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西橋氏為世良醫以其居邊徼人不之知也已少時入京受業於駒御醫既還病者麇至今年七秩其間所治藥者不知幾千萬也最用心於疝瘕一症奏效最捷其法其方世醫所不企及也余曾聞諸門人玄節爾橘生一日來謁於余曰業生來用工夫於疝瘕一症似粗有所得者可謂愚者一得也唯恐其法其方蕪沒於後世而無有識者也因著疝症積聚編一卷方將梓之以傳播人間願先生賜一言以嚆矢之餘取讀之文字雖固陋而似有所見者也因語之曰余觀近世方書猶歉歲之玉雖美於目無益於飢也如吾子斯書猶豐年之谷雖為人所賤而不可一日無之耳果使其方有益於世邪何問文字之工拙哉吾子欲梓之餘何惜一言遂題其後還之
해서의 교씨는 세상에서 훌륭한 의사이지만 변방에 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알지 못한다. 젊었을 때 도읍에 들어가 구 어의에게 수업을 받았으며 돌아온 뒤에는 환자들이 떼지어 찾아왔다. 올해 나이 일흔이니 그동안 약으로 치료한 사람이 몇천 명, 몇만 명인지 알 수 없다. 산가 한 증상에 가장 마음을 쏟아 효과가 가장 빨랐으며 그 치료법과 처방은 세상의 의사들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일찍이 문인 현절에게서 이를 들었다. 어느 날 귤생이 나를 찾아와 말하였다. “평생 산가 한 증상에 힘을 들여 대략 얻은 것이 있는 듯하니 어리석은 사람도 한 가지 얻음은 있다고 할 만합니다. 다만 그 치료법과 처방이 뒷세상에 묻혀 아는 사람이 없을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산증적취편》 한 권을 지었고 이제 목판에 새겨 세상에 전하려 합니다. 선생님께서 한 말씀을 내려 그 시작을 열어 주십시오.” 내가 받아 읽으니 문장은 비록 투박하고 고루하나 견해가 있는 듯하였다. 이에 그에게 말하였다. “내가 보기에 근세의 방서는 흉년의 옥과 같아서 눈에는 아름다워도 굶주림에는 도움이 없습니다. 선생의 이 책은 풍년의 곡식과 같아서 사람들이 천하게 여겨도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 처방이 정말 세상에 유익하다면 어찌 문장의 잘되고 못됨을 따지겠습니까. 선생이 판각하려 하는데 내가 어찌 한마디를 아끼겠습니까.” 마침내 뒤에 적어 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