 서로 다른데 누가 나와 뜻이 맞겠는가? 약을 보고 내가 옳지 않다고 여기면 어찌 말없이 그치겠는가? 이를 삼키고 옳다고 하면 환자에게 신의를 잃는다. 또 그가 옳다고 하는 것을 내가 그르다고 하면 질투하는 부인의 입이 될까 두렵다. 이것이 내가 앞 의사의 처방을 보지 않는 까닭이다. 병가에서 나를 굳게 믿고 두 마음 없이 간절히 치료를 청하면 앞 의사의 처방을 펼쳐 보고 공법과 보법이 어떠했는지 구별한 뒤 약을 준다. 말재주로 의술을 뽐내는 의사가 스스로 앞 처방을 보여 달라고 청하여 함부로 결점을 헐뜯고 남의 공을 빼앗으려 한다면 설령 서툴지 않더라도 거의 소인이라 할 만하다. (서방유승이 편집한 《행림내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