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병에는 노증보다 무거운 것이 없으니 근본이 상하기 때문이다. 선천의 근본은 신이고 후천의 근본은 비이다. 신은 원기를 저장하고 비는 형체를 기른다. 치료는 음양을 나누어 신을 자양하고 비를 보하며 오래도록 효험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색을 좋아하여 음허화동에 이르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음허화동을 보면 흔히 청윤하는 데만 힘쓴다. 노증은 설사로 죽는 경우가 많고 설사는 한량한 약에서 말미암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모르는데, 이는 지극히 뚜렷하고 확실하다. 손상은 근본에 있는데 치료는 가지와 잎에 있으니 어찌 마땅하겠는가. 그러므로 특별히 분별한다.
부인의 병은 먼저 월경을 조절해야 하니 월경이 조절되면 병이 없다. 그러므로 조경과를 맨 앞에 두고 통경·지혈과를 그다음에 두며 보태·구산과를 또 그다음에 두었다. 대보과만은 끝에 두어 공을 거두게 하니 신묘하게 밝혀 운용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렸다. 혹 부인의 태전·산후에는 36증이 있는데 어찌 여섯 과로 다할 수 있겠느냐고 한다. 그러나 36증도 여섯 과의 변증일 뿐이다. 근본만 치료하면 백 가지 표는 저절로 낫는다.
경에서 말하였다. ‘남자의 노증은 정이 상하는 데서 일어난다.’ 정이 부족하면 기가 자양받아 화할 바를 잃고, 기가 부족하면 혈이 영화롭게 할 바를 잃으며, 혈이 부족하면 기가 붙을 곳이 없다. 신은 진수이므로 신기가 고갈되어 미약한 음이 위기와 함께 올라가 청양의 기에 접하지 못하면 원기가 아래로 빠지고 상화가 크게 왕성해진다. 화가 왕성하면 진음이 더욱 녹아 마침내 조열이 생긴다. 화가 상초로 치받으면 발열·기침·천급·토담·토혈·폐로·폐옹 등의 증상이 생기고, 화가 하초에 맺히면 발열·임탁·결삭·유정·도한·복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그러나 증상은 반드시 각각 한 경에 나타난다. 정탁이 있고 정강이가 시큰거리며 허리와 등이 당기고 급하면 사가 신에 있다. 숨이 차고 기침하며 피를 뱉고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무거우면 사가 폐에 있음을 안다. 각혈과 많은 땀이 있고 놀라고 두려워하며 입과 혀에 헌데가 나면 사가 심에 있음을 안다. 몽유가 있고 옆구리가 아프며 자주 성내고 목이 뻣뻣하면 사가 간에 있음을 안다. 설사가 있고 배가 아프며 비괴가 있고 음식 맛이 없으면 사가 비에 있음을 안다. 대체로 음허가 많고 양허가 적으므로 증상에 따라 조리해야 한다.
세상에서 치료하는 사람은 흔히 사물로 음을 보하고 황백·지모로 화를 내린다. 그러나 음허는 신 가운데 진음이 허한 것으로 사물의 음혈 이치가 아님을 모른다. 화는 용뢰의 화로 한량한 약으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혈약은 정체되기 쉬워 반드시 식욕을 줄이고, 늘 윤택하여 반드시 장을 미끄럽게 한다. 황백은 쓰고 차서 더욱 식욕을 줄이며 지모는 달고 차서 더욱 장을 미끄럽게 하니 두 약은 모두 신 가운데 실화를 사한다. 단계가 ‘실화는 사할 수 있고 허화는 보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노증의 화는 허한가 실한가. 사해도 되겠는가. 보할 줄 알아도 약을 쓰는 데 의문과 어려움이 많은 것은 폐를 보전하면 비를 방해하고 비를 보전하면 폐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조열이 심하고 먹을 수 있으나 설사하는 경우에는 윤택하게 하면서 비를 보하는 것도 빠져서는 안 됨을 알아야 한다. 매우 허하고 여위며 적게 먹고 장이 미끄러우면 천해가 많아도 오직 비를 보해야 하며 청윤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러므로 옛사람은 노증을 치료할 때 신을 보하면서 비도 보하였다. 수는 천일의 원이고 토는 만물의 어머니이므로 두 장이 안정되고 조화로우면 여러 경이 각각 다스려진다. 이른바 토가 왕성하면 금이 생기고 수가 왕성하면 화가 꺼진다는 것은 참으로 바뀌지 않는 논의이다.
경에서 ‘보하는 것을 받으면 치료할 수 있고 받지 못하면 치료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단계는 자음을 전문으로 주장했지만 그 노증 처방에서 인삼을 쓴 것이 열에 여덟아홉이다. 갈가구는 노증 치료에 신묘했으며 남긴 열 처방에 인삼을 많이 썼다. 왕호고에게 폐열이 폐를 상한다는 설이 생긴 뒤 후세는 인삼을 두려워하여 쓰지 않고 손을 묶은 채 죽기를 기다리니 참으로 슬프다. 그러나 폐경 자체에 열이 있으면 폐맥이 반드시 홍삭하고 누르면 실하여 인삼을 쓰기에 맞지 않다. 화가 와서 금을 업신여기는 경우에는 폐맥이 홍삭해도 누르면 반드시 연하다. 금기가 크게 상했는데 인삼이 아니면 어떻게 보전하겠는가. 역시 약을 쓰는 사람이 증상을 정확하게 알아 활발히 변화시키고 막히지 않는 데 달렸을 뿐이다.
