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篷寤語自敘

舟之亡所見者篷蔽之人之懵所知者寐障之舟匪篷則丹崖碧流在望矣人匪寐則開戶發牅昭如矣非心目不及也物翳之也物翳去則心光目色朗然鬯矣余夙慕古人奇節軼行操鉛槧以於有司之知恆欲稍稍施用於世顧性拙命奇迄不如志逐而不知止久矣夫余之寐也歲庚午始捐舉子業謁
배에서 볼 수 없는 것은 덮개가 가리기 때문이고 사람이 아는 데 어두운 것은 잠이 막기 때문이다. 배에 덮개가 없다면 붉은 벼랑과 푸른 물결이 눈앞에 있고 사람이 잠들지 않았다면 문과 창을 열어 환히 밝을 것이다. 마음과 눈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가린 것이다. 가린 사물이 없어지면 마음의 빛과 눈에 보이는 색이 환히 트인다. 나는 일찍부터 옛사람의 기이한 절개와 뛰어난 행실을 사모하여 붓과 판을 잡고 관리의 알아줌을 구하며 언제나 조금이라도 세상에 쓰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성품이 졸렬하고 운명이 기구하여 끝내 뜻대로 되지 않았고 쫓아다니면서 그칠 줄 모른 지 오래였다. 이것이 나의 잠이었다. 경오년에 비로소 과거 공부를 버리고
天曹選將從遊縉紳先生以求通余寐焉掛帆北征時適春莫每推篷坐舟次縱觀淮徐齊魯之風物仰瞻泰山之磅礴北顧黃河之奔流蓋天上之大觀幾得其半矣乃喟然嘆日偉哉山川大天假此以通余之瞶瞶耶夫六藝之囿至廣道德之淵至深其高達於無上其卑人於無下藏若江海達若康莊學者曠然而通爽然而明則內外之分弗淆榮辱情靡忒即鍾彝竹帛猶且與吾性不相涉入也況乎挈量進退於咫尺間哉余自小迄茲鑽研故紙汎濫諸家窮晝夜之力不廢且濡染先公遺訓咨諏先達名言孜孜惟恐不拯者歷念餘年矣茲遊也乃因舟中之暇攄夙昔所知解表見古今嘉聞懿行可垂世則者間附己意形之楮素累數百條總若干卷庶幾哉啟昔之寐而為今之覺乎雖然昔人有言夢中說夢自以為寤矣匆匆然與人言之不知其尚寐也余之寤也毋乃燈此其方夢也不自知也夢之真醒也不自知也同餘夢者亦不知也惟先覺者知之今學士大夫高明後爽暉映先後其於道德閒奧固有神悟而心解矣余也幸觀泰山之崇高與黃河之榮帶且仰覲
천조의 선발을 청하여 진신 선생들을 따라 교유함으로써 내 잠을 깨우려 하였다. 돛을 달고 북쪽으로 갈 때 마침 늦봄이었다. 늘 덮개를 밀고 배에 앉아 회·서·제·노의 풍물을 마음껏 보고 태산의 웅대함을 올려다보고 북으로 황하의 거센 흐름을 돌아보니 천하의 큰 경관을 거의 절반 얻은 듯하였다. 이에 탄식하였다. 웅장하구나 산천이여. 하늘이 이것을 빌려 나의 어두움을 트게 하는가. 육예의 뜰은 지극히 넓고 도덕의 연못은 지극히 깊어 높기로는 더 위가 없는 데 이르고 낮기로는 더 아래가 없는 데 들어간다. 감추어짐은 강과 바다 같고 통달함은 큰길 같다. 배우는 사람이 탁 트여 통하고 시원하게 밝아지면 안팎의 분별이 뒤섞이지 않고 영욕에 대한 감정이 어긋나지 않는다. 종과 솥에 공적이 새겨지고 역사에 기록되는 것조차 내 본성과 관계되지 않는데 하물며 지척 사이의 진퇴를 헤아리겠는가.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옛 종이를 파고들고 여러 학파를 널리 읽어 밤낮의 힘을 다하여 그치지 않았다. 또 선친의 유훈에 젖고 선배의 명언을 물으며 힘써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한 지 이십여 년이다. 이번 여행에서 배 안의 여가를 틈타 평소 알고 이해한 것을 펴고, 고금의 훌륭한 말과 아름다운 행실로 세상의 법이 될 만한 것을 드러내며 간간이 내 뜻도 붙여 종이에 적었다. 수백 조를 쌓아 몇 권으로 모았으니, 옛 잠을 열어 지금의 깨어남이 되기에 가깝겠는가. 그러나 옛사람이 말했듯 꿈속에서 꿈을 말하면서 스스로 깼다고 여겨 서둘러 남에게 말하되 아직 잠들었음을 모를 수도 있다. 나의 깨어남도 혹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한창 꿈꿀 때 스스로 모르고 꿈에서 참으로 깨었을 때에도 스스로 모르며, 나와 함께 꿈꾸는 사람도 모르고 오직 먼저 깬 사람만 안다. 지금 학사대부들은 높고 밝은 식견으로 앞뒤를 비추고 도덕의 깊숙한 곳에 본래 신묘한 깨달음과 마음의 이해가 있다. 나는 다행히 태산의 높음과 황하의 띠 같은 흐름을 보았고 또 우러러
天子宮闕之宏麗矣而非求如歐陽子之文章與韓文公之才抱若蘇子所稱者以盡余之大觀則又烏能自己因名曰推篷寤語以俟當世之先覺君子時隆慶庚午四月即望雲間李豫亨元薦甫
천자의 궁궐이 웅장하고 화려함을 뵈었다. 그러나 소자가 칭찬한 구양자의 문장과 한문공의 재주와 포부 같은 것을 구하여 나의 큰 관람을 다하지 않는다면 또 어찌 스스로 그만둘 수 있겠는가. 이에 『추봉오어』라 이름하여 당세의 먼저 깨달은 군자를 기다린다. 융경 경오년 4월 즉망(即望), 운간의 이예형 원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