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例
범례
一 、 本草一書 , 首宜分其形質氣味 , 次宜辨其經絡臟腑 , 終宜表其證治功能 。 歷觀諸書 , 無不備載 , 然理道不明 , 意義不疏 , 徒將治效彰著 , 淺學醫士 , 其奚辨焉 。 況有補不實指 , 瀉不直說 , 或以隔一隔二以為附會 , 反借巧說以為虛喝 , 義雖可通 , 意難即悟 。 茲從往昔諸書 , 細加考訂 , 其有一義未明 , 一意未達 , 無不搜剔靡盡 , 牽引混說 , 概為刪除 , 俾令真處悉見 , 斷不隨聲附和 , 語作影響 , 以致眩人耳目也 。
첫째, 본초에 관한 책은 먼저 약물의 형질과 기미를 구분하고, 다음으로 그 약물이 들어가는 경락과 장부를 분별하며, 끝으로 증치와 효능을 밝혀야 한다. 여러 책을 두루 살펴보면 이를 갖추어 싣지 않은 책이 없지만, 이치를 밝히지 않고 뜻을 풀어 설명하지 않은 채 치료 효과만 드러내 놓았으니, 학문이 얕은 의사가 어떻게 분별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보한다고 하면서 무엇을 보하는지 실제로 지적하지 않고, 사한다고 하면서도 곧바로 설명하지 않으며, 한두 겹을 건너 간접적으로 끌어다 맞추거나 오히려 교묘한 설명을 빌려 헛되이 내세우기도 한다. 뜻이 비록 통할 수는 있어도 그 의미를 곧바로 깨닫기는 어렵다. 이에 옛 여러 책을 자세히 고찰하고 바로잡아, 한 가지 이치라도 분명하지 않거나 한 가지 뜻이라도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곳이 있으면 빠짐없이 찾아내어 밝혔으며, 억지로 끌어다 맞추고 뒤섞어 설명한 것은 모두 삭제하였다. 그리하여 참된 점이 모두 드러나게 하고, 결코 남의 말을 따라 부화뇌동하거나 메아리와 그림자 같은 모호한 말로 사람의 이목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하였다.
一 、 藥品補瀉 , 或陰或陽 , 或氣或血 , 或燥或潤 , 原自有別 , 遍繹諸書 , 無有實載 ; 如白朮味苦性燥 , 是能入脾補氣 ; 山藥味甘氣平 , 是能入脾補陰 ; 人參 、 黃耆味甘性溫 , 是能入肺而補氣 ; 萎蕤 、 蜂蜜甘平甘溫 , 是能入肺而補陰 ; 龍眼甘溫 , 是能入心而補氣 ; 當歸 、 柏子仁辛甘溫潤 , 是能入心而補血 ; 山茱萸 、 杜仲辛溫酸溫 , 是能入肝而補氣 ; 首烏 、 阿膠甘平微溫 , 是能入肝而補血 ; 至附 、 桂辛熱 , 則能入腎以補陽 ; 熟地 、 枸杞甘潤甘溫 , 是能入腎以補陰 ; 補劑如斯 , 瀉劑亦然 , 而書僅以補瀉混指 。 是集論補 、 論瀉 , 俱以陰陽氣血分辨 , 概不敢以影響渾混等語塞責 , 庶使開卷暸暸 , 無有錯誤 。
첫째, 약물의 보사에는 음을 보사하는지 양을 보사하는지, 기에 작용하는지 혈에 작용하는지, 건조하게 하는지 윤택하게 하는지에 본래 구별이 있다. 여러 책을 두루 풀어 살펴보아도 이를 실제로 기재한 것은 없다. 예를 들어 백출은 맛이 쓰고 성질이 건조하여 비에 들어가 기를 보한다. 산약은 맛이 달고 기가 평하여 비에 들어가 음을 보한다. 인삼과 황기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여 폐에 들어가 기를 보한다. 위유와 봉밀은 감평·감온하여 폐에 들어가 음을 보한다. 용안은 감온하여 심에 들어가 기를 보한다. 당귀와 백자인은 신감하고 온윤하여 심에 들어가 혈을 보한다. 산수유와 두중은 신온·산온하여 간에 들어가 기를 보한다. 하수오와 아교는 감평·미온하여 간에 들어가 혈을 보한다. 부(附)와 계(桂)는 신열하여 신에 들어가 양을 보한다. 숙지와 구기는 감윤·감온하여 신에 들어가 음을 보한다. 보제가 이러하고 사제도 그러한데, 책에서는 단지 보와 사라고 뒤섞어 지칭할 뿐이다. 이 책에서는 보와 사를 논할 때 모두 음양기혈로 분별하였으며, 결코 모호하고 뒤섞인 말로 책임을 면하려 하지 않았다. 책을 펼치면 분명하게 알 수 있어 잘못이 없기를 바란다.