경에서 ‘병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근본을 구한다’고 하였다. 양병이면 음이 반드시 허하여 입이 마르고 혀가 헐며 목구멍이 아프고 콧물과 침이 진하고 끈끈하며 기침하고 손발에 열이 나며, 소변이 누렇고 붉고 대변이 마르고 맺히며 얼굴이 반드시 붉으니 뿌리 없는 화가 위에 실린 것이다. 맥은 현삭하고 빠르며 오후와 밤에 더욱 심하다. 자보법을 써야 하니 육미지황환을 쓰거나 아침에 구미지황환, 저녁에 보심건비환을 복용하며 지모·황백 같은 고한한 것만 치우쳐 써서는 안 된다. 목구멍이 헐고 목소리를 잃으면 치료하기 어렵다.
음병이면 양이 반드시 허하여 화가 쇠하므로 위로 올라가 수곡을 부숙하지 못한다. 뱉는 담이 희고 위가 거슬러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먹어도 소화되지 않고 손발이 역랭하며 소변이 많고 유정·백탁이 있으며 대변이 무르고 설사하고 얼굴은 붉지 않으니 화가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맥은 침완하고 힘이 없으며 오전에 더욱 심해진다. 온보법을 써야 하니 팔미환·가감팔미환·보중익기탕을 증상에 따라 가감하며 정향·부자 같은 신향한 것만 치우쳐 써서는 안 된다. 설사가 그치지 않으면 치료하기 어렵다.
요컨대 노증은 음양을 나눈 뒤에야 치료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음허에 양을 보하고 양허에 음을 보하여 사람을 그르치는 일이 많다.
음허의 병인데 도리어 추위를 싫어하고 발이 차며 토하고 저절로 땀이 나거나, 소변이 맑고 길게 나오고 정이 미끄러져 새며 자주 소변보는 모습이 나타나면 양허증과 비슷하지만 양허로 치료해서는 안 된다. 다만 맥이 반드시 삽삭하고 입이 반드시 마른 것이 다르다. 추위를 싫어하고 발이 찬 기세가 있어도 이는 상화가 움직여 화가 극하면 수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양허병에 앞의 증상이 있으면 맥이 반드시 미약하며 입안의 기운은 차갑게만 느껴지고 마르지는 않는 것이 다르다.
양허의 병인데 도리어 밤에 열이 나고 낮에 멎거나, 기침하고 목구멍이 아프며 골증과 번열이 있고 두 손바닥이 지지듯 뜨겁고 얼굴이 붉으며 번조하거나, 양기가 견고하지 못하여 탈혈하는 모습이 나타나면 음허증과 비슷하지만 잘못 음허로 치료해서는 안 된다. 형증은 이러해도 여섯 맥이 반드시 미약하거나 명문의 맥이 쇠하여 탈하고 손발이 역랭한 것이 다르다.
음허는 노를 말하니 색을 좋아하여 안으로 진음을 상한 것이다. 진음이 이미 상하면 양이 붙을 곳이 없으므로 열이 난다. 세상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것은 음이라는 글자를 참되게 알지 못하고 잘못 음으로 여겨 사물로 음을 보하고 지모·황백으로 화를 내리기 때문이니 백 가운데 하나도 구하지 못한다. 신 가운데 진음이 곧 선천임을 모르는 것이다. 《내경》은 ‘진수가 다하면 한겨울에도 춥지 않고 진화가 꺼지면 한여름에도 덥지 않다’고 하였다. 반드시 육미·팔미를 들이고 빼며 늘리고 줄여 진음을 보해야 하니 여러 번 써도 여러 번 효험이 있다.
가열증의 한 종류는 번거롭게 소란하고 미쳐 날뛰며 옷을 가까이하려 하지 않고 진흙물 속에 앉거나 누우려 한다. 심하면 번이 극하여 조를 내며 갈증으로 끊임없이 마시고 얼굴은 주사를 바른 듯하고 몸은 불에 타는 듯하며 발바닥은 지지는 듯하고 담을 샘솟듯 토하며 기침하고 숨이 차고 급하다. 대변은 비결하고 소변은 방울방울 나오며 삼부의 맥은 비할 데 없이 홍대하다. 이때는 승기탕의 열증 같지만 승기탕이 입에 들어가면 곧 죽고, 백호탕증 같지만 백호탕이 목으로 넘어가면 곧 죽는다. 팔미·육미환을 쓰면 느려서 일을 구제하지 못한다. 급히 가감팔미환 약재 1근을 쓰되 그 안에 육계 1냥이 있고, 물로 밥사발 다섯여섯 그릇이 되게 달여 얼음처럼 차게 마시게 하면 여러 증상이 저절로 물러난다. 다른 날에는 반드시 추위를 두려워하고 맥이 탈하니 이는 화가 없는 것이다. 양을 보해야 하므로 급히 팔미환을 복용하면 저절로 낫는다. 이는 병이 모두 정상에서 변하여 보통 법으로 치료하지 않는 것이다.
