痢病非驟而致 , 平日陰受寒熱暑濕 , 又多吃油膩生冷之物 , 積滯於腸胃間 , 不能消化 , 久而成痢 。 寒多者 , 色白 ; 熱多者 , 色紅 。 阻滯中焦 , 以致上不能食 , 下不能通 , 雖用厚朴 、 木香 、 檳榔 、 枳實一切破滯之品 , 而氣仍不能暢 , 且因攻伐太過 , 大傷元氣 , 以至於死 。 幸而不死者 , 往往淹至數月之久 , 不期而自愈 , 且其餘孽尚留 , 有次年而復發者 。 予曩患此症 , 延醫診治 , 亦無非厚朴 、 檳榔之屬 , 四閱月而後愈 。 明年復發 , 余自用滌盪之法 , 家人以予瘦弱 , 勸止之不聽 , 數日而愈 。 余以之治人 , 無不隨手立效 。 其方有三 , 開列於後 。
이질은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다. 평소 자신도 모르게 한·열·서·습을 받은 데다 기름지고 날것이나 찬 음식을 많이 먹어, 장위에 쌓여 머물고 소화되지 못한 것이 오래되면 이질이 된다. 한이 많으면 빛깔이 희고, 열이 많으면 붉다. 중초가 막혀 정체되면 위로는 먹지 못하고 아래로는 통하지 못한다. 후박·목향·빈랑·지실 등 온갖 정체를 깨뜨리는 약을 쓰더라도 기는 여전히 소통하지 못하며, 또 지나치게 공격하여 원기를 크게 손상하면 죽기에 이른다. 다행히 죽지 않은 사람도 흔히 몇 달씩 오래 끌다가 뜻밖에 저절로 낫지만, 남은 병사가 아직 머물러 이듬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예전에 이 증상을 앓아 의사를 불러 진찰하고 치료하게 하였는데, 역시 후박·빈랑 따위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넉 달을 보낸 뒤에야 나았다. 이듬해 재발하자 내가 스스로 씻어 내리는 방법을 썼다. 가족들은 내가 여위고 약하다 하여 말렸으나 듣지 않았더니 며칠 만에 나았다. 내가 이 방법으로 사람을 치료하면 즉시 효험이 나타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처방은 세 가지이며, 뒤에 열거한다.
第一方
첫 번째 처방
防風(二錢) 羌活(錢半) 獨活(錢半) 柴胡(錢半) 桔梗(二錢) 白芷(二錢) 荊芥(一錢) 枳殼(錢半) 山楂(一錢) 麥芽(二錢) 老薑(三片) 甘草(一錢)
방풍(2돈), 강활(1돈 반), 독활(1돈 반), 시호(1돈 반), 길경(2돈), 백지(2돈), 형개(1돈), 지각(1돈 반), 산사(1돈), 맥아(2돈), 묵은 생강(3쪽), 감초(1돈).
此方宜服三劑 , 卻無他效 , 不過宣通周身經絡 , 使無阻滯 , 且所積受之寒熱暑濕 , 亦宜宣發 , 庶無發熱畏寒諸症也 。
이 처방은 3첩을 복용해야 한다. 별다른 효험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온몸의 경락을 열어 소통시켜 막힘이 없게 하는 것이다. 또한 쌓여 받은 한·열·서·습을 밖으로 퍼뜨려 발산해야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없게 될 수 있다.
