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劑丸散湯膏各有所宜不得違制
약제의 환·산·탕·고에는 각각 마땅한 것이 있으므로 제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
藥有宜丸宜散者宜水煎者宜酒漬者宜煎膏者亦有一物兼宜者亦有不可入湯酒者並隨藥性不可過越湯者蕩也煎成清汁是也去大病用之散者散也研成細末是也去急病用之膏者熬成稠膏也液者搗鮮藥而絞自然真汁是也丸者緩也作成圓粒也不能速去病舒緩而治之也漬酒者以酒浸藥也有宜酒浸以助其力如當歸地黃黃柏知母陰寒之氣味假酒力而行氣血也有用藥細銼如法煮酒密封早晚頻飲以行經絡或補或攻漸以取效是也凡諸湯用酒臨熟加之
약에는 환약이나 산제로 만드는 것이 마땅한 것, 물에 달이는 것이 마땅한 것, 술에 담그는 것이 마땅한 것, 달여 고로 만드는 것이 마땅한 것이 있다. 한 가지가 여러 제형에 알맞은 것도 있고 탕이나 술에 넣어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모두 약성을 따라야 하며 넘어서는 안 된다. 탕은 씻어 낸다는 뜻이니 달여 맑은 즙을 만든 것으로 큰 병을 제거하는 데 쓴다. 산은 흩는다는 뜻이니 갈아 고운 가루를 만든 것으로 급한 병을 제거하는 데 쓴다. 고는 졸여 걸쭉하게 만든 것이다. 액은 신선한 약을 찧어 저절로 나오는 순수한 생즙을 짠 것이다. 환은 느리다는 뜻이니 둥근 알갱이로 만들어 빨리 병을 제거하지 못하고 느긋하게 치료하는 것이다. 지주는 술에 약을 담그는 것이다. 술에 담가 그 힘을 돕는 것이 마땅한 약이 있으니, 당귀·지황·황백·지모처럼 기미가 음한한 것은 술의 힘을 빌려 기혈을 운행한다. 약을 잘게 썰어 법대로 술에 달이고 밀봉한 뒤 아침저녁으로 자주 마셔 경락을 운행시키며 보하거나 공격하여 점차 효과를 취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탕에서 술을 쓸 때에는 다 달여질 무렵에 더한다.
細末者不循經絡止去胃中及臟腑之積及治肺疾咳嗽為宜氣味厚者白湯調氣味薄者煎之和渣服丸藥去下部之病者極大而光且圓治中焦者次之治上焦者極小麵糊丸取其遲化直至下焦或酒或醋取其收斂如半夏南星欲去濕者以生薑汁稀糊丸取其易化也湯泡蒸餅又易化滴水尤易化煉蜜丸者取其遲化而氣循經絡也蠟丸者取其難化而遲取效也
고운 가루는 경락을 따르지 않고 다만 위 속과 장부의 적을 제거하며 폐질과 해수를 치료하는 데 마땅하다. 기미가 후한 것은 끓인 맹물에 타고, 기미가 박한 것은 달여 찌꺼기와 함께 복용한다. 하부의 병을 제거하는 환약은 아주 크고 매끄러우며 둥글어야 하고, 중초를 치료하는 것은 그다음 크기이며, 상초를 치료하는 것은 아주 작아야 한다. 밀가루 풀로 만든 환약은 천천히 풀려 곧바로 하초에 이르는 것을 취한다. 술이나 식초를 쓰는 것은 그 수렴하는 작용을 취한다. 반하·남성처럼 습을 제거하려는 것은 생강즙의 묽은 풀로 환약을 만들어 쉽게 풀리는 작용을 취한다. 뜨거운 물에 불린 증병은 더 쉽게 풀리고, 물을 떨어뜨려 만드는 것은 더욱 쉽게 풀린다. 정련한 꿀로 만든 환약은 천천히 풀리면서 기가 경락을 따르는 것을 취한다. 밀랍환은 잘 풀리지 않고 천천히 효과를 취하는 것이다.