자음은 음을 자양하면 화가 저절로 내려간다는 말이다. 이어서 풀이해야 하며 따로 화를 내릴 필요는 없다. 사람의 몸은 음이 늘 부족하고 양은 늘 남는다. 더구나 욕심을 절제하는 사람은 적고 지나치게 하는 사람은 많으니 정혈이 이미 줄면 상화가 반드시 왕성하고 화가 왕성하면 음이 더욱 소모된다. 늘 음을 보하여 음과 양이 고르게 하면 수가 화를 제어하고 내릴 수 있어 병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단계가 보음설을 밝힌 것은 왼쪽 척의 신수를 전문으로 보한다는 말이다.
혹 젊을 때는 신수가 한창 왕성하므로 보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고 한다. 그러나 욕심이 한창 치성하여 함부로 지나치게 쓰고, 중년에 이르러 욕심이 줄어도 젊어서 이미 많이 손상하였으니 어떻게 충실할 수 있겠는가. 늙으면 진수가 점차 끊어져 홀로 남은 양만 있으므로 보음약은 젊어서 늙을 때까지 빠져서는 안 된다. 다만 수가 허한 사람이 참으로 많지만 화가 쇠한 사람도 적지 않다. 양쪽 척에서 각각 음양허실을 나누어 속한 바를 찾아 고르게 해야 한다. 왼쪽 척맥이 허약하고 세미하면 왼쪽 척의 진수가 부족하므로 육미환을 쓴다. 오른쪽 척맥이 지연하고 침세하면서 삭하면 명문의 상화가 부족하므로 팔미환을 쓴다. 이는 모두 선천의 화원을 자양하는 것이니 실로 만세의 무궁한 이익이다.
장공삼이 말한다. 사람의 음허는 나무뿌리가 마르는 것과 같으므로 처음에는 신을 자양하는 것을 주로 하고 다음에는 인삼·황기로 폐를 구해야 한다. 이는 허하면 어머니를 보한다는 뜻이다. 먼저 육미로 수를 튼튼하게 하여 화를 누르지 않고 갑자기 인삼·황기로 양을 보하면 도리어 양화가 더욱 왕성해져 금이 더욱 상하니 어찌 약의 죄이겠는가. 이른바 선후를 모른다는 것이다.
선천의 근본은 신이다. 신은 수장이므로 수가 부족하면 용뢰의 화가 두려워함 없이 위로 항성한다. 유하간이 말한 신이 허하면 열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옛 성인이 맥을 논할 때 사람에게 척맥이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니, 정이 충족되면 백병이 생기지 않고 정이 다하면 온갖 사가 벌떼처럼 일어난다. 선철은 원본을 보아 급히 북방을 보전함으로써 생명의 뿌리를 두텁게 하였다. 그런데 어두운 사람들은 지모·황백을 자음의 으뜸 약으로 삼아 허실을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투여한다. 그러면 장이 미끄러워지고 위가 차가워져 양명이 해를 입으니 무엇으로 영위를 화생하고 종근을 적시겠는가. 경에서 ‘수의 주를 튼튼하게 하여 양광을 누른다’고 하였으니 육미환이 이것이다.
큰 회산 생지황 8냥은 술로 축여 펴고 중탕으로 속까지 완전히 익힌 뒤 찧어 고를 만들어 쓸 때까지 둔다. 산유육 4냥은 씨를 깨끗이 빼고 살짝 찐다. 회산약 4냥은 볶은 뒤 다시 젖과 섞어 찐다. 백복령 3냥은 껍질을 벗기고 젖과 섞어 곡미밥 위에서 푹 찐다. 분단피 3냥은 목질부를 제거하고 술로 씻는다. 백택사 3냥은 털을 깨끗이 제거하며 소변이 잦으면 절반으로 줄인다. 함께 가루 내어 졸인 꿀과 달여 찧은 고를 아울러 환을 만든다. 환은 오동나무 씨 크기로 하고 빈속에 싱거운 소금물로 3돈씩 넘긴다.
살펴 말한다. 지황·산수유는 맛이 두터워 음 가운데 음이므로 신음을 보한다. 산약·복령은 달고 담담하여 습을 제어하고 스며 빠지게 할 수 있으므로 신경을 삼하게 한다고 하였다. 택사·단피는 짜고 써서 윤택하게 내려가고 화를 내릴 수 있으므로 용뢰의 화를 엎드리게 한다. 위 처방은 수가 넘쳐 담이 되는 것을 다스리는 성약이다.