一 、 本草藥性 , 最宜就實講明 , 不可一毫牽引 ; 如書既言桑白皮入肺瀉火 , 是明於氣無補 , 而又混引益氣之說以相淆 ; 枳殼 、 枳實本為下氣最峻之味 , 而書又引益氣明目之說以為質 ; 桔梗本屬升氣之品 , 而書又擴其義曰降 ; 赤小豆本非大熱之味 , 而書又別其義曰燥 ; 紫石英 、 白石英之甘與溫 , 本非最濕之品 , 而書又反其詞曰濕 ; 此惟上哲之士 , 始可以悟其蘊 , 若使粗工褊淺 , 又曷克以明其義乎 。 是集凡有義蘊難明之處 , 逐一詳解 , 不令稍有含混 。
첫째, 본초의 약성은 무엇보다 실제에 근거하여 분명히 설명해야 하며, 조금도 억지로 끌어다 맞추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책에서 이미 상백피가 폐에 들어가 화를 사한다고 하였다면 기를 보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한데, 다시 익기한다는 설을 뒤섞어 끌어와 혼란스럽게 한다. 지각과 지실은 본래 기를 내리는 힘이 가장 강한 약물인데, 책에서는 다시 익기하고 눈을 밝힌다는 설을 끌어와 근거로 삼는다. 길경은 본래 기를 올리는 약물인데 다시 그 뜻을 넓혀 내린다고 하며, 적소두는 본래 크게 뜨거운 약물이 아닌데 다시 다른 뜻을 붙여 건조하게 한다고 한다. 자석영과 백석영의 달고 따뜻한 성질은 본래 가장 습하게 하는 약물에 속하지 않는데, 다시 말을 뒤집어 습하게 한다고 한다. 이는 매우 밝은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야 비로소 그 깊은 뜻을 깨달을 수 있으니, 만일 솜씨가 거칠고 식견이 좁고 얕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 뜻을 밝힐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는 의미가 이해하기 어려운 곳을 하나하나 자세히 풀어 조금도 모호함이 없게 하였다.
一 、 經絡臟腑 , 他書亦有載係某藥主入某經 , 某藥兼入某經 , 然眾書繁雜 , 持論不一 ; 如知母味辛而苦 , 沉中有浮 , 降中有升 , 本能清肺以寧腎 , 而書偏置潤肺不語 , 止言於水有滋 , 牽強混引 , 殊多不解 。 是篇凡有類此不明 , 無不從實發輝 , 庶主輔攸分 , 而經腑與臟之藥 , 自不致誤 。
첫째, 경락과 장부에 관해서는 다른 책에도 어떤 약은 어느 경에 주로 들어가고 어떤 약은 어느 경에 겸하여 들어간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여러 책의 내용이 번잡하고 주장도 같지 않다. 예를 들어 지모는 맛이 맵고 쓰며, 가라앉는 가운데 뜨는 성질이 있고 내리는 가운데 올리는 성질이 있어, 본래 폐를 맑게 하여 신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책에서는 유독 폐를 윤택하게 하는 작용을 제쳐두고 말하지 않은 채, 수를 자양한다고만 하여 억지로 끌어다 섞으니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 매우 많다.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분명하지 않은 곳을 모두 실제에 근거하여 밝혀, 약물이 주로 들어가는 경과 겸하여 들어가는 경이 구분되고 경·부·장에 쓰는 약물에도 자연히 잘못이 없게 하고자 하였다.
