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有疾醫掌養萬民之疾病 , 凡民之有疾病者 , 分而治之 。 死終 , 則各書其所以 , 而入於醫師 。 於時 , 民故得以壽終 , 而無短折札瘥之患 。 後世王政多缺 , 而醫師之置徒備虛文 。 廛市之氓 , 富羨之室 , 猶能自以其貲迎師 , 而荒村窶戶否矣 ! 扣首抑心 , 閔閔待斃 , 此一患也 ; 草木禽魚之物 , 五石之藥 , 多聚於國都 , 而陬窮壤僻之所 , 即有高貲 , 亦不能致錙銖 , 此又一患也 ; 時師蹠𪾜,恆以反劑殺人 , 而茹悲吞螫 , 不敢訟言其非 , 此又一患也 。 予蓋惻然傷之 。 曩得急救方一本 , 每攜以自隨 , 或以自治 , 或以治人 , 率多徵應 , 間有新得 , 輒從其類附益之 。 其訛舛無驗者 , 則刪黜之 , 遂付梓人刻焉 。 夫人之情一也 , 孰不愛其身 , 亦孰不愛其父母骨肉乎 ! 而疾苦無所舒 , 往往束手以斃 , 不得已或竭力於禱禬機禳 , 至蕩貲破產 , 而卒莫攸濟也 。 此其於仁孝之心何如哉 ! 是方而行 , 庶幾濟於黔細萬分之一 , 要非所以薦於隆富者乎 。
옛날에는 질의(疾醫)가 만백성의 질병을 돌보는 일을 맡아, 백성 가운데 병든 사람을 나누어 치료하였다. 죽으면 각각 그 까닭을 적어 의사(醫師)에게 올렸다. 그때에는 백성이 본래 타고난 수명을 마칠 수 있었고, 요절하거나 역병에 걸리는 근심이 없었다. 후세에는 왕정에 결함이 많아져 의사를 두는 일도 헛된 문서상의 형식만 갖추게 되었다. 시장에 사는 사람이나 재물이 넉넉한 집안은 그래도 자기 재물로 의원을 맞아들일 수 있지만, 외딴 마을의 가난한 집안은 그러지 못한다! 머리를 조아리고 가슴을 억누르며 근심 속에 죽음을 기다리니, 이것이 한 가지 근심이다. 초목과 새와 물고기, 오석(五石)의 약재는 대부분 도읍에 모여 있어, 외지고 궁벽한 곳에서는 많은 재물이 있어도 조금조차 구할 수 없으니, 이것도 한 가지 근심이다. 당시의 의원들은 척𪾜(蹠𪾜)하여 늘 병에 맞지 않는 약으로 사람을 죽이지만, 사람들은 슬픔과 고통을 삼키면서도 감히 그 잘못을 드러내어 말하지 못하니, 이것도 한 가지 근심이다. 나는 이를 가엾고 슬프게 여겼다. 전에 급구방 한 책을 얻어 늘 지니고 다니며 나 자신도 치료하고 다른 사람도 치료하였는데, 대체로 효험이 많았다. 때때로 새로 얻은 것이 있으면 그 종류에 따라 덧붙이고, 잘못되어 효험이 없는 것은 삭제하여 마침내 판각하는 사람에게 맡겨 새기게 하였다. 사람의 마음은 한결같으니, 누가 제 몸을 사랑하지 않으며, 또 누가 제 부모와 골육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병고를 풀 길이 없어 흔히 속수무책으로 죽고, 부득이 기도하고 재앙을 물리치는 일에 온 힘을 다하다가 재물을 탕진하고 가산을 잃어도 끝내 구제받지 못한다. 이것이 어질고 효성스러운 마음에 어떠하겠는가! 이 처방들이 행해져 서민들에게 만분의 일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요컨대 부귀한 사람들에게 바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