살펴 말한다. 육미지황환은 천일이 수를 생하는 좋은 약제인데 또 약미를 더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경에서 ‘허하면 그 어머니를 보한다’고 하였다. 폐는 신의 어머니이므로 인삼으로 보하고 맥문동으로 맑히며 오미자로 거두어 위쪽 근원을 자양하는 것이다. 위 처방은 조하지도 한하지도 않고 비위도 함께 다스려 음허로 인한 용뢰의 화를 치료한다. 지극히 평화롭고 지극히 효험이 있어 오래 복용하면 음을 태우는 화가 저절로 없어지고 화를 구제하는 수가 더욱 자양되니 효험이 육미환보다 낫다. 칠미와 다스리는 처방을 쓸 필요가 없다.
경에서 ‘두 신의 가운데 한 점은 진정이며 곧 명문의 상화이다’라고 하였다. 한 양이 두 음 사이에서 생기므로 북쪽에 자리하고 감괘를 이룬다. 사람에게 이 화가 없으면 삼초를 운행하고 수곡을 부숙할 수 없어 생화의 근원이 거의 꺼질 것이다. 이 화는 사람의 불과 다르다. 사람의 불은 습으로 누르고 물로 끌 수 있으며 직접 꺾을 수 있어 황련 같은 것으로 제어할 수 있다. 상화는 용화이고 뇌화이다. 간신 사이에 붙어 있는 물속의 불이므로 황백·지모 같은 고한한 약을 쓰면 또 습으로 누르고 물로 줄이며 직접 꺾는 것이 되어 용뢰의 화가 더욱 발한다. 용뢰의 화는 늘 짙게 흐리고 소나기가 쏟아질 때 불꽃이 더욱 치성하지만 양의 불이 한번 비추면 불이 저절로 사라진다. 이는 물을 얻으면 치성하고 불을 얻으면 꺼지는 한 증거이다. 이것이 상화는 물로 끌 수 없고 맵고 뜨거운 것을 쓰는 뜻이다. 경에서 ‘화의 근원을 도와 음예를 없앤다’고 하였으니 팔미환이 이것이다.
살펴 말한다. 육계는 성질이 뜨거워 화와 성질이 같으므로 하초에서 수를 튼튼하게 하는 약 가운데 섞으면 뿌리 없는 허화를 이끌어 내려가 경으로 돌아가게 한다. 부자는 굳세고 사나워 이미 메마른 양춘을 불어 일으킨다. 위 처방은 수가 끓어 넘쳐 담이 되는 것을 다스리는 성약이다.
부자를 법제하는 법. 흑부자는 무게가 1냥 3~4돈이고 꼭대기가 둥글고 바르며 아홉 꼭대기가 연꽃잎 같고 밑이 평평한 것이 좋다. 먼저 밀가루 반죽으로 부자를 싸서 불에 넣어 뜨겁게 구운 뒤 꺼내 껍질과 배꼽을 깨끗이 제거하고 큰 네 조각으로 자른다. 동변·소금물·방풍탕·감초탕에 하루 이틀 담가 속까지 스며들게 하고, 곧 부자를 담갔던 탕에서 찌꺼기를 제거하여 약한 불로 부자를 삶되 탕이 다 없어질 때까지 한다. 얇게 썰어 불에 말리고 흰 점이 있는지 살펴 흰 점이 없어질 때까지 다시 말려 거두어 쓴다.
후천의 근본은 비위이다. 사람에게 비위가 있는 것은 그 집에 군량을 운반하는 길이 있는 것과 같다. 군량길이 한번 끊기면 만 명이 곧 흩어지고 비위가 한번 무너지면 백 가지 약을 쓰기 어렵다. 옛 성인이 맥을 설명할 때 사계절 모두 위기를 근본으로 하며 위기가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다고 하였다. 동원의 《비위론》에도 위의 원기가 왕성하면 먹어도 상하지 않고 때를 지나도 배고프지 않으며, 비위가 모두 왕성하면 잘 먹고 살찌고 비위가 모두 허하면 먹지 못하고 마른다고 하였다. 잘 먹는데도 마른 것은 위의 기분에 화사가 잠복하여 먹을 수 있으나 비가 허하여 살이 깎이기 때문이다.
세속에서는 비위가 허하고 막힌 것을 만나면 곧 산사·맥아·목향·사인·지각·후박 같은 것을 주고 심하면 황련·산치자를 써서 비위의 좋은 처방으로 삼는 것을 늘 본다. 이것이 모두 실하면 자를 사하는 법임을 모르는 것이다. 비위에 적취와 실화가 있고 원기는 아직 쇠하지 않았으며 사기가 막 성한 경우에 알맞다. 허한데 치면 더욱 허해지고 허한데 차게 하면 생화의 근원을 막아 비위가 더욱 상한다. 비위가 상하면 원기가 반드시 소모되고 음화가 위로 치받아 기가 높이 떠 숨이 차며 몸에 열이 나고 번거롭다. 비위의 기가 아래로 빠져 곡기가 떠오르지 못하면 봄에 생장하는 령이 행해지지 않고 영위를 지킬 양이 없어 한열이 생긴다. 경에서 ‘노한 것은 덥히고 손한 것은 보한다’고 하였고, 또 ‘감온한 것은 큰 열을 없앤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보중익기는 바로 온양하는 뜻을 취한 것이다.