凡修丸藥用蜜只用蜜用餳只用餳勿交雜用且如丸藥用蠟取其能固護藥之氣味勢力全備以過關膈而作效也今若投蜜相和雖易為丸然下咽亦易散化如何得到臟中若其更有毒藥則便與人作病豈徒無益而又害之全非用蠟之本意
환약을 만들 때 꿀을 쓰면 꿀만 쓰고 엿을 쓰면 엿만 쓰며 섞어 쓰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환약에 밀랍을 쓰는 것은 약의 기미와 세력을 온전히 보호하여 관격을 지나 효과를 내게 하는 작용을 취한 것이다. 지금 꿀을 넣어 섞으면 비록 환약을 만들기는 쉬우나 목을 넘긴 뒤에도 쉽게 흩어져 풀리니 어떻게 장 속에 이를 수 있겠는가. 만일 그 안에 독약까지 있으면 곧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니, 어찌 유익하지 못할 뿐이겠는가. 도리어 해를 끼치므로 밀랍을 쓰는 본래 뜻과 완전히 다르다.
凡煉蜜皆先掠去末令熬色微黃試水不散再熬二三沸每用蜜一斤加清水一酒杯又熬一二沸作丸則收潮氣而不黏成塊也冬月煉蜜成時要加二杯水為妙衍義云每蜜一斤只煉得十二兩是其度數也和藥末要乘極滾蜜和之臼內用搗千百杵自然軟熟容易作條好丸也
꿀을 정련할 때에는 모두 먼저 위의 찌꺼기를 걷어 내고 빛이 약간 누렇게 되도록 졸인다. 물에 시험하여 흩어지지 않으면 다시 두세 번 끓어오르게 한다. 꿀 1근마다 맑은 물 한 술잔을 더하고 다시 한두 번 끓어오르게 하여 환약을 만들면 습기를 거두어 서로 달라붙어 덩이가 되지 않는다. 겨울에 꿀의 정련이 끝났을 때에는 물 두 잔을 더하는 것이 묘하다. 『연의』에서는 꿀 1근을 정련하여 12냥만 얻는 것이 정해진 수량이라고 하였다. 약가루와 섞을 때에는 꿀이 아주 펄펄 끓을 때 섞어 절구에서 천백 번 찧으면 저절로 부드럽고 익숙하게 되어 쉽게 길쭉한 덩이를 만들고 환약으로 빚기 좋다.
凡丸散藥亦先細切暴燥乃搗之有各搗者有合搗者其潤濕之藥如天門冬地黃輩皆先切曝之獨搗或以新瓦慢火炕燥退冷搗之則為細末若入眾藥隨以和之少停回潤則和之不均也又濕藥燥皆大蝕耗當先增分兩待燥稱之乃准其湯酒中不須如此
환약·산제의 약도 먼저 잘게 썰고 햇볕에 말린 뒤 찧는다. 각각 찧는 것도 있고 함께 찧는 것도 있다. 천문동·지황 같은 윤택하고 습한 약은 모두 먼저 썰어 햇볕에 말린 뒤 따로 찧거나, 새 기와에 놓아 약한 불로 말린 다음 식혀 찧으면 고운 가루가 된다. 다른 여러 약에 넣을 때에는 곧바로 섞어야 하니 조금 지체하여 다시 눅눅해지면 고르게 섞이지 않는다. 또 젖은 약은 마르면 모두 크게 줄어들므로 먼저 분량을 늘려 잡고 마른 뒤 달아야 정확하다. 탕이나 술에 넣는 것은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凡合丸藥用密絹令細若篩散藥尤宜精細若搗丸必於臼中搗數百過色理和同為佳
환약을 합할 때에는 촘촘한 비단으로 곱게 하며, 산제의 약을 체에 칠 때에는 더욱 정밀하고 고와야 한다. 환약을 찧을 때에는 반드시 절구에서 수백 번 찧어 빛깔과 결이 고르게 같아지는 것이 좋다.
