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子本義山下有風物壞而有事矣而事莫大於二者乃治已治人之道也御纂周易述義風之在天上與地上水上者皆行而無阻山下有風則為山所阻旋轉而不暢蠱者風之族也故風字從蟲風鬱則山木滯淫而蠱生蠱之象也飭蠱之君子以之振起其氏養育其德民不振則風俗□寙而有蠱振民者取風在下而振動山木之象德不育則人心惑亂而有蠱育德者取山在上而涵育風氣之象夫蠱之時百度未舉而獨先民德聖人施為氣象亦可見矣蘇氏易傳云器久不用而蟲生之謂之蠱人久宴溺而疾生之謂之蠱天下久安無為而弊生之謂之蠱卦曰蠱者事也夫蠱非事也以天下為無事而不事事則後將不勝事矣此蠱之所以為事也而味者乃以事為蠱則失之矣器欲常用體欲常勞下欲常事事故曰巽而止蠱蠱之災非一日之故也必世而後見故爻皆以父子言之明父養其疾至子而發也君子見蠱之漸則涉川以救之及其成則不事王侯以遠之蠱之成也良醫不治按此發明蠱卦之義尤為盡致然則因病服藥幹蠱之方也諱疾忌醫裕蠱之道也蠱成不治悔無及矣
주자의 《본의》에서는 산 아래에 바람이 있으면 사물이 무너져 일이 생기는데 일 가운데 이 두 가지보다 큰 것이 없으니 자신과 남을 다스리는 도라고 하였다. 《어찬주역술의》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바람이 하늘 위나 땅 위나 물 위에 있으면 모두 막힘없이 다니지만 산 아래에 있으면 산에 막혀 맴돌면서 순조롭게 통하지 못한다. 고는 풍의 무리이므로 풍이라는 글자는 충을 따른다. 바람이 울체하면 산의 나무가 막히고 젖어 고가 생기니 고의 상이다. 고를 바로잡는 군자는 이로써 그 씨(氏)를 진작하고 그 덕을 기른다. 백성이 진작되지 않으면 풍속이 □유해져 고가 생긴다. 백성을 진작한다는 것은 바람이 아래에 있으면서 산의 나무를 흔드는 상을 취한 것이다. 덕을 기르지 않으면 인심이 미혹되고 어지러워 고가 생긴다. 덕을 기른다는 것은 산이 위에 있으면서 풍기를 함양하는 상을 취한 것이다. 고의 때에는 온갖 제도가 아직 시행되지 않았는데 유독 백성의 덕을 먼저 하니 성인이 시행하는 기상을 볼 수 있다. 소씨의 《역전》에서는 “그릇을 오래 쓰지 않아 벌레가 생기는 것을 고라 하고, 사람이 오래 안일과 탐닉에 빠져 병이 생기는 것을 고라 하며, 천하가 오래 편안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아 폐단이 생기는 것을 고라 한다.”라고 하였다. 괘에서 고란 일이라고 하였으나 고 자체가 일은 아니다. 천하에 일이 없다고 여겨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뒤에 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니 이 때문에 고를 일이라 한다. 그런데 미(味)한 자가 일을 고로 여기면 잘못이다. 그릇은 늘 쓰고 몸은 늘 수고롭게 하며 아래에서는 늘 일을 처리해야 하므로 손순히 멎는 것이 고라고 하였다. 고의 재앙은 하루아침의 연고가 아니라 한 세대가 지나야 나타나므로 효에서 모두 부자를 말하여 아버지가 그 병을 길러 아들에게 이르러 드러남을 밝혔다. 군자는 고의 조짐을 보면 내를 건너 구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왕후를 섬기지 않고 멀리한다. 고가 이루어지면 훌륭한 의사도 치료하지 않는다. 살펴보건대 이는 고괘의 뜻을 특히 극진히 밝혔다. 그렇다면 병에 따라 약을 먹는 것은 고를 바로잡는 방법이고, 병을 숨기며 의사를 꺼리는 것은 고를 키우는 길이다. 고가 이루어져 치료하지 못하면 후회해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