御製 《 太平聖惠方 》 序

朕聞皇王治世 , 撫念為本 。 法天地之覆載 , 同日月以照臨 ; 行道德而和慘舒 , 順寒暄而知盈縮 ; 上從天意 , 下契群情 , 罔憚焦勞 , 以從人慾 , 乃朕之願也 ! 且夫人稟五常 , 藥治百病 。 能知疾之可否 , 究藥之徵應者 , 則世之良醫也 。 至如風雨有不節之勞 , 喜怒致非理之患 , 疾由斯作 , 蓋自物情 。 苟非窮達其源 , 窺測其奧 , 徒煩服食以養於壽命 , 消息可保於長生矣 , 自古同 , 多乖攝治 , 疾之間起 , 積之於微 。 勢兆已形 , 求諸服餌 。 方既弗善 , 藥何救焉 ? 書曰 : 藥不螟眩 , 厥疾弗瘳 。 誠哉是言也 ! 且如人安之道 , 經絡如泉 。 或馳騁性情 , 乖戾形體 , 莫知傷敗 , 致損壽齡 。 蓋由血脈榮枯 , 肌膚盛弱 , 貪其嗜欲 , 不利機關 , 及至虛羸 , 不防他故 。 四時逆順 , 六氣交爭 , 賢者自知 , 愚者未達 。 是以聖人廣茲仁義 , 博愛源深 。 故黃帝盡岐伯之談 , 虢君信越人之術 。 揆度者 , 明於切脈 ; 指歸者 , 探乎幽玄 。 論之 , 則五音自和 , 聽之 , 則八風應律 , 譬猶影響 , 無不相從 。 求妙刪繁 , 備諸方冊 , 討尋精要 , 演說無所不周 , 詮詁簡編 , 探賾悉聞盡善 , 莫不考秘密 , 搜隱微 。 大矣哉 , 為學乃至於此耶 ! 則知天不愛其道 , 而道處其中 ; 地不愛其寶 , 而寶舍其內 。 夫醫者 , 意也 。 疾生於內 , 藥調於外 。 醫明其理 , 藥效如神 。 觸類而生 , 參詳變易 , 精微之道 , 用意消停 。 執見庸醫 , 證侯難曉 。 朕昔自潛邸 , 求集名方 , 異術玄針 , 皆得其要 , 兼收得妙方千餘首 , 無非親驗 , 並有準繩 。 貴在救民 , 去除疾苦 。 並偏於翰林醫官院 , 各取到經乎家傳應效藥方 , 合萬餘道 。 令尚藥奉御王懷隱等四人 , 校勘編類 。 凡諸論證 , 並該其中 ; 品藥功效 , 悉載其內 。 凡候疾之深淺 , 先辨虛實 , 次察表理 , 然後依方用藥 , 則無不愈也 。 庶使天高地厚 , 明王道之化成 ; 春往秋來 , 布群黎之大惠 。 昔炎帝神農氏 , 長於姜水 , 始教民播種 , 以省殺生 ; 嘗味百草 , 區別藥性 , 救夭傷之命 , 延老病之生 , 黔首日用而不知 , 聖人之至德也 。 夫醫道之難 , 昔賢猶病 。 設使誦而未能解 , 解而未能別 , 別而未能明 , 明而未能盡 , 窮此之道者 , 其精勤明智之士歟 ! 朕尊居億兆之上 , 常以百姓為心 , 念五氣之或乖 , 恐一物之失所 , 不盡生理 , 朕甚憫焉 ! 所以親閱方書 , 俾令撰集 , 冀溥天之下 , 各保遐年 , 同我生民 , 躋於壽域 。 今編勒成一百卷 , 命曰 《 太平聖惠方 》, 仍令雕刻印版 , 遍施華夷 。 凡爾生靈 , 宜知朕意 。
짐이 듣건대 황왕이 세상을 다스리는 데에는 백성을 어루만지고 염려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하였다. 하늘이 덮고 땅이 싣는 것을 본받으며 해와 달처럼 비추어 임하고, 도덕을 행하여 거두고 펴는 것을 조화롭게 하며 추위와 따뜻함을 따라 차고 줄어드는 것을 안다. 위로는 하늘의 뜻을 따르고 아래로는 뭇사람의 마음에 부합하며, 애태우고 수고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사람들의 바람을 따르는 것이 곧 짐의 소원이다. 사람은 오상을 부여받고 약은 온갖 병을 다스린다. 병을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고 약이 나타내는 효험을 끝까지 살피는 이가 세상의 좋은 의원이다. 비바람으로 절도를 잃은 수고가 생기고 기쁨과 노여움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 근심이 생기는 데 이르면, 병이 이로 말미암아 일어나니 대개 사물의 실정에서 비롯된다. 참으로 그 근원을 끝까지 통달하고 그 오묘함을 엿보아 헤아리지 못한다면, 헛되이 복식에 힘써 수명을 기르게 된다. 소장과 변화로 오래 삶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은 예부터 같으나, 섭양하고 다스리는 데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병이 때때로 일어나는 것은 미세한 데서 쌓인 것이다. 형세와 조짐이 이미 드러난 뒤에 복약에서 구한다. 처방이 이미 좋지 않다면 약이 어떻게 구하겠는가? 서(書)에 이르기를 “약이 명현을 일으키지 않으면 그 병이 낫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사람이 편안히 지내는 도리로 말하면 경락은 샘과 같다. 