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唐仙人所著書 , 傳之方外 , 至大瓢七眉先生口授王覆萬 , 覆萬口授馬雲從 , 云從廣咨博採 , 推闡微妙 , 其間沙蒙灰眯 , 麼麼必錄 , 室女小兒 , 纖細無遺 。 病目者固當朝夕以之 , 即目無病者 , 思患予防 , 亦不可斯須去身 。
상당 선인이 지은 책이 세속 밖에서 전해지다가 대표 칠미 선생이 왕복만에게 구술하고, 복만이 마운종에게 구술하였다. 운종은 널리 묻고 두루 채집하여 미묘한 뜻을 미루어 밝혔으며, 그 가운데 모래가 눈을 덮거나 재가 눈에 들어가는 아주 작은 일도 반드시 기록하고 처녀와 어린아이에 관한 세세한 것까지 빠뜨리지 않았다. 눈병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아침저녁으로 이를 써야 하며, 눈병이 없는 사람도 근심할 일을 생각하여 미리 막으려면 잠시라도 몸에서 떼어 놓아서는 안 된다.
半舫主人白
반방주인이 아뢴다.
平童子時 , 從先冰陶兄試青州 , 即耳云從有聲庠序間 。 後四十年 , 為皇清丁君始邂逅於濰西 , 頹然老翁也 , 相得甚歡 , 及道落魄之由 , 乃知以目病廢舉子業 。 溯其病目時 , 俗醫攻其外 , 不知治其本 , 試萬方 , 目將瞽 , 虔禱於城隍尊神 , 夢神賜書四帙 , 帙豆青色 , 內墨書 , 句讀處朱界之 。 晨起遇江南王覆萬授書 , 如夢中所見 , 乃孫真人 《 眼科秘訣 》。 如法自醫自愈 , 醫人人亦愈 , 人獲真人之賜久矣 。 今化龍老 , 恐旦暮死 , 而此書不行於世 ; 即旦暮未死 , 亦行於一方 , 不能遍宇內也 。 因發願刊行 , 又綿力未克終事 , 言訖 , 欷歔感激 , 不能自已 。 時秋月滿庭 , 爽氣逼人 , 平聞其言 , 瞿然有動 , 遂出硯田金 , 為之竣事 。 云從又云 《 秘訣 》 行矣 ,《 闡微 》 不行 , 誰是能神解者 。 平目索 《 闡微 》, 盡付之梓 。 雖賢人君子 , 或與匕箸之餘 , 共成不朽之書 , 然三 、 四年來 , 艱難困苦中 , 未嘗旦夕敢忘督剞劂氏 , 是知云從為天下後世而有書 , 平為云從而刻書 , 久要不忘 , 竊有慕焉 。 若曰 : 書成而平分醫人之功 , 則非平意計之所及也 。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돌아가신 빙도 형을 따라 청주에서 시험을 보았는데, 이미 운종이 학교 사이에서 명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십 년 뒤 황청의 정군을 위하여 비수 서쪽에서 처음 우연히 만났는데, 쇠락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서로 매우 기뻐하였으며 그가 불우해진 까닭을 말하기에 이르러서야 눈병으로 과거 공부를 그만둔 줄 알았다. 눈병을 앓던 때를 돌이켜 보니 속된 의원들은 겉만 공격하고 근본을 치료할 줄 몰라 온갖 처방을 시험하다가 눈이 거의 멀게 되었다. 성황의 존귀한 신에게 정성껏 빌자 꿈에 신이 책 네 질을 내려 주었는데, 책 덮개는 두청색이고 안에는 먹으로 글씨를 썼으며 구두를 끊는 곳에는 붉은 선을 그었다. 아침에 일어나 강남의 왕복만을 만나 책을 받으니 꿈에서 본 것과 같았으며, 바로 손진인의 《안과비결》이었다. 그 법대로 스스로 치료하자 나았고 남을 치료하자 남도 나았으니, 사람들이 진인의 은혜를 입은 지 오래되었다. 이제 화룡이 늙어 아침저녁으로 죽을까 두렵고 이 책이 세상에 유행하지 못할까 염려한다. 당장 죽지 않더라도 한 지방에서만 행해지고 천하에 두루 미치지는 못한다. 이에 간행할 뜻을 세웠으나 힘이 미약하여 일을 마치지 못했다고 말하고는 흐느끼고 감격하여 스스로 그치지 못하였다. 그때 가을 달빛이 뜰에 가득하고 서늘한 기운이 사람에게 밀려왔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놀라 마음이 움직여 글을 써서 번 돈을 내어 그 일을 마치게 하였다. 운종이 또 말하기를, 《비결》은 간행되지만 《천미》가 간행되지 않으면 누가 신묘하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나는 《천미》를 찾아 모두 판각에 부쳤다. 어진 사람과 군자들이 혹 식사하고 남은 몫을 보태어 함께 불후의 책을 이루기도 했으나, 삼사 년 동안 어렵고 곤궁한 가운데 아침저녁으로 감히 판각하는 이를 독려하는 일을 잊은 적이 없었다. 이로써 운종은 천하 후세를 위하여 책을 두었고 나는 운종을 위하여 책을 새겼음을 알 수 있으니, 오래된 약속을 잊지 않는 것을 마음속으로 사모하였다. 책이 이루어져 내가 사람을 치료하는 공을 나누어 가진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뜻하거나 헤아린 바가 아니다.
已時庚辰夏王古諸馮昆鐵隋平敘
이시(已時) 경진년 여름 왕고(王古), 제풍의 곤철 수평이 서문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