경에서 말하였다. ‘수곡이 입에 들어가면 그 맛은 다섯이어서 각각 그 바다로 흘러들고 진액은 각각 그 길로 달린다.’ 위는 수곡의 바다이다. 음식을 절제하지 않으면 위가 병들고 위가 병들면 기가 짧고 정신이 적어져 큰 열이 생긴다. 위가 병들면 비가 받아들일 것이 없고 비는 사음으로 일을 주관하지 못하므로 따라서 병든다. 몸이 노권하면 비가 병들고 비가 병들면 게으르고 눕기를 좋아하며 사지에 힘이 없고 설사한다. 비가 병들면 위가 홀로 진액을 운행하지 못하므로 따라서 병든다. 병이 생기는 선후는 달라도 받는 사는 하나이다.
《의관》에서 말하였다. 사람의 비위는 음양수화를 구별하여 조절해야 한다. 음식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양명위토가 병을 받은 데 속하므로 소음심화를 보해야 한다. 귀비탕은 심화를 보하여 위토를 생한다. 먹을 수 있으나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태음비토가 병을 받은 데 속하므로 소양상화를 보해야 한다. 팔미환은 상화를 보하여 비위토를 생한다. 모두 한 점 선천의 화기를 기르고 북돋아 토의 어머니를 보하게 하려는 것일 뿐이다.
장공삼이 말한다. 경에서 ‘정이 부족하면 맛으로 보한다’고 하였다. 《홍범》은 맛을 논하며 가색은 단맛을 낸다고 하였다. 세간에서는 오곡이 맛의 바름을 얻었으므로 오곡을 담담하게 먹으면 정을 크게 기른다고 한다. 또 위는 수곡과 기혈의 바다로 영위를 화생하고 종근을 적신다고 하였으니, 위가 강하면 신이 충만하고 정기가 왕성하며 위가 병들면 정이 상하고 양사가 쇠한다. 후천을 보하는 것은 곧 선천을 보하는 것이다.
《의관》은 음식이 위에 들어가는 것은 수곡이 솥 안에 있는 것과 같아 불이 아니면 뜨거워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사람의 신기가 단전의 화를 튼튼하게 하여 위로 비토를 찌면 비토가 따뜻해지고 중주가 저절로 운행하여 음식을 소화할 수 있다. 방로가 지나치면 진양이 쇠약해지고 감수가 따뜻하지 못하여 중주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흉격이 막힌다. 먹지 않아도 창만하거나 먹은 뒤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하초의 진화가 위로 비토를 찌지 못하는 것이다. 선천을 보하는 것은 곧 후천을 보하는 것이므로 선천과 후천을 뚜렷하게 둘로 나눌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왕절재가 말하였다. 담의 근본은 수로 신에서 비롯되고, 담을 움직이는 것은 습으로 비에서 주관한다. 세상 사람은 이진탕을 담 치료의 통용 약제로 삼는데 습담·한담을 치료하는 데에는 옳다. 음수가 부족하고 음화가 위로 타올라 폐가 화의 업신여김을 받으면 맑고 엄숙하게 내려가지 못하므로 진액이 기를 따라 올라가 엉겨 담이 된다. 비리고 더러우며 진하고 탁하고 심하면 피를 띠어 나오기도 한다. 이는 중초 비위의 습담·한담과 견줄 것이 아니며 반하·남성으로 치료할 것도 아니다. 오직 자음하는 약제를 써서 위로 거슬러 오른 화가 제집으로 돌아가 쉬게 하면 담이 저절로 맑아진다. 이진탕을 주면 곧 위태로워진다.
《의관》에서 말하였다. 담은 수이다. 본래 사람 몸에 있는 것은 수가 넘쳐 담이 되거나 수가 끓어 담이 된 것이니 다만 화의 유무를 나누어야 한다. 신 가운데 화가 허하여 수를 제어하지 못하면 수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않아 물이 거꾸로 흐르고 홍수가 범람하듯 담이 되니 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미환으로 화를 보하여 수를 제어한다. 신 가운데 수가 허하여 화를 제어하지 못하면 화가 움직이고 수가 끓는다. 신에서 솟아 움직이는 것은 용화가 바다에서 나오는 것 같아 용이 일어나면 물이 따르고, 간에서 움직이는 것은 뇌화가 땅에서 나오는 것 같아 질풍과 폭우에 물이 물결을 따라 솟아 담이 된다. 이는 화가 있는 것이므로 육미환으로 수를 보하여 화를 제어한다. 이것은 담의 표를 치료하지 않고 담의 본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화가 있는 담과 없는 담을 어떻게 분별하는가. 답한다. 화가 없으면 온전히 맑은 물이고 화가 있으면 그 가운데 진하고 탁한 흰 거품이 있는 것으로 분별할 뿐이다. 약을 쓸 때 신허한 경우에는 먼저 육미·팔미로 수의 주를 튼튼하게 하고 화의 근원을 돕는다. 뒤에 사군자나 육군자로 비를 보하여 수를 제어한다. 비허한 경우에는 먼저 보중·이중으로 토를 보하고 이어 육미·팔미로 수를 제어하여 토를 돕는다. 자와 모가 서로 생극하면 치료의 도리에 거의 가까워진다.