혹 성정을 마음껏 내달리게 하고 몸을 어긋나게 하면서도 손상되고 무너지는 줄 알지 못하여 수명을 해친다. 이는 대개 혈맥의 번영과 쇠퇴, 피부의 성함과 약함에서 비롯되는데, 기호와 욕망을 탐하여 몸의 기관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고, 허약하고 여위기에 이르러서도 다른 변고를 막지 않는다. 사시의 역순과 육기의 다툼을 어진 이는 스스로 알지만 어리석은 이는 깨닫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이 인의를 넓히고 널리 사랑하는 근원이 깊다. 이에 황제는 기백의 논설을 다 듣고 괵나라 임금은 월인의 의술을 믿었다. 헤아려 살피는 이는 절맥에 밝고 뜻이 귀결되는 곳을 가리키는 이는 깊고 현묘한 데를 탐구한다. 그것을 논하면 오음이 저절로 조화하고 그것을 들으면 팔풍이 율에 응하니, 비유하면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서로 따르지 않는 것이 없다. 묘한 것을 구하고 번잡한 것을 덜어 여러 방책에 갖추어 두며, 정요한 것을 찾아 논설을 펴되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서책을 풀이하고 깊은 뜻을 탐구하여 들은 바를 다하고 선함을 다하니, 비밀스러운 것을 고찰하고 숨고 미세한 것을 찾지 않는 것이 없다. 크도다! 학문을 함이 여기에까지 이르는가! 이로써 하늘은 그 도를 아끼지 않고 도가 그 가운데 있으며, 땅은 그 보배를 아끼지 않고 보배가 그 안에 깃들어 있음을 안다. 의(醫)란 의(意)이다. 병은 안에서 생기고 약은 밖에서 조절한다. 의원이 그 이치를 밝히면 약의 효험이 신묘하다. 같은 부류에 접하여 생각을 일으키고 변화를 자세히 참작하되, 정미한 도리에는 뜻을 차분히 기울여야 한다. 소견을 고집하는 용렬한 의원은 증후를 밝히기 어렵다. 짐은 예전에 잠저에 있을 때부터 이름난 처방을 구하여 모았고, 기이한 의술과 현묘한 침법에서 모두 요점을 얻었으며, 아울러 묘방 천여 수를 거두었는데 직접 시험하지 않은 것이 없고 모두 준거가 있었다. 백성을 구하고 질병의 괴로움을 없애는 것을 귀하게 여겼다. 또 한림의관원에 두루 명하여 각기 집안에 전해져 효험을 보인 약방을 가져오게 하니, 합하여 만여 가지였다. 상약봉어 왕회은 등 네 사람에게 교감하고 부류별로 편찬하게 하였다. 여러 논설과 증후를 모두 그 안에 포괄하고 약물의 품목과 효능도 모두 그 안에 실었다. 병의 깊고 얕음을 살필 때에는 먼저 허실을 분별하고 다음으로 표리(表理)를 살핀 뒤 처방에 따라 약을 쓰면 낫지 않는 것이 없다. 바라건대 하늘이 높고 땅이 두터운 가운데 왕도의 교화가 이루어짐을 밝히고, 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가운데 온 백성에게 큰 은혜를 펴고자 한다. 옛날 염제 신농씨는 강수에서 자라 처음 백성에게 씨 뿌리는 법을 가르쳐 살생을 줄였고, 온갖 풀의 맛을 보고 약성을 구별하여 일찍 죽거나 손상된 목숨을 구하고 늙고 병든 이의 생명을 늘였다. 백성들이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니 성인의 지극한 덕이다. 의도의 어려움은 옛 현인들도 오히려 걱정하였다. 외워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여도 구별하지 못하고, 구별하여도 밝히지 못하고, 밝혀도 다하지 못한다면, 이 도를 끝까지 궁구하는 이는 정성껏 부지런하고 밝고 지혜로운 선비일 것이다. 짐은 억조창생 위의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늘 백성에게 마음을 두고, 오기가 혹 어긋날까 염려하며 한 생물이라도 제자리를 잃어 살아갈 도리를 다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니, 짐은 이를 매우 가엾게 여긴다. 이 때문에 직접 방서를 열람하고 편찬하게 하여 온 하늘 아래에서 저마다 오래 살고, 나의 백성들과 함께 장수하는 경지에 오르기를 바란다. 이제 엮어 백 권을 이루고 이름을 《태평성혜방》이라 하였으며, 이어 인쇄 판목을 새겨 중국과 이민족에게 두루 베풀게 하였다. 모든 너희 백성은 마땅히 짐의 뜻을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