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機(人事一)

陰陽之道 , 合則聚 , 不合則離 , 合則成 , 不合則敗 。 天道人事 , 莫不由之 , 而尤於斯道為最 。 合與不合 , 機有十焉 , 使能得之 , 權在我矣 。
음양의 도는 합하면 모이고 합하지 않으면 흩어지며, 합하면 이루어지고 합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천도와 인사가 모두 이에 따르지만 이 도에서 더욱 그러하다. 합하고 합하지 않는 기틀에는 열 가지가 있으니 이를 얻을 수 있으면 권한이 나에게 있다.
一曰闔闢 , 乃婦人之動機也 。 氣靜則闔 , 氣動則闢 。 動緣氣至 , 如長鯨之飲川 , 如巨觥之無滴 。 斯時也 , 吸以自然 , 莫知其入 , 故未有闢而不受者 , 未有受而不孕者 。 但此機在瞬息之間 , 若未闢而投 , 失之太早 , 闢已而投 , 失之太遲 。 當此之際 , 自別有影響情狀可以默會 , 不可以言得也 。 惟有心人能覺之 , 帶雨施云 , 鮮不穀矣 。
첫째는 합벽으로, 부인의 움직이는 기틀이다. 기가 고요하면 닫히고 기가 움직이면 열린다. 움직임은 기가 이르러 생기니 큰 고래가 강물을 마시는 것과 같고 큰 술잔에 한 방울도 남지 않는 것과 같다. 이때에는 자연스럽게 빨아들여 들어오는 것을 알지 못하므로, 열리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없고 받아들이고도 임신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다만 이 기틀은 순간 사이에 있으니 아직 열리지 않았는데 투여하면 너무 이르고, 열림이 지나간 뒤 투여하면 너무 늦다. 이때에는 따로 감응하는 모습과 정황이 있어 말없이 깨달을 수는 있으나 말로 얻을 수는 없다. 마음을 기울인 이만 이를 알아 비를 띠고 구름을 베풀면 결실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二曰遲速 , 乃男女之合機也 。 遲宜得遲 , 速宜見速 。 但陰陽情質 , 稟有不齊 。 固者遲 , 不固者速 。 遲者嫌速 , 則猶飢待食 , 及咽不能 。 速者畏遲 , 則猶醉添杯 , 欲吐不得 。 遲速不侔 , 不相投矣 , 以遲遇疾 , 宜出奇由逕 , 勿逞先聲 。 以疾遇遲 , 宜靜以自持 , 挑而後戰 , 能反其機 , 適逢其會矣 。
둘째는 지속으로, 남녀가 합하는 기틀이다. 느린 것은 느린 것을 만나야 하고 빠른 것은 빠른 것을 만나야 한다. 다만 음양의 정과 바탕은 타고난 것이 고르지 않다. 견고하면 느리고 견고하지 못하면 빠르다. 느린 이는 빠름을 싫어하니 주려 먹기를 기다리다가 삼키려 할 때에는 할 수 없는 것과 같고, 빠른 이는 느림을 두려워하니 취한 뒤 잔을 더하여 토하려 해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느림과 빠름이 같지 않으면 서로 맞지 않는다. 느린 이가 빠른 이를 만나면 뜻밖의 방법과 지름길을 써야 하며 먼저 기세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빠른 이가 느린 이를 만나면 고요히 스스로 지키고 유도한 뒤에 싸워야 한다. 그 기틀을 뒤집을 수 있으면 마침 그때에 맞게 된다.
三曰強弱 , 乃男女之畏機也 。 陽強陰弱 , 則畏如蜂蠆 , 避如戈矛 。 陽弱陰強 , 則聞風而靡 , 望塵而北 。 強弱相凌 , 而道同意合者鮮矣 。 然撫弱有道 , 必居仁由義 , 務得其心 。 克強固難 , 非聚精會神 , 安奪其魄 ? 此所以強有不足畏 , 弱有不足虞者 , 亦在乎為之者之何如耳 。
셋째는 강약으로, 남녀가 두려워하는 기틀이다. 양이 강하고 음이 약하면 벌과 전갈처럼 두려워하고 창과 칼처럼 피한다. 양이 약하고 음이 강하면 바람 소리만 듣고도 쓰러지고 먼지만 보고도 달아난다. 강약이 서로 침범하면 도와 뜻이 같은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약한 것을 어루만지는 데에는 도가 있으니 반드시 인에 거하고 의를 따라 마음을 얻는 데 힘써야 한다. 강한 것을 이기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정신을 모으지 않으면 어떻게 그 넋을 빼앗겠는가. 이 때문에 강하여도 두려워할 것이 없고 약하여도 걱정할 것이 없는 경우가 있으니, 또한 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四曰遠近 , 乃男女之會機也 。 或以長材排闥 , 唐突非堪 。 或以偷覷跽門 , 敢窺堂室 。 欲拒者不能 , 欲吞者不得 , 聧隔如斯 , 其能姤乎 ? 然斂跡在形 , 致遠在氣 。 斂跡在一時 , 養氣非頃刻 。 使不有教養之夙謀 , 恐終無剛勁之銳氣 , 又安能直透重圍 , 而使鳩居鵲巢也 ?