第二方
두 번째 처방
桂枝(三錢) 乾薑(二錢 , 二味去表裡之寒) 茯苓(三錢) 澤瀉(三錢 。 二味去周身之濕) 桔梗(二錢 , 肺與大腸相表裡 , 欲用下劑 , 故宜宣肺) 升麻(一錢 , 凡事欲抑必先揚 , 今欲下之 , 故用升提之法 , 且能引入腸胃也) 枳實(一錢五分) 生大黃(三錢 , 枳實破滯 , 大黃則用以滌盪腸胃積垢也 。 若盡白色者 , 用一錢 ; 久痢者 , 亦用一錢 。 雖發熱畏寒 , 俱不忌)
계지(3돈), 건강(2돈. 이 두 약은 표리의 한을 없앤다), 복령(3돈), 택사(3돈. 이 두 약은 온몸의 습을 없앤다), 길경(2돈. 폐와 대장은 서로 표리가 되므로, 하제를 쓰려면 폐기를 펴 주어야 한다), 승마(1돈. 모든 일은 억누르려면 반드시 먼저 들어 올려야 한다. 지금 아래로 내리려 하므로 끌어 올리는 방법을 쓰며, 또한 장위로 이끌어 들어갈 수 있다), 지실(1돈 5푼), 생대황(3돈. 지실은 정체를 깨뜨리고, 대황은 장위에 쌓인 때를 씻어 내기 위해 쓴다. 배설물이 온통 흰색이면 1돈을 쓰고, 오래된 이질에도 1돈을 쓴다. 열이 나고 추위를 느끼더라도 모두 꺼리지 않는다).
此方斟酌盡善 , 凡寒熱暑濕及所吃積滯之物一網打盡 , 故易獲效 。 恐其寒胃 , 有薑 、 桂以溫之 ; 恐其下陷 , 有升麻 、 桔梗以固之 , 雖體弱 , 無傷也 。 但服大黃有不即下者 , 外用通大海七個 , 開水泡之 , 加生蜜一兩 , 將蜜並通大海吃盡 , 每藥一劑 , 吃一次 , 無不下者 。 下後 , 暢快之極 , 並不受傷 。 病輕者 , 兩劑或三劑 ; 病重者 , 三劑或四劑 , 可行則行 , 可止則止 , 不能預定 , 必使內無餘孽而後己 。
이 처방은 충분히 헤아려 완전하게 마련한 것으로, 한·열·서·습과 먹어서 쌓여 정체된 것을 모두 한꺼번에 없애므로 쉽게 효과를 얻는다. 위를 차게 할까 염려되면 건강과 계지가 있어 따뜻하게 해 주고, 아래로 처질까 염려되면 승마와 길경이 있어 붙들어 주므로, 몸이 약하더라도 손상시키지 않는다. 다만 대황을 복용하여도 곧바로 대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별도로 통대해(通大海) 7개를 끓는 물에 우려 생꿀 1냥을 넣고, 꿀과 통대해를 모두 먹는다. 약 1첩마다 한 번씩 먹으면 대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없다. 설사한 뒤에는 더없이 시원하며 손상도 받지 않는다. 병이 가벼우면 2첩이나 3첩, 무거우면 3첩이나 4첩을 쓴다. 시행할 만하면 시행하고 그칠 만하면 그쳐야 하므로 미리 정할 수 없으며, 반드시 속에 남은 병사가 없어진 뒤에야 그친다.
第三方
세 번째 처방
黨參(三錢) 白朮(三錢) 蒼朮(三錢) 法夏(三錢) 扁豆(三錢) 砂仁(一錢) 藿香(三錢) 茯苓(三錢) 澤瀉(二錢) 炙草(錢半) 老薑(三片) 升麻(八分)
당삼(3돈), 백출(3돈), 창출(3돈), 법제한 반하(3돈), 편두(3돈), 사인(1돈), 곽향(3돈), 복령(3돈), 택사(2돈), 구운 감초(1돈 반), 묵은 생강(3쪽), 승마(8푼).