《몽전》은 지황이 흉격을 막고 담을 생기게 하므로 담문에서 금하는 약이라 하여 생강즙으로 볶는다고 하였다. 아, 생강즙으로 볶으면 맵고 조한 것으로 변하여 지황은 쓸모가 없어진다. 지황은 바로 축축하고 윤택한 품성을 취하여 신경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비위약 가운데 섞으면 토는 본래 습을 싫어하므로 어찌 흉격을 막고 담을 생기게 하지 않겠는가. 육미지황환의 여러 약은 모두 소음경약으로 무리를 이루어 서로 이끌고 하초로 곧장 들어가므로 수가 넘쳐 담이 되는 것을 다스리는 성약이라 한다. 빈속에 복용하고 좋은 음식을 먹어 눌러 주면 위 안에 머물지 않으니 이것이 옛 현인이 처방을 세운 묘함인데 또 무엇을 의심하겠는가.
음허의 토혈에는 둘이 있다. 음 가운데 화가 허하면 신 안이 차가워 용뢰가 편안히 머물 집과 굴이 없어 부득이 위로 떠돌므로 혈도 화를 따라 함부로 흐른다. 팔미환의 육계·부자 두 약은 순양의 화로 육미의 순음한 수에 더해 신궁을 따뜻하게 하니, 겨울에 한 양이 물과 흙 아래에서 돌아오는 것과 같다. 용뢰의 화가 저절로 원래 집으로 돌아가므로 한량한 것을 쓰지 않아도 화가 저절로 내려가고 굳이 지혈하지 않아도 혈이 저절로 안정된다. 음 가운데 수가 허하여 신수가 메마르고 화가 타오르면 부자·육계를 빼고 순전히 육미환을 써서 수를 보하고 화를 제어하면 혈도 저절로 안정된다. 굳이 화를 없앨 필요 없이 모두 수를 주로 한다.
사람의 토혈은 대부분 기침에서 일어난다. 기침하며 피를 뱉는 것은 폐병이다. 처방가가 지수약으로 폐를 치료하면서 혈도 함께 치료하는데 효험이 없는 것은 어째서인가. 신맥이 폐에 들어가 두 장이 서로 이어져 있으므로 병들면 함께 병드나 뿌리는 신에 있다. 신에는 수와 화가 있어 수가 마르고 화가 타면 음화가 금을 벌하므로 기침한다. 기침 가운데 담과 침이 피를 띠어 나오는 것은 신수가 상화를 따라 위로 타오르는 혈이다. 오직 육미환은 신수만 보하고 성질이 한량하지 않아 비위를 손상하지 않으므로 오래 복용하면 수가 오르고 화가 내려 낫는다. 또 인삼으로 폐를 구하고 비를 보하는 약으로 공을 거두어야 한다.
《의관》에서 말하였다. 토혈과 코피는 음허가 아니면 양허이다. 지금 사람들은 혈증을 한번 보면 음허는 혈허라 여겨 사물을 버리고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한다. 화동은 열이니 황금·황련·치자·황백이 아니면 무슨 약이 있겠느냐고 하고, 기침은 화이니 자완·백부·지모가 아니면 무엇을 쓰겠느냐고 한다. 음허병이 대체로 위는 열하고 아래는 한한 것임을 누가 알겠는가. 처음 한량한 것을 주면 상초가 상쾌하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의사와 병자 모두 도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조금 지나면 음식이 줄어들고, 또 음식이 소화되지 않는다고 신곡·산사를 더한다. 더 오래되면 열이 더욱 성하고 담해가 더욱 많고 번조가 더욱 심해지는데, 또 약력이 부족하다고 한량한 것을 곱절로 늘리면 활사와 복창이 생긴다. 이에 지각·대복피처럼 중초를 넓히고 기를 시원하게 하는 약을 주니 위태롭지 않고 무엇을 기다리겠는가.
그러므로 기침하고 토혈하며 때때로 발열한다고 반드시 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물·황백 같은 것을 끊임없이 복용하면 채가 이루어진다. 위가 그득하고 팽창하며 답답하고 상쾌하지 않다고 반드시 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산사·신곡을 끊임없이 복용하면 창이 이루어진다. 얼굴이 뜨고 부으며 소변이 막히고 껄끄럽다고 반드시 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습을 스며 빠지게 하고 소변을 통하게 하는 약을 끊임없이 복용하면 열이 이루어진다. 이루어지면 약을 복용할 수 없고 위태로워진 뒤에야 병이 조항을 범했으므로 증상에 맞는 약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니 어찌 어리석지 않겠는가.
해는 담이 없고 소리가 나는 것이며 수는 담이 있고 소리가 나는 것이다. 요점은 모두 폐가 주관하지만 치료하는 법은 폐가 아니라 비에 있고, 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신을 중하게 여기는 데 돌아간다. 비는 폐의 어머니이고 신은 폐의 자식이므로 허하면 그 어머니를 보하고 허하면 그 자식을 보하는 것이다.
