余質愚魯 。 明知學醫非有記性悟性 。 斷不能洞悉精微隨機應變以療人疾 。 無如嗜醫之心已歷三十餘年 。 未嘗或倦 。 因之博採古今各大家所著方藥 。 刪繁就簡 。 注於每藥之下 。 某藥某味某性 。 入某經專治某病 。 與某藥同用治某病 。 並將治某病 。 宜生用熟用 。 炙用炒用 。 研用獨用 。 以及某藥與某藥 。 相佐相惡 。 相畏相反 。 相須相殺 。 逐一註明 。 不加臆說 。 現值醫局從公之暇 。 次第錄成 。 置之案頭 。 以便查閱 。 聊資記性悟性之不足 。 若云藉此已能洞悉精微隨機應變以療人疾 。 則吾豈敢 。
나는 바탕이 어리석고 둔하여, 의학을 배우려면 기억력과 깨닫는 힘이 없이는 정미함을 꿰뚫고 상황에 따라 변통하여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안다. 그러나 의술을 좋아하는 마음은 이미 삼십여 년 동안 한 번도 지친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고금 여러 대가가 저술한 처방과 약물을 널리 모아 번잡한 것을 덜고 간략하게 하여 각 약 아래에 적었다. 어떤 약은 어떤 맛과 성질이며 어떤 경에 들어가 어떤 병을 전담하여 치료하는지, 어떤 약과 함께 쓰면 어떤 병을 치료하는지, 또 어떤 병을 치료할 때 생것·익힌 것·구운 것·볶은 것·간 것·단독으로 쓰는 것 중 무엇이 알맞은지와 어떤 약과 어떤 약이 서로 돕거나 싫어하고, 두려워하거나 반대하며, 서로 필요로 하거나 독을 없애는지를 하나하나 명시하였고 억측을 더하지 않았다. 지금 의국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여가에 차례로 기록해 책상 위에 두고 찾아보기 편하게 하여, 부족한 기억력과 깨닫는 힘을 조금 보탤 따름이다. 이것으로 이미 정미함을 꿰뚫고 상황에 따라 변통하여 사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내가 어찌 감히 그러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