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不明傷寒 , 不可以治百病 。 以百病不離乎六經 , 而六經之證 , 惟傷寒傳變出入 , 最易混淆 , 最宜詳審 , 能洞徹於傷寒 , 尚有何證之不易知 。 然南陽 《 傷寒論 》, 淵微精奧 , 必得將全書熟讀深求 , 方有悟入 , 遇病不至迷惑 。 若撮其大略 , 聊備一類 , 不徒贅如懸瘤 , 抑且誤人祈向 。 故本集不列傷寒一門 , 欲學者以全書究傷寒 , 誠重之也 。
의사가 상한에 밝지 못하면 온갖 병을 치료할 수 없다. 온갖 병은 육경을 벗어나지 않는데, 육경의 증은 오직 상한의 전변과 출입에서 가장 혼동되기 쉽고 가장 자세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상한에 환히 통한다면 무슨 증인들 알기 어렵겠는가? 그러나 남양의 《상한론》은 깊고 정밀하며 오묘하므로 반드시 책 전체를 익숙히 읽고 깊이 구해야 비로소 깨닫는 바가 있어 병을 만나도 미혹되지 않는다. 대략만 뽑아 한 부류를 갖추어 놓는다면 매달린 혹처럼 군더더기가 될 뿐 아니라 사람의 지향까지 그르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책에는 상한 한 문을 두지 않았다. 배우는 이가 책 전체로 상한을 궁구하게 하려는 것이니, 참으로 이를 중히 여긴 것이다.
外感之證 , 不出風寒暑濕燥火六氣 。 曰傷寒者 , 對雜證而言之 。 若對內傷而言 , 則傷寒亦同為外感 。 傷寒之方 , 多可施於六氣 , 六氣之病 , 亦可統於傷寒 。 ( 《 難經 》 傷寒有五 。 )是故欲明傷寒 , 當先詳六氣 。 六氣者 , 傷寒之先河也 。
외감의 증은 풍·한·서·습·조·화의 육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상한이라고 하는 것은 잡증과 상대하여 말한 것이다. 내상과 상대하여 말하면 상한 역시 외감이다. 상한의 처방은 대부분 육기에 쓸 수 있고, 육기의 병도 상한에 포괄할 수 있다. (《난경》에서는 상한에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상한을 밝히려면 먼저 육기를 자세히 알아야 한다. 육기는 상한의 선하이다.
傷寒一經訣治 , 變狀遂多 , 且有合病並病與兩感諸下同之證 。 外感雖一至如是 , 然病隨藥變 , 感以時增 , 或爽有內傷 , 或勾起風疾 , 無始終不易之情 , 無一法可該之理 。 本集但為學者喤引 , 故止就六氣之初感者辨論之 。 余則概不暇及 。
상한은 한 번 결치(訣治)하면 변화하는 양상이 마침내 많아지며, 합병·병병과 양감의 여러 하동(下同)한 증도 있다. 외감이 비록 한결같이 이와 같으나 병은 약에 따라 변하고 감촉은 때에 따라 더해져, 혹 어긋나 내상이 있거나(爽有內傷) 풍질을 끌어내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뀌지 않는 실정도 없고, 한 가지 법으로 모두 포괄할 이치도 없다. 이 책은 다만 배우는 이를 소리 내어 이끌어 주려는(喤引) 것이므로 육기에 처음 감촉된 것만 논변하였다. 그 밖의 것은 모두 미칠 겨를이 없었다.
