甚矣 。 醫之難明也 。 夫人命雖系乎天 。 以七寸之匕生死八尺之軀 。 診候倉卒之際 。 辨冷暖於疑似之間 。 索虛實於冥漠之中 。 豈易易乎 。 其診與方合 。 病與藥值 。 而後可始與言醫而已 。 吾友匡輔 。 三世其業 。 既承家訓 。 猶以為不足 。 慨然負笈千里之外 。 得中神氏於京師學焉 。 數歲而歸 。 歸則言論纚纚可得而聽也 。 於才診六徵之技 。 陰陽不測之術 。 一循師家之規則 。 標幟傳響以為己有 。 唯其有之 。 是以似之 。 且言余初所志者 。 欲遍問洛諸名家 。 搜其帳秘 。 而營營逐逐 。 徒費神力 。 竟無所得 。 是以輯錄師家經驗之言 。 夜間燈下 。 稍稍謄一二紙 。 積日之久 。 集而成冊子 。 其方則吾師神知所發 。 妙手所施 。 治驗之跡 。 瞭然可觀 。 獨意記寫綴敘滯澀脫略 。 恐不能宣其義 。 雖然文句之陋 。 青囊家素所不恥 。 況方脈之言以辭為勝哉 。 但如其事實毛舉纖微 。 苟可傳以為法者無遺漏也 。 於籲秘諸帳乎抑公諸世 。 與獨再三思之 。 懷其寶不如表章其言 。 令人免夭折之患 。 遂刻示諸同門不窺室家之好者 。 若能隨余所選 。 斯繹斯取 。 思通半矣 。 其書上下卷 。 主名論候 。 無不具備焉 。 若夫金石奇疾 。 刲炙異病 。 汗於陰 。 下於陽 。 參附於沉 。 石黃於浮 。 無足異者 。 至吐以下劑 。 溫以冷藥 。 斷然不疑 。 則不可得而測知者 。 余嘗見其所著醫談 。 非溫補主攻擊 。 以張一己之說 。 竟不免自固之誹 。 自言其青年客氣所令 。 然今此書所錄 。 非復彼偏倚可驚 。 詭劇可畏之比 。 取矩於周漢 。 參朮於宋元 。 旁撫西洋之所傳 。 博採眾方 。 折中古今 。 以立一家之才 。 可謂熟夫用之用 。 而不熟不用之用者非邪 。 噫秦漢邈矣 。 張機氏以還 。 誰謂無張機氏 。 西州逖矣 。 誰謂東方乏其人 。 余也武人 。 雖未嘗存心於刀圭之技 。 於琴溪氏竊嘆夫醫之不難明矣 。 鄉者匡輔親炙之日淺矣 。 若能再遊而潤色 。 鴻業則十全之效 。 蓋有所期 。 是所望乎匡輔也 。
심하구나, 의술을 밝히기 어려움이여. 사람의 목숨이 비록 하늘에 달려 있다지만, 일곱 치의 약숟가락으로 여덟 자의 몸을 살리고 죽인다. 창졸간에 진찰하면서 의심스러운 사이에서 냉열을 가리고, 아득한 가운데서 허실을 찾으니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진찰이 처방과 맞고 병이 약과 들어맞은 뒤에야 비로소 함께 의술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나의 벗 광보는 삼대째 이 업을 이어 왔다. 이미 가훈을 이어받았으나 오히려 부족하다 여겨, 분연히 책 상자를 지고 천 리 밖으로 가서 서울에서 중신씨를 만나 배웠다. 몇 해 뒤 돌아왔는데, 돌아와서는 그 언론이 끊임없이 이어져 들을 만하였다. 재진과 육징의 기예, 헤아리기 어려운 음양의 술법에서 한결같이 스승의 법칙을 따르고, 그 표지와 전해 오는 울림을 자기 것으로 삼았다. 참으로 그것을 지녔기에 그를 닮은 것이다.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처음 뜻한 것은 낙중의 여러 명가에게 두루 묻고 그 비전의 장부를 찾아내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분주히 좇아다니며 정신과 힘만 헛되이 쓰고 끝내 얻은 것이 없었다. 이에 스승의 경험에서 나온 말씀을 모아 기록하여, 밤마다 등불 아래서 한두 장씩 조금씩 베꼈다. 오랫동안 날이 쌓이자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 처방은 우리 스승의 신묘한 지혜에서 나오고 묘한 솜씨로 시행된 것이니, 치료하여 효험을 본 자취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다만 기록하고 베끼고 엮어 서술하는 데 막히고 빠뜨린 것이 있어 그 뜻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할까 걱정된다. 그렇지만 문구가 졸렬한 것은 의가가 본디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일이다. 하물며 처방과 맥에 관한 말을 어찌 문사로써 우열을 가리겠는가. 다만 사실대로 자잘한 것까지 낱낱이 들어, 전하여 본보기로 삼을 만한 것은 빠뜨리지 않았을 뿐이다. 아, 장부 속에 감출 것인가, 아니면 세상에 공개할 것인가. 홀로 거듭 생각해 보니, 보물을 품고 있는 것이 그 말을 드러내 밝혀 사람들로 하여금 요절의 근심을 면하게 하는 것만 못하였다. 마침내 판각하여 아직 스승의 깊은 경지에 이르지 못한 동문의 벗들에게 보인다. 내가 가려 뽑은 것을 따라 풀어 보고 취할 수 있다면, 생각하여 깨닫는 일이 절반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은 상하 두 권으로, 병명을 다루고 증후를 논하여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금석약으로 기이한 질병을 다스리고 칼과 뜸으로 특이한 병을 다스리며, 음증에 땀을 내고 양증에 설사시키며, 침맥에 인삼과 부자를 쓰고 부맥에 석고와 대황을 쓰는 것 따위는 이상하게 여길 것이 없다. 하제로 토하게 하고 찬 약으로 따뜻하게 하면서 단연코 의심하지 않는 데 이르러서는 헤아려 알 수가 없다. 나는 일찍이 그가 지은 『의담』을 보았는데, 온보를 그르다 하고 공하를 주장하여 자기 학설을 펼쳤으므로 끝내 자기 견해만 고집한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였다. 그는 스스로 젊은 시절의 객기가 시킨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 이 책에 기록된 것은 다시는 저 놀랄 만큼 치우치고 두려울 만큼 기이하고 격렬한 것과 견줄 바가 아니다. 주나라와 한나라에서 법도를 취하고 송나라와 원나라의 술법을 참고하며, 곁으로 서양에서 전해 온 것까지 받아들여 여러 처방을 널리 모으고 고금을 절충하여 일가의 재주를 세웠다. 쓰는 것의 쓰임에는 익숙하되 쓰지 않는 것의 쓰임에는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 진한 시대는 아득하다. 장기씨 이후로 누가 장기씨 같은 이가 없다고 하겠는가. 서쪽 땅은 멀지만 누가 동방에 그러한 사람이 없다고 하겠는가. 나는 무인이어서 일찍이 의술에 마음을 둔 적이 없지만, 금계씨를 보고는 의술을 밝히기가 어렵지만은 않다고 가만히 감탄하였다. 지난날 광보가 친히 가르침을 받은 날은 짧았다. 다시 가서 배워 큰 업을 다듬을 수 있다면, 온전한 치료의 효험을 기약할 만할 것이다. 이것이 광보에게 바라는 바이다.
享和癸亥季冬 同藩 生駒厚撰
교와 계해년 늦겨울, 같은 번의 생구후가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