외감한 풍한으로 기침하면 지금 사람들은 대개 마황·자소 같은 것으로 표사를 발산한다. 과연 형기와 병기가 모두 실한 경우라면 한 번 땀내어 낫는다. 형기와 병기가 조금 허하면 비를 보하는 것을 주로 하고 해표약으로 도와야 한다. 왜인가. 비가 실하면 폐금이 길러지고 피모에 호위가 있어 이미 들어온 사는 쉽게 나가고 뒤에 오는 사는 들어올 길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해표만 하면 폐기는 더욱 허하고 주리는 더욱 성겨져 외사가 틈을 타 들어오니 언제 끝나겠는가. 인삼·황기·감초로 비를 보하고 계지로 사를 몰아내야 한다. 이는 폐를 치료하지 않고 비를 치료하는 것으로 허하면 어머니를 보한다는 뜻이다.
《인재직지》는 폐는 기를 내보내고 신은 기를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폐는 기의 주인이고 신은 기의 창고이다. 기침이 갑자기 심하여 온갖 뼈를 뒤흔들고 스스로 기가 배꼽 아래에서 거슬러 달려 올라옴을 느끼면 신허로 기를 거두어 근원으로 돌리지 못하는 것이므로 육미신기환으로 주치해야 한다. 폐에만 힘쓰지 말아야 하니 허하면 그 자식을 보한다는 뜻이다.
화가 폐금을 태워 기침하는 경우에는 금을 맑히고 화를 내려야 한다. 지금 의서에서 청금강화를 논할 때는 황금·천문동·맥문동·상근백피로 폐금을 맑히고 황련으로 심화를 내리며 석고로 위화를 내리고 사물·황백·지모로 음화를 내린다고 한다. 그러나 청금강화의 이치가 옳은 듯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전혀 모른다. 북방을 보하는 것이 바로 남방을 사하는 것이며 음을 자양하는 것이 바로 화를 내리는 것이다. 병은 본래 방로에서 일어나 진음을 손상한 데 지나지 않는다. 음허하면 화가 오르고 화가 오르면 금을 벌하므로 기침하니 금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수의 주를 튼튼하게 해야 하므로 육미환으로 진음을 보하여 수가 오르고 화가 내려가게 하고, 곧 인삼·황기처럼 폐를 구하는 약으로 신의 어머니를 보하여 금수가 서로 생하게 하면 병이 낫는다.
《내경》은 ‘모든 천은 위에 속한다’고 하였고 또 ‘모든 것이 거슬러 위로 치받는 것은 화에 속한다’고 하였다. 화가 남는 것은 수가 부족한 것이며 양이 남는 것은 음이 부족한 것이다. 거슬러 치받는 모든 화는 하초의 상화로 신과 간에서 나오는 것이다. 신수가 허쇠하고 상화가 치우쳐 성하면 장화가 기를 먹고 폐금을 녹이니 어찌 숨이 차지 않겠는가. 육미지황환 약재에 맥문동·오미자를 더하여 큰 제로 달여 마셔 수의 주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수가 오르고 화가 내려가 천이 저절로 안정된다. 음수가 허하므로 화가 있고, 화가 있으면 담이 있고, 담이 있으면 기침하며, 기침이 심하면 천이 생기는 것이다.
화 같지만 화가 아니고 천 같지만 천이 아닌 한 종류가 있다. 그 사람이 평소나 오랜 병에서 다만 숨이 차다고 느끼는 것은 기천이 아니라 기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보면 사지가 궐역하고 얼굴이 붉으며 번조하고 열을 싫어하니 화 같지만 화가 아니다. 명문의 진원지화가 그 궁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맥을 살펴 양쪽 촌이 부대하고 삭하며 양쪽 척은 미하고 힘이 없거나 있는 듯하면서 없다는 것으로 분별한다.
모르는 사람은 화가 있다고 여겨 양약을 조금 써서 맑히고, 천급을 견디기 어렵다고 사마탕 같은 것으로 도와 풀어 준다. 목으로 넘긴 뒤 조금 시원한 듯하지만 잠시 뒤에는 여전하다. 한 푼 풀어 줄수록 한 푼 더 소모한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심지어 조금 시원해진 것을 보고 약력이 곧 도달하겠다고 잘못 알아 한량하고 기를 시원하게 하는 약제를 곱절로 주어 곧 폐해가 드러나게 한다. 왜인가. 음허하여 천에 이르면 죽음이 멀지 않으며 다행히 얼마 남지 않은 한 줄기가 명문의 뿌리에 이어져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바꾸는 사람은 원기를 돕고 진기를 이어 하원을 온보하는 약제로 본으로 돌아가고 원으로 돌아가게 하면 온전히 살릴 수도 있으나 역시 준급하고 갑작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우선 팔미환을 인삼생맥산 달인 물로 넘기고 기가 조금 안정되는 듯하면 그 뒤 십전대보탕에 보골지·우슬 등을 더하여 아래로 눌러 내린다. 또 팔미환을 밤낮으로 배고플 때마다 삼켜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부족하여 방위를 멀리하고 색욕을 끊어 해와 달이 쌓여야 보전할 수 있다. 이 금기를 지키지 않으면 끝내 반드시 죽을 뿐이다. 총명한 남자는 병들기 전에 스스로 다스려 이런 위태로운 기틀에 들어서지 말아야 한다.