一 、 是集論症 、 論治 、 論效 , 總以藥之氣 、 味 、 形 、 質四字推勘而出 , 則藥之見施於病者 , 既有其因 , 而藥之見施於病而即有效者 , 又有其故 ; 如劉奴之破瘀通經行血 , 又治金瘡使血頓止 , 一通一澀 , 似不相合 , 他書止載治效 , 無有詮釋 , 使人自悟 。 是篇凡其藥有類是 , 無不按實考明 , 盡情闡發 , 俾令後學 , 始有津涯 。
첫째, 이 책에서 증상과 치료와 효능을 논한 것은 모두 약물의 기·미·형·질이라는 네 글자에 근거하여 추구하고 검토한 것이다. 따라서 약물을 어떤 병에 쓰는 데에는 그 원인이 있고, 그 병에 사용하여 곧 효험을 내는 데에도 그 까닭이 있다. 예를 들어 유노(劉奴)는 어혈을 깨뜨리고 경을 통하게 하며 혈을 운행시키는 한편, 금창을 치료하여 피를 즉시 멎게도 한다. 하나는 통하게 하고 하나는 수렴하므로 서로 맞지 않는 듯하다. 다른 책에서는 치료 효과만 기재하고 풀이하지 않아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는 약물에 이와 같은 경우가 있으면 모두 실제에 따라 고찰하여 밝히고 충분히 설명하여, 뒤에 배우는 사람에게 비로소 들어갈 길과 경계가 있게 하였다.
一 、 藥多有形質相同 , 氣味相等 , 若使各為註釋而不比類合觀 , 則疑似莫辨 ; 如訶子 、 粟殼共為澀藥之類 , 白蔻 、 砂仁共為燥胃之類 , 豬苓 、 澤瀉共為利濕之類 , 羌活 、 獨活共為驅風之類 , 大戟 、 甘遂共為瀉水之類 , 枳殼 、 枳實共為破氣之類 , 附子 、 肉桂共為補火之類 , 地黃 、 枸杞共為滋水之類 , 牛黃 、 貝母共為清熱祛痰之類 , 乳香 、 沒藥共為行血 、 破血之類 , 人參 、 黃耆共為補肺 、 補氣之類 。 本草分論雖多 , 而合論則少 , 是篇尚論藥味 , 凡有氣味相同 , 無不先於篇首合同闡發 , 再於各味之中 , 又取相類以為分別 , 庶使毫釐千里 , 無有差謬 。
첫째, 약물에는 형질이 같고 기미가 비슷한 것이 많다. 각각 따로 주석하면서 같은 부류끼리 비교하여 함께 살피지 않으면, 서로 비슷하여 의심스러운 점을 분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가자와 속각은 모두 수렴하는 약에 속하고, 백두구와 사인은 모두 위를 건조하게 하는 부류에 속한다. 저령과 택사는 모두 습을 소통시키는 부류이며, 강활과 독활은 모두 풍을 몰아내는 부류이다. 대극과 감수는 모두 수를 사하는 부류이고, 지각과 지실은 모두 기를 깨뜨리는 부류이다. 부자와 육계는 모두 화를 보하는 부류이며, 지황과 구기는 모두 수를 자양하는 부류이다. 우황과 패모는 모두 열을 맑게 하고 담을 제거하는 부류이고, 유향과 몰약은 모두 혈을 운행시키고 깨뜨리는 부류이다. 인삼과 황기는 모두 폐와 기를 보하는 부류이다. 본초서에는 나누어 논한 것은 많아도 함께 논한 것은 적다. 이 책에서 약물을 논할 때에는 기미가 같은 것은 모두 먼저 편의 첫머리에서 함께 묶어 설명하고, 다시 각 약물 안에서 서로 비슷한 것을 들어 차이를 구별하였다. 그리하여 털끝만 한 차이가 천 리의 차이로 벌어지는 잘못이 없게 하고자 하였다.