六氣而止感一氣 , 則有一氣之病 , 為風 , 為寒 , 為暑 , 為濕 , 為燥 , 為火 。 復以兩氣 , 則有兩氣之病 , 為風溫 , 為風濕 , 為濕溫 , 此即以六氣之名為病名者 。 其他雖感六氣 , 而別有病名 , 不純屬外感 , 如痙 , 如痹 , 如疸 , 如痿躄 , 如霍亂 , 如痎瘧 , 如咳嗽瀉痢之類 。 若一律編入 , 反致六氣之本病亦滋眩惑 , 則非愚著是集之意矣 。 茲故從略 。
육기 가운데 한 가지 기에만 감촉되면 한 가지 기의 병이 있어 풍·한·서·습·조·화가 된다. 다시 두 가지 기가 겹치면 두 가지 기의 병이 있어 풍온·풍습·습온이 된다. 이것은 곧 육기의 이름으로 병명을 삼은 것이다. 그 밖에 비록 육기에 감촉되었어도 별도의 병명이 있고 순전히 외감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는 경·비·달·위벽·곽란·해학·해수·설리 같은 것들이 있다. 이를 모두 똑같이 편입하면 도리어 육기의 본래 병까지 더욱 혼란스럽게 되니, 이는 내가 이 책을 지은 뜻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中風中寒 , 中字非病因 , 而稱名特重 , 故別列之 。 不以隸風寒兩門 , 庶學者知其為大證而謗之於心也 。
중풍과 중한의 ‘중’자는 병인이 아니지만 그 명칭은 특별히 중하므로 따로 열거하였다. 풍과 한의 두 문에 소속시키지 않은 것은, 배우는 이가 이것이 큰 증임을 알고 마음속으로 이를 비방하게(謗之於心) 하려는 것이다.
暑火二氣之病最夥 , 然後世稱名取雜 , 其中不過稍分微甚 , 或竟名異而實不異 。 本集於外感伏氣之溫熱病 , 詳列暑火兩門外 。 其寒疫冬溫 , 與燥熱濕熱之疫癘 , 但熱無寒之溫瘧 , 病因各異 , 並附見於暑火濕溫三門 。 學者但就此數證 , 潛心參究 , 渠矱已具 , 隅反不難 。 故如溫毒溫疫時行大頭諸名目 , 概棄之以省枝節 , 非掛漏也 。
서와 화 두 기의 병은 가장 많지만 후세의 명칭은 번잡하다. 그 가운데에는 경중을 조금 나눈 것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고, 아예 이름만 다르고 실제는 다르지 않은 것도 있다. 이 책에서는 외감과 복기의 온열병을 서·화 두 문에 자세히 열거한 밖에, 한역·동온과 조열·습열의 역려, 열만 있고 한이 없는 온학은 병인이 각각 다르므로 서·화·습온 세 문에 함께 덧붙여 보였다. 배우는 이가 이 몇 가지 증에 잠심하여 참구하면 법도가 이미 갖추어졌으므로 하나로 나머지를 미루기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온독·온역·시행·대두 같은 여러 명목을 모두 버려 지엽을 줄였으니, 빠뜨린 것이 아니다.
凡集中義理 , 有愚所創護 , 用以質海內名賢者 , 皆末注拙似二字 。 若無關切要 , 雖拙似不注 。
이 책의 의리 가운데 내가 처음 세워 지켜(創護) 온 나라의 이름난 현인들에게 질정하려는 것은 모두 끝에 ‘졸사(拙似)’ 두 글자를 달았다. 절실한 요점에 관계되지 않는 것은 비록 졸사라도 달지 않았다.
凡說解出自前賢者 , 醫所共知 , 概不加註 。 其或於文內提明某氏云者 , 以義有所擊 , 勢不得略也 。
설명과 해석이 앞선 현인에게서 나온 것은 의사들이 함께 아는 것이므로 모두 주를 달지 않았다. 글 안에서 아무개가 말하였다고 밝힌 경우에는 의리상 논박할 바가 있어(有所擊) 형편상 생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凡集中有敘入 《 黃帝內經 》《 神農本經 》《 名醫別錄 》《 傷寒論 》《 金匱要略 》, 及前人醫集等語 , 而不曰某書云者 , 亦以醫家習見 , 且冀免於繁蕪 , 絕非有臆造也 。
이 책에 《황제내경》·《신농본경》·《명의별록》·《상한론》·《금궤요략》 및 앞사람들의 의서에 있는 말을 서술하면서도 어느 책에서 말하였다고 하지 않은 것은, 역시 의가들이 익히 보는 것이며 번잡함을 면하려는 뜻이니 결코 억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藥名不用本字 , 而以他字代者 , 或取省筆 , 或取易識 , 相衍已久 , 今亦從欲 , 不復改正 。
약명에 본래 글자를 쓰지 않고 다른 글자로 대신한 것은 혹 획을 줄이려 하거나 알아보기 쉽게 하려는 것으로, 서로 이어져 온 지 오래되었다. 지금도 바라는 대로 따라(從欲) 다시 바로잡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