此方不過於下後調和脾胃 , 使進飲食 , 別無妙處 。 但病後飲食不可過量 , 每日吃粥三次更好 。 舊有 《 痢症匯參 》 一書 , 所列痢症名目 、 藥方概不可信 。 如噤口痢 、 五色痢 , 特病之甚者耳 , 其治法亦須如此 。 有不效者 , 用巴豆三粒 , 制好 , 和飯為丸 , 作三次吞 。 一次已下 , 不必再吞 , 此斬關法也 。 又有患痢數月而終不止者 , 或僅有白色而無紅色者 , 則減輕大黃 , 服二三劑 , 即服第三方 , 再服理中湯加黨參 、 附子 。
이 처방은 다만 설사시킨 뒤 비위를 조화롭게 하여 음식을 잘 먹게 할 뿐이며, 별다른 묘한 점은 없다. 다만 병을 앓은 뒤에는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는 안 되며, 하루 세 차례 죽을 먹는 것이 더욱 좋다. 예전에 『이증회참(痢症匯參)』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거기에 열거된 이질의 명칭과 처방은 모두 믿을 수 없다. 금구리(噤口痢)나 오색리(五色痢) 같은 것은 다만 병이 심한 경우일 뿐이므로, 치료법도 반드시 이와 같이 해야 한다.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파두 3알을 잘 법제하여 밥과 섞어 환을 만들어 세 번에 나누어 삼킨다. 한 번 먹고 이미 설사하였으면 다시 삼킬 필요가 없다. 이것이 참관법(斬關法)이다. 또 이질을 몇 달이나 앓아도 끝내 그치지 않거나, 흰색만 있고 붉은색은 없는 경우에는 대황의 분량을 줄여 2~3첩 복용한 뒤 바로 세 번째 처방을 복용하고, 다시 이중탕에 당삼과 부자를 더하여 복용한다.
以上二症所制六方 , 天時 、 地利 、 人事三者具盡 , 蓋無論夏月冬月 、 南方北方 、 體強體弱 , 皆可一律施行 , 斷無錯誤 , 此予所屢經治驗者也 。 吾楚南之客遊金陵者 , 多染此症 , 而食力之輩 , 死者尤多 , 限於數 , 實誤於醫 , 可為浩嘆 。 長沙李云樵孝廉 、 湘鄉王謹臣軍門 、 同邑蔣蘋生孝廉 、 唐卓人封君 、 黎壺山司馬 、 黃佩皆太守囑余酌定數方 , 各捐貲刊送 , 廣為傳布 。 余於醫道未曾專習 , 見理亦不甚晰 , 雖幸而獲效 , 究不敢自信也 , 僅將平日治驗之方並其管見所及錄之 , 以副同鄉諸君濟人之厚意云 。 自識 。
이상 두 증상을 위해 만든 여섯 처방에는 천시·지리·인사의 세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남쪽이든 북쪽이든, 몸이 강하든 약하든 모두 한결같이 시행할 수 있어 결코 잘못이 없으니, 이는 내가 여러 차례 치료하여 효험을 겪은 것이다. 우리 초남(楚南)에서 금릉에 나와 머무는 사람들은 이 증상에 많이 걸리고, 노동하여 먹고사는 이들은 죽는 사람이 더욱 많다. 운수가 다했다고 하지만 실은 의사에게 그르침을 당한 것이니, 크게 탄식할 일이다. 장사의 효렴 이유초(李云樵), 상향(湘鄉)의 군문 왕근신(王謹臣), 같은 고을의 효렴 장빈생(蔣蘋生), 봉군 당탁인(唐卓人), 사마 여호산(黎壺山), 태수 황패개(黃佩皆)가 나에게 몇 처방을 헤아려 정해 달라고 부탁하고, 각각 돈을 내어 간행하고 나누어 주어 널리 전하려 하였다. 나는 의술을 전문으로 익힌 적이 없고 이치를 보는 것도 그리 밝지 못하므로, 다행히 효험을 얻기는 하였으나 끝내 감히 스스로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평소 치료하여 효험을 본 처방과 좁은 견해가 미치는 바를 함께 기록하여, 동향의 여러 벗이 사람을 구제하려는 두터운 뜻에 부응할 뿐이다. 스스로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