一 、 藥有宜有忌 , 宜者可用 , 而忌者不可用也 。 有其宜之當用 , 即有其忌之不可用 。 是篇既於藥品之宜反覆申明 , 復於藥性之忌 , 多為誥誡 , 俾其喜忌並知 , 而無臨症岐亡之弊矣 。
첫째, 약에는 알맞은 경우와 금해야 할 경우가 있다. 알맞은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고 금해야 할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 약이 알맞아 마땅히 써야 할 경우가 있으면, 곧 금기가 있어 써서는 안 될 경우도 있다. 이 책에서는 약물에 알맞은 경우를 거듭 밝혔을 뿐 아니라, 약성의 금기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경계하였다. 그리하여 알맞은 경우와 금해야 할 경우를 함께 알아, 병을 대했을 때 갈림길에서 길을 잃는 폐단이 없게 하고자 하였다.
一 、 本草藥味 , 他氏多以草木昆蟲金石類為編次 , 以便披閱 。 然形質雖同 , 而氣味不就一處合編 , 則諸藥諸性 , 又已分散各部而不可以共束矣 。 是編開列藥品 , 總以氣味相類共為一處 ; 如補火等藥 , 則以補火為類 ; 滋水等藥 , 則以滋水為類 ; 間有一味而兼數治數性者 , 則不得不就一處以為品列 , 不必彼此重見 , 是亦限於編次之一道也 。 再於分別氣味之下 , 又註是草 、 是木 、 是金 、 是石以為類次 , 俾氣味既得依類而處 , 而形質亦得分類合觀 , 庶涇渭攸分 , 而學者自無亡津之嘆 。
첫째, 다른 사람들은 본초의 약물을 대개 초목·곤충·금석 등의 부류로 편찬하여 찾아보기 편하게 하였다. 그러나 형질은 같더라도 기미에 따라 한곳에 모아 편찬하지 않으면, 여러 약물의 여러 성질이 각 부문에 흩어져 함께 묶어 살필 수 없게 된다. 이 책에서는 약물을 배열할 때 모두 기미가 비슷한 것을 한곳에 모았다. 예를 들어 화를 보하는 약은 보화의 부류로 삼고, 수를 자양하는 약은 자수의 부류로 삼았다. 간혹 한 약물에 여러 치료 작용과 성질이 겸해 있는 경우에는 부득이 한곳에 넣어 배열하고 여기저기에 중복하여 싣지 않았다. 이 또한 편찬 체제에서 지킬 수밖에 없는 한 가지 방법이다. 다시 기미를 구분한 아래에 풀인지 나무인지 금속인지 돌인지도 주석하여 부류를 표시하였다. 이로써 기미에 따라 같은 부류끼리 자리하게 하면서 형질도 분류하여 함께 살필 수 있게 하였으니, 경수와 위수처럼 서로 분명하게 구분되어 배우는 사람이 길을 잃었다고 탄식하지 않기를 바란다.