경에서 ‘이양이 맺히면 소가 된다’고 하였다. 이양은 양명이다. 수양명대장은 진액을 주관하므로 소하면 눈이 누렇고 입이 마르니 진액이 부족한 것이다. 족양명위는 혈을 주관하므로 열하면 곡식을 빨리 소화하여 쉽게 배고프니 혈 가운데 화가 잠복하여 혈이 부족한 것이다. 결은 맺혀 윤택하지 못한 것이니 조열하여 갈증이 나는 것은 모두 진수가 소모되어 생긴 것이므로 삼소를 나누어 치료해야 한다.
상소는 폐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적게 먹으며 소변은 평소 같으니 치료는 폐위를 급히 다스려 맥문동·화분·생감초·생지황·말린 갈근·인삼 같은 것을 써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마음에 일이 있어 허화가 위로 공격한 것이므로 복신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죽엽으로 화를 맑히는 것이 좋다. 먹을 수 있으면서 갈증이 나면 실열이므로 인삼석고탕을 쓰고, 먹지 못하면서 갈증이 나면 허열이므로 백출산을 쓴다. 중소는 위이다. 잘 먹고 쉽게 배고프며 자한이 나고 대변이 단단하며 소변이 잦고 누렇고 붉으니, 치료는 달고 매운 것으로 화를 내려야 하므로 지련환이나 저두환을 쓴다.
하소는 신이다. 사람에게 신이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다. 색욕이 지나쳐 신수가 허쇠하고 발과 무릎이 위약하며 얼굴이 검고 몸이 마르고 귀가 타듯하며 소변이 잦고 기름처럼 진하고 탁하다. 여러 병 가운데 비교적 무거우므로 수의 주를 튼튼하게 해야 갈증으로 마실 생각이 없어지니 육미환을 쓴다. 원양이 쇠패했으면 화의 근원을 돕는 것도 겸해야 하므로 팔미환이나 가감팔미환을 쓴다. 양이 없으면 음을 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관》은 소를 치료하는 법에는 상·중·하의 구별이 없으며 모두 하초 명문의 화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않아 폐에 떠돌면 상소, 위에 떠돌면 중소가 되는 것이므로 먼저 신을 치료하는 것이 급하다고 하였다. 그 사이 섭양이 적절하지 못하여 수화가 치우쳐 이기면 오직 육미·팔미·가감팔미환을 증상에 따라 복용해 심화를 내리고 신수를 자양하면 갈증이 저절로 멎는다. 갈병이 나은 뒤에는 뇌저·배옹이 많이 생기므로 미리 인동고를 황주로 복용하면 면할 수 있다.
조씨가 말하였다. 지황탕을 먹어도 갈증이 여전히 멎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심폐는 위치가 가까우므로 약제를 작게 만들고 신간은 위치가 멀므로 약제를 크게 만들어야 한다. 상소·중소는 앞의 환약으로 천천히 치료할 수 있으나 하소가 이미 극에 이르러 갈증과 조가 크게 심하면 가감팔미환 약재 1근을 써야 하며 그 안에 육계 1냥이 있다. 다섯여섯 사발쯤 달여 마음껏 얼음처럼 차게 복용하고 푹 자면 갈병이 사라진 듯해진다. 역시 사람이 변통하는 데 달렸다.
갈증으로 마시려 해도 한두 모금이면 곧 싫어지는 한 종류가 있다. 이는 중기가 한하여 찬물이 위로 넘쳐 뜬 화를 입과 혀 사이로 몰아붙이므로 상초 한 부분은 물로 구제받으려 하지만 중초에 이르면 물을 보고 저절로 싫어하는 것이다. 치료는 얼굴이 붉고 번조하면 이중탕으로 팔미환을 넘긴다.
장공삼이 말한다. 내게 한 가지 단방이 있으니 병이 없을 때는 욕심을 적게 하고 병이 들면 욕심을 끊는 것이다. 이러면 애념이 생기지 않고 온갖 생각이 맑아져 수화가 저절로 교구하니 무슨 병이 있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약도 효과가 없다. 병들었을 때의 일곱 경계는 알지 않아서는 안 된다. 방종하고 지나치게 음란하여 스스로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이 첫째이다. 음양을 나누지 못하고 공격하거나 보하는 약을 함부로 주는 것이 둘째이다. 오랫동안 임시방편으로 내버려 두어 살이 소모되고 빠지는 것이 셋째이다. 치료를 구하는 마음이 조급하여 음화가 더욱 움직이는 것이 넷째이다. 자고 일어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음식에 절도가 없는 것이 다섯째이다. 환약 복용을 꺼려 탕제를 지나치게 써서 장위를 씻어 내는 것이 여섯째이다. 오늘 미리 내일의 곤궁함을 걱정하여 갇힌 죄수처럼 소탈한 맛이 없는 것이 일곱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