넷째는 원근으로, 남녀가 만나는 기틀이다. 긴 재목으로 문을 밀어젖히면 당돌하여 감당할 수 없고, 몰래 엿보며 문에 무릎 꿇고 있으면 감히 당실을 엿볼 수 있겠는가. 막으려는 이는 막지 못하고 삼키려는 이는 얻지 못하여 이처럼 어긋나고 막히니 만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자취를 거두는 것은 형에 있고 멀리 이르게 하는 것은 기에 있다. 자취를 거두는 것은 한때에 할 수 있으나 기를 기르는 것은 잠깐 사이에 되지 않는다. 평소에 가르치고 기를 계획이 없다면 끝내 굳세고 날카로운 기운이 없을까 두려우니, 어떻게 겹겹의 포위를 곧장 뚫고 비둘기가 까치집에 살게 하겠는가.
五曰盈虛 , 乃男女之生機也 。 胃有盈虛 , 飽則盈而飢則虛也 。 腎有盈虛 , 蓄則盈而泄則虛也 。 盛衰由之 , 成敗亦由之 , 不知所用 , 則得其幸而失其常耳 。
다섯째는 영허로, 남녀의 생기이다. 위에는 영허가 있어 배부르면 차고 주리면 빈다. 신에도 영허가 있어 쌓아 두면 차고 내보내면 빈다. 성쇠도 여기에서 나오고 성패도 여기에서 나온다. 쓸 바를 알지 못하면 우연한 행운은 얻어도 떳떳한 이치를 잃을 뿐이다.
六曰勞逸 , 乃男女之氣機也 。 勞者氣散而怯 , 逸者氣聚而堅 , 既可為破敵之兵機 , 亦可為種植之農具 , 動得其宜 , 勝者多矣 。
여섯째는 노일로, 남녀의 기기이다. 수고하면 기가 흩어져 약해지고 편안하면 기가 모여 견고해진다. 적을 깨뜨리는 병기가 될 수도 있고 심는 농구가 될 수도 있으니, 움직임이 마땅함을 얻으면 이기는 경우가 많다.
七曰懷抱 , 乃男女之情機也 。 情投則合 , 情悖則離 , 喜樂從陽 , 故多陽者多喜 , 鬱怒從陰 , 故多陰者多怒 。 多陽者多生氣 , 多陰者多殺氣 , 生殺之氣 , 即孕育賢愚之機也 。 莫知所從 , 又胡為而然乎 ?
일곱째는 회포로, 남녀의 감정의 기틀이다. 정이 맞으면 합하고 정이 어긋나면 떠난다. 희락은 양을 따르므로 양이 많은 이는 기쁨이 많고, 울노는 음을 따르므로 음이 많은 이는 노여움이 많다. 양이 많으면 생기가 많고 음이 많으면 살기가 많으니, 생살의 기는 곧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를 잉육하는 기틀이다. 따를 바를 모른다면 또 어째서 그러한가.
八曰暗產 , 乃男子之失機也 。 勿謂我強 , 何虞子嗣 ? 勿謂年壯 , 縱亦何妨 ? 不知過者失佳期 , 強者無酸味 , 而且隨得隨失 , 猶所莫知 , 自一而再 , 自再而三 , 則亦如斯而已矣 。
여덟째는 암산으로, 남자가 기회를 놓치는 기틀이다. ‘나는 강하니 자손을 어찌 걱정하겠는가.’라고 하지 말고, ‘나이가 장성하니 마음껏 하여도 무엇이 해롭겠는가.’라고 하지 말라. 지나친 이는 좋은 때를 놓치고 강한 이에게는 신맛이 없으며, 또 얻는 대로 잃으면서도 알지 못한다. 한 번에서 두 번, 두 번에서 세 번에 이르러도 역시 이와 같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