一 、 本草本經 , 出自神農 , 其理自屬不易 ; 然考論中所載 , 藥性多有安五臟 、 定神志 , 並延年益壽 、 身輕黑髮 , 及桑白皮 、 紫草補中益氣等說 , 按此語多膚廓 , 不無可疑 ; 且考神農嘗草 , 流傳至今 , 是時文字未開 , 當有識識相因 , 不爾何由得聞 ; 所詳藥出郡縣多有後漢地名 , 故寇宗奭 、 陶通明 、 掌禹錫皆謂是書攷之於漢 , 已有不能斷自何代所作 ; 淮南子雖言神農嘗百草以和藥 , 亦無本草之名 , 至稱桐雷本此載在簡編 , 應與素問同類 , 何以後人多為更飾 , 故有疑為他氏所著 ; 厥後代為損益 , 其真愈失 , 而其論愈訛 , 無怪李氏瀕湖纂集本草 , 僅以本經主治冠列諸首 , 而不力為著解 ; 且有疑其經論未確 , 留此以為存羊之意 ; 非故厚今薄古 , 實以語多膚廓 , 故不敢以疑信相參之書 , 等於素問 , 同作千古俎豆觀也 ; 惟有長洲張璐極力尊崇 , 而其中多有強為組合之心 , 仍非尊崇本意 。 故余尚論藥性 , 每從實處追求 , 既不泥古以薄今 , 復不厚今以廢古 , 惟求理與病符 , 藥與病對 , 俾炎帝救世之真心 , 默與余論相合 , 而不失其尊崇之意 , 是亦余心之素望也矣 。
첫째, 『본초본경(本草本經)』은 신농에게서 나왔으므로 그 이치는 본래 바뀔 수 없는 것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 논설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면, 약성에 관하여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신지를 안정시키며, 수명을 늘리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카락을 검게 한다는 말이 많고, 상백피와 자초가 보중익기한다는 등의 설도 있다. 내가 살펴보기에 이러한 말은 피상적이고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의심할 점이 없지 않다. 또 신농이 풀을 맛보았다는 일이 지금까지 전해졌음을 생각하면, 그때에는 문자가 아직 열리지 않았으므로 기억을 이어 전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원문 ‘識識相因’의 정확한 해석은 유보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 일을 전해 들을 수 있었겠는가. 약물이 나는 군현으로 자세히 적은 것에는 후한의 지명이 많다. 그러므로 구종석·도통명·장우석은 모두 이 책을 한대까지 거슬러 고찰해 보아도 어느 시대에 지어졌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원문 ‘攷之於漢,已有不能斷自何代所作’에서 ‘已有’의 기준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회남자(淮南子)』에서 비록 신농이 온갖 풀을 맛보아 약을 조제하였다고 말하였지만, 거기에도 본초라는 이름은 없다. ‘桐雷’가 이를 바탕으로 책에 기록하였다는 말에 이르면, 『소문(素問)』과 같은 부류여야 할 터인데 어째서 뒷사람들이 많이 고치고 꾸몄는가.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이 지었다고 의심하는 이도 있다. 그 뒤로 대대로 덜고 보태어 참됨은 더욱 사라지고 논설은 더욱 그릇되었다. 빈호 이씨(李氏瀕湖)가 본초서를 편찬하면서 『본경』의 주치만 각 항목의 첫머리에 실었을 뿐, 힘써 해설하지 않은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또한 그 경론이 확실하지 않다고 의심하면서도, 양을 남겨둔다는 존양(存羊)의 뜻으로 이를 보존한 면이 있다. 일부러 지금을 높이고 옛것을 낮춘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상적이고 지나치게 포괄적인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심스러운 내용과 믿을 만한 내용이 섞인 책을 감히 『소문』과 동등하게 놓고, 함께 천고의 제향을 받을 대상으로 여길 수 없었던 것이다. 오직 장주(長洲)의 장로(張璐)만 극력 존숭하였으나, 그 안에는 억지로 짜 맞추려는 뜻이 많으니 역시 존숭하는 본뜻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약성을 논할 때 늘 실제에 근거하여 추구하였다. 옛것에 얽매여 지금을 낮추지도 않고, 지금을 높여 옛것을 버리지도 않았다. 오직 이치가 병과 부합하고 약이 병에 맞기를 구하여, 염제께서 세상을 구제하려 하신 참된 마음이 내 논설과 은연중에 합치고 존숭하는 뜻도 잃지 않게 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또한 내가 평소 품어 온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