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痧毒發瘡】柳馬場綾小路南近江屋三郎兵衛父 。 年七旬余 。 人中發疔 。 疔頭紫黑 。 四邊泡興 。 唯覺癢而已 。 總身煩熱 。 口苦咽乾 。 其子來請曰 。 吾聞疔瘡之為毒也猛劇 。 少壯之人 。 尚且可懼 。 況家翁春秋高 。 氣力甚衰 。 唯恐其不堪 。 先生乃診之 。 脈遲 。 曰 。 郭志邃所謂脈證相反者痧也 。 翁之所患 。 亦痧而非疔也 。 今毒所釀 。 雖才在於寸步間 。 不速治之以砭石 。 則毒必陷攻其內 。 竟至以蔓衍 。 即殪不旋踵 。 窘迫如此 。 老少強弱何別焉 。 然則安危之機 。 在今日所任 。 唯砭石而已矣 。 他奇方毒藥 。 非所能及 。 譬之猶蛅蟴之生於園也 。 其始生才在一枝一葉 。 速折其枝 。 剪其葉 。 則其災一朝可除 。 不然則詵詵蕃息至舉園死之 。 三郎兵衛大悅 。 托治先生 。 乃以鈹針十字截之 。 入二步而深血迸食 。 頃氣宇爽然 。 翌亦刺血滴二合 。 三四日腫減 。 諸症盡退 。 又建仁寺街四條南道具屋仁兵衛 。 行年四十有二 。 兩眉間生一瘡 。 有奇癢 。 往來寒熱 。 其他食飲無所異 。 眾醫皆以為疔 。 先生脈之短澀 。 而參伍亂列 。 曰是痧也 。 可速割去毒血矣 。 因引前老人之病以證之 。 其人不可 。 明日復往喻之 。 猶有憚色 。 為言曰 。 然則先試延他醫診視之 。 一醫視之曰 。 形色不變 。 聲音如常 。 非危證也 。 乃帖膏藥於瘡上 。 於是愈不信先生 。 而其夜遽走人來叩門而請曰 。 果如先生之言 。 今病者通面渾然焮腫 。 呼吸塞迫 。 呻吟之聲達四鄰 。 眾醫皆辭去 。 唯仰先生辱臨耳 。 辭曰 。 毒既熾矣 。 余往亦莫奈之何 。 使人復至 。 不得已 。 注見之 。 脈絕四肢厥 。 鼻內腐爛膿血如湧 。 呼吸之氣甚臭 。 曰不可濟 。 竟不投藥而歸 。 訃尋至 。
【사독으로 창이 생김】유마장 능소로 남쪽 근강옥 삼랑병위의 아버지는 일흔이 넘었다. 인중에 정이 생겨 그 머리가 자흑색이고 사방에 물집이 일었는데, 다만 가려울 뿐이었다. 온몸이 번열하고 입이 쓰며 목이 말랐다. 아들이 와서 청하였다. ‘정창의 독이 몹시 사나워 젊고 건장한 사람도 두려워할 만하다고 들었습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연세가 높고 기력이 매우 쇠하였으니, 견디지 못하실까 두렵습니다.’ 선생이 진찰하니 맥이 지하였다.
선생이 말하였다. ‘곽지수가 말한 “맥과 증상이 서로 반대되는 것은 사증이다”라는 것입니다. 노인께서 앓는 것도 사증이지 정이 아닙니다. 지금 독이 생긴 곳은 겨우 좁은 범위에 있지만, 속히 폄석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독이 반드시 안으로 꺼져 들어가 공격하고 끝내 퍼져, 발꿈치를 돌릴 사이도 없이 죽게 됩니다. 이처럼 다급한데 노소와 강약을 어찌 구별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안전과 위태로움의 갈림길은 오늘 맡기는 바에 달려 있고, 오직 폄석뿐입니다. 다른 기이한 처방이나 독한 약으로는 미칠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동산에 쐐기벌레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 생겼을 때는 한 가지, 한 잎에 있을 뿐이므로 속히 그 가지를 꺾고 잎을 잘라 내면 그 재앙을 하루아침에 없앨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번식하고 또 번식하여 온 동산을 죽게 합니다.’
삼랑병위가 크게 기뻐하며 선생에게 치료를 맡겼다. 이에 피침으로 십자로 잘라 두 보 깊이 들어가니 피가 솟구쳤고, 밥 먹을 동안이 지나자 기운과 안색이 시원해졌다. 이튿날에도 찔러 피 두 홉을 흘리게 하였다. 사나흘 만에 부기가 줄고 여러 증상이 모두 물러났다.
또 건인사가 사조 남쪽 도구옥 인병위는 마흔두 살이었다. 두 눈썹 사이에 창 하나가 생겨 몹시 가려웠고 한열이 번갈아 났으나, 그 밖에 먹고 마시는 것은 이상이 없었다. 여러 의사가 모두 정이라고 하였다. 선생이 맥을 짚으니 짧고 삽하며 서너 번, 대여섯 번씩 어지럽게 뛰었다. ‘이것은 사증입니다. 속히 갈라서 독혈을 없애야 합니다’라고 하고, 앞의 노인 병례를 들어 증명하였다. 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기에 이튿날 다시 가서 타일렀으나 여전히 꺼리는 기색이 있었다. 선생은 ‘그렇다면 우선 다른 의사를 청하여 진찰해 보십시오’라고 하였다.
한 의사가 보고 ‘모습과 안색이 변하지 않았고 목소리도 평소와 같으니 위급한 증상이 아닙니다’라며 창 위에 고약을 붙였다. 이에 선생을 더욱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밤 갑자기 사람을 달려 보내 문을 두드리며 청하였다. ‘과연 선생의 말씀대로입니다. 지금 환자는 온 얼굴이 온통 달아오르고 부었으며 호흡이 막혀 급박하고, 신음 소리가 사방 이웃까지 들립니다. 여러 의사가 모두 사양하고 떠났으니 오직 선생께서 와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선생은 ‘독이 이미 성하니 내가 가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라고 사양하였다. 사자가 다시 오므로 부득이 가서 보니 맥이 끊어지고 사지가 차며, 콧속이 썩어 고름과 피가 솟듯 나왔고 숨결에서 심한 악취가 났다. 구할 수 없다고 하여 끝내 약을 쓰지 않고 돌아왔으며, 곧 부고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