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經營氣脈度運行考自敘

余弱冠肄醫 , 垂四十年矣 。 所撰 《 病家須知歌訣 》, 批點 《 寒溫條辨 》, 業付手民 。 其 《 仲景傷寒輯注 》 及 《 仲景脈法外注 》 都三十卷 , 既無力付梓 , 又不敢遽爾問世 。 惟 《 脈度運行考 》, 因宦海飄泊 , 原稿遺失 。 雖有古歌 :「 肺寅大卯胃辰宮 , 脾巳心午小未中 , 申膀酉腎戌包絡 , 亥三子膽醜肝通 」 行世 , 人多宗之 。 然 , 究屬參差 , 未敢沿誤 。 蓋以人生經脈度數 , 連陽蹺 、 陰蹺附足太陽 、 少陰合一丈五尺 , 共一十六丈二尺 。 手之三陰 , 各長三尺五寸 ; 手之三陽 , 各長五尺 , 足之三陰 , 各長六尺五寸 ; 足之三陽 , 各長八尺 ; 督脈 、 任脈各長四尺五寸 。 長短既已懸殊 , 安能以有定之十二時辰 , 配長短各殊之十二經絡 , 置督 、 任於不論乎 ? 思欲再加釐定 , 吏事又復羈身 , 無暇及此 。 因命內子按照 《 內經 · 營氣運行 》 諸冊 , 詳為覈計 。 將某經在某時某刻某分若干尺寸 , 逐一標出 , 毫不插以臆見 。 庶經絡 、 脈度 , 兩相符合 , 按時施治 , 或不致誤 。 又復附以歌訣簡語 。 然 , 亦不過自為閱歷 , 非敢以之炫世 。 其所以妄蓄棗梨者 , 恐一失再失也 , 閱者諒之 !
나는 약관에 의학을 익히기 시작하여 거의 40년이 되었다. 내가 지은 『병가수지가결(病家須知歌訣)』과 비점을 붙인 『한온조변(寒溫條辨)』은 이미 인쇄하는 이에게 넘겼다. 『중경상한집주(仲景傷寒輯注)』와 『중경맥법외주(仲景脈法外注)』는 합하여 30권인데, 판각할 여력도 없고 감히 성급히 세상에 내놓지도 못하였다. 다만 『맥도운행고(脈度運行考)』는 벼슬살이로 떠돌다가 원고를 잃어버렸다. 비록 옛 노래에 “폐는 인, 대장은 묘, 위는 진궁에 있고, 비는 사, 심은 오, 소장은 미 가운데 있으며, 신은 방광, 유는 신, 술은 포락, 해는 삼초, 자는 담, 축은 간으로 통한다[肺寅大卯胃辰宮,脾巳心午小未中,申膀酉腎戌包絡,亥三子膽醜肝通]”고 하여 세상에 유행하고 많은 사람이 이를 따르지만, 따져 보면 결국 서로 들어맞지 않으므로 감히 그 오류를 그대로 잇지 못하였다. 사람의 경맥 길이는 족태양과 족소음에 딸린 양교와 음교를 합한 1장 5척까지 포함하면 모두 16장 2척이다. 손의 삼음은 각각 3척 5촌, 손의 삼양은 각각 5척이고, 발의 삼음은 각각 6척 5촌, 발의 삼양은 각각 8척이며, 독맥과 임맥은 각각 4척 5촌이다. 길고 짧음이 이처럼 크게 다른데, 어찌 일정한 열두 시진을 길이가 서로 다른 십이경락에 배속하고 독맥과 임맥은 논하지 않은 채 둘 수 있겠는가? 다시 바로잡고자 하였으나 관청 일이 또 몸을 얽매어 이 일에 미칠 겨를이 없었다. 이에 아내에게 『내경』의 「영기운행」 등 여러 책에 따라 자세히 검산하게 하였다. 어느 경이 어느 시·어느 각·어느 분에 몇 척 몇 촌을 운행하는지 하나하나 표시하고, 조금도 억측을 끼워 넣지 않게 하였다. 이로써 경락과 맥의 길이가 서로 부합하게 하여 시간에 맞추어 치료한다면 혹 잘못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또 가결과 간략한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역시 나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감히 이것으로 세상에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다. 외람되게 대추나무와 배나무 판목에 새겨 두는 까닭은 한번 잃은 원고를 또 잃을까 두려워서이니, 읽는 이들은 양해하기 바란다!
時大清光緒二十四年歲在著雍閹茂孟春之吉彰五李盛卿敘於昆陽觀海軒
때는 대청 광서(光緒) 24년, 세차 저옹엄무(著雍閹茂)의 맹춘 길일에 장오(彰五) 이성경(李盛卿)이 곤양(昆陽)의 관해헌(觀海軒)에서 서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