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小諸證方論序

古之時 , 庸醫殺人 。 今之時 , 庸醫不殺人亦不活人 , 使其人在不死不活之間 , 其病日深 , 而猝至於死 。 夫藥有君臣 , 人有強弱 , 有君臣則用有多少 , 有強弱則劑有半倍 ; 多則專 , 專則效速 ; 倍則厚 , 厚則力深 。 今日之用藥者 , 大抵雜泛而均停 , 既見之不明 , 而又治之不勇 , 病所以不能愈也 。
옛날에는 용의가 사람을 죽였다. 지금은 용의가 사람을 죽이지도 않고 살리지도 않아, 사람을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사이에 있게 하고 병이 날로 깊어져 갑자기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약에는 군신이 있고 사람에게는 강약이 있으니, 군신이 있으면 쓰는 양에 많고 적음이 있고 강약이 있으면 약제에 절반과 배의 차이가 있다. 많이 쓰면 전일해지고 전일해지면 효과가 빠르며, 배로 쓰면 두터워지고 두터워지면 힘이 깊어진다. 오늘날 약을 쓰는 사람은 대개 잡다하고 두루 섞어 양을 고르게 맞추니, 이미 보는 것이 밝지 못하면서 치료하는 데도 과감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병이 낫지 못하는 것이다.
予友傅青主先生 , 學問淵博 , 精實純萃 , 而又隱於醫 。 手著 《 女科 》 一卷 、《 小兒科 》 一卷 、《 男婦雜症 》 一卷 , 翻閱其書 , 分門別類 , 無症不備 , 無方不全 , 治一病必發明受病之因 , 用一藥必指示用藥之故 , 曲折詳盡 , 誠衛生之善道 , 救死之良方也 。
나의 벗 부청주 선생은 학문이 깊고 넓으며 정밀하고 충실하며 순수하고 정수로웠고, 또 의술에 숨어 지냈다. 손수 『여과』 한 권, 『소아과』 한 권, 『남부잡증』 한 권을 지었다. 그 책을 펼쳐 보니 문을 나누고 종류를 구별하여 갖추지 않은 증상도 없고 온전하지 않은 처방도 없다. 한 병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병을 얻은 원인을 밝히고, 한 약을 쓸 때는 반드시 그 약을 쓰는 까닭을 가리켜 보여 굽이굽이 상세하고 빠짐없으니, 참으로 생명을 지키는 좋은 길이며 죽음에서 구하는 훌륭한 처방이다.
昔陸宣公晚年居家 , 尤留心於醫 , 聞有秘方 , 必手自抄錄 。 范文正公嘗曰 :「 吾不能為良相 , 必為良醫 。」 夫二公為一代名臣 , 豐功偉業 , 照人耳目 , 而於醫學皆三致意焉 , 則其心之切於救人可知矣 。 然求之後人 , 能如二公之存心者益寡 。
옛날 육선공은 만년에 집에 머물며 의술에 더욱 마음을 두어, 비방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손수 베껴 두었다. 범문정공은 일찍이 “나는 훌륭한 재상이 되지 못한다면 반드시 훌륭한 의원이 되겠다.”라고 하였다. 두 공은 한 시대의 명신으로 큰 공적과 위대한 업적이 사람들의 이목에 빛났는데, 의학에도 모두 거듭 뜻을 두었으니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이 간절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후세 사람에게서 찾아보면 두 공처럼 마음을 지닌 사람은 더욱 드물다.
考 《 唐書 》 許允宗言 :「 古之上醫 , 惟是別脈 , 脈既精別 , 然後識病 。 夫病之與藥 , 有正相當者 , 惟須單用一味 , 直攻彼病 , 藥力既純 , 病即立愈 。 今人不能別脈 , 莫識病源 , 以情臆度 , 多安藥味 , 譬之於獵 , 未知兔所 , 多發人馬 , 空地遮圍 , 冀有一人獲之 , 術亦疏矣 。 假令一藥 , 偶然當病 , 他藥相制 , 氣勢不行 , 所以難差(瘥) , 諒由於是 。」 是集精於方藥 , 理明詞簡 , 即令不知醫之人讀之 , 亦瞭如指掌 , 誠醫林不可不有之書 。 而先生著書之心 , 亦猶陸 、 範二公之心 , 其意之切於救人者 , 豈有異歟 ? 是為序 。
『당서』를 살펴보니 허윤종이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의 뛰어난 의원은 오직 맥을 분별하였으니, 맥을 정밀하게 분별한 다음에야 병을 알았다. 병과 약에는 바로 서로 들어맞는 것이 있으므로 한 가지 약만 단독으로 써서 그 병을 곧장 공격하면 된다. 약력이 순일하면 병은 곧 낫는다. 지금 사람은 맥을 분별하지 못하고 병의 근원을 알지 못하여 마음으로 억측하고 약미를 많이 넣는다. 사냥에 비유하면 토끼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여 사람과 말을 많이 보내 빈 땅을 에워싸고 그중 한 사람이 잡기를 바라는 것이니, 그 술법 또한 거칠다. 가령 한 약이 우연히 병에 들어맞더라도 다른 약이 서로 제약하여 기세가 펴지지 못하므로 낫기 어려운 것이니, 참으로 이 때문이다.” 이 책은 처방과 약에 정밀하고 이치가 밝으며 말이 간결하여, 의술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손바닥을 가리키듯 환하게 알 수 있으니 참으로 의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선생이 책을 지은 마음 또한 육공과 범공 두 분의 마음과 같으니, 사람을 구하려는 뜻의 간절함에 어찌 다름이 있겠는가? 이에 서문을 쓴다.
康熙癸丑仲秋東吳顧炎武拜序
강희 계축년 중추에 동오 고염무가 삼가 서문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