凡藥浸酒皆須切細生絹袋盛乃入酒密封隨寒暑目數視其濃烈便可漉出不須待酒盡也渣則暴燥微搗更漬飲之亦可散服之
약을 술에 담글 때에는 모두 잘게 썰어 생견 주머니에 담아 술에 넣고 밀봉한다. 추위와 더위에 따른 날수를 따라 그 농후하고 강렬한 정도를 보고 걸러 내면 되며 술이 다 없어지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찌꺼기는 햇볕에 말려 조금 찧고 다시 담가 마셔도 되며 산제로 복용해도 된다.
凡合膏或以醋或酒或水或油須令淹浸密覆至煮膏時當三上三下以泄其熱勢令藥味得出上之使匝匝沸下之要沸靜良久乃上之如有韭白在中者以兩段漸焦黃為度如有白芷附子者亦令小黃為度絞膏要以新布若是可服之膏滓亦可以酒煮飲之可磨之膏渣亦宜以敷患處此蓋欲兼盡具藥力也
고를 합할 때에는 식초나 술이나 물이나 기름을 써서 충분히 담그고 단단히 덮는다. 고를 달일 때에는 세 번 올리고 세 번 내려 열의 기세를 내보내고 약의 맛이 나오게 해야 한다. 올렸을 때에는 계속 끓어오르게 하고 내렸을 때에는 끓음이 가라앉은 뒤 한참 지나 다시 올린다. 구백이 들어 있으면 두 토막이 점차 눋도록 누렇게 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백지·부자가 들어 있어도 조금 누렇게 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고를 짤 때에는 새 천을 써야 한다. 복용할 수 있는 고의 찌꺼기는 술로 달여 마셔도 되며, 문지르는 고의 찌꺼기도 환부에 붙이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그 약력을 아울러 다 쓰려는 것이다.
凡湯酒膏中用諸石藥皆細搗之以新絹裹之內中衍義雲石藥入散如鍾乳粉之屬用水研乳極細必要二三日乃已以水漂澄極細方可服耳豈但搗細以絹裹之為例耶
탕·술·고에 여러 석약을 쓸 때에는 모두 곱게 찧고 새 비단에 싸서 그 안에 넣는다. 『연의』에서는 “종유분 같은 석약을 산제에 넣을 때에는 물로 아주 곱게 갈기를 반드시 이삼 일 하고 그쳐야 한다. 물로 띄우고 가라앉혀 아주 고와져야 복용할 수 있을 뿐이니, 어찌 다만 곱게 찧어 비단에 싸는 것만을 규칙으로 삼겠는가.”라고 하였다.
凡煎膏中有脂先須揭去革膜子方可用之如豬脂勿令經水臘月者尤佳
달이는 고 속에 기름이 들어 있으면 먼저 가죽 같은 막을 벗겨 내어야 쓸 수 있다. 돼지기름 같은 것은 물을 거치지 않게 하며 섣달의 것이 더욱 좋다.
凡膏中有雄黃硃砂輩皆當令研如面俟膏畢乃投入以物杖攪之不爾沉聚在下不勻也
고 속에 웅황·주사 등이 들어 있으면 모두 밀가루처럼 갈아 두었다가 고가 완성된 뒤 넣고 막대로 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래에 가라앉아 뭉쳐 고르지 않다.
凡草藥燒灰為末如荷葉柏茅根薊根十灰散之類必燒焦枯用器蓋覆以存性若如燒燃柴薪煅成死灰性亦不存而罔效矣
초약을 태워 재로 만들어 가루 내는 경우, 하엽·백·모근·계근 및 십회산 같은 종류는 반드시 타서 마르게 한 뒤 그릇으로 덮어 약성을 보존해야 한다. 땔나무를 태우듯 달구어 죽은 재가 되면 약성도 남지 않아 효험이 없다.
凡諸膏膩藥如桃仁麻仁輩皆另搗如膏乃以內成散中旋次下臼合研令消散
도인·마인 같은 기름진 약은 모두 따로 고처럼 찧은 뒤 이미 만든 산제 속에 넣고, 차례로 조금씩 절구에 넣어 함께 갈아 흩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