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書汗牛充棟 , 不知凡幾 , 皆古聖賢相傳之書 , 而學者雖不能多讀其書 , 然而於 《 內經 》、《 金匱 》、《 傷寒 》 以及 《 溫病論 》 等書 , 平時不可不讀 , 否則治病如盲 , 殺人如菅 , 可不悲夫 ! 而今之習醫者 , 酬應穿勩之外 , 但讀湯頭數首而已 。 從師一年半載即懸壺 , 於人之性命一層 , 毫不介意 , 口出狂言 , 眇視無人 , 惟我獨傳 , 使生者悲哀 , 死者含冤 , 是誰之過歟 ! 清夜思之 , 可不寒心 。 餘生也魯 , 既乏誦讀之功 , 而又年老衰頹 , 疾病纏身 , 欲作息肩之計矣 。 但所惜數十年親歷之病案 , 並所記古人之要論 , 未得錄存 , 故倩人代抄 , 或有謬疵未妥 , 望諸君子斧正 , 則余幸甚 。 思曩昔繆氏有 《 松心筆記 》, 尤氏有 《 讀書記 》, 余則亦以是名 , 顏曰 《 壽山筆記 》, 然效顰之誚所不能辭也 。 惟以淺近芻蕘之言 , 令習是道者 , 稍知一二 , 亦可以補學者之不逮 。
의서는 소가 땀 흘려 나르고 집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아 그 수를 알 수 없으며 모두 옛 성현이 서로 전한 책이다. 배우는 사람이 그 책을 많이 읽지 못하더라도 《내경》·《금궤》·《상한》과 《온병론》 같은 책은 평소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병을 치료하는 것이 눈먼 사람 같고 사람을 풀 베듯 죽이니 슬프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 의술을 익히는 사람은 접대하고 분주히 다니는 것 외에 탕두 몇 수만 읽을 뿐이다. 스승을 따른 지 일 년이나 반년 만에 개업하여 사람의 목숨에는 전혀 마음을 쓰지 않고 광언을 내뱉으며 남을 업신여기고 자신만 전수받았다고 한다. 산 사람을 슬프게 하고 죽은 사람에게 원한을 품게 하니 누구의 잘못인가. 고요한 밤에 생각하면 마음이 서늘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천성이 둔하고 독송의 공도 부족한 데다 늙고 쇠하여 질병이 몸을 얽으니 짐을 벗고 쉬려 한다. 다만 수십 년 직접 겪은 병안과 기록한 고인의 중요한 논의를 보존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사람을 청해 대신 베끼게 하였다. 그릇되거나 온당하지 않은 곳이 있으면 여러 군자가 바로잡아 주기를 바라니 매우 다행이겠다. 옛날 무씨에게 《송심필기》가 있었고 우씨에게 《독서기》가 있었으므로 나도 이 이름을 따라 《수산필기》라 하였으나 찡그림을 흉내 낸다는 비웃음은 사양할 수 없다. 다만 쉽고 가까운 초요의 말로 이 도를 배우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알게 하면 학인의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光緒七年春三月下澣 , 楊淵子安識 , 時年六十九
광서 7년 봄 3월 하순, 양연 자안이 적다. 그때 예순아홉 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