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表八里九道之非

金陵戴起宗曰 : 脈不可以表裡定名也 。 軒岐 、 越人 、 叔和皆不言表裡 , 脈訣竊叔和之名 , 而立七表八里九道 , 為世大惑 。 脈之變化從陰陽生 , 但可以陰陽對待而言 , 各從其類 , 豈可以一浮二沉為定序 , 而分七 、 八 、 九之名乎 ? 大抵因浮而見者皆為表 , 因沉而見者皆為里 , 何拘於七 、 八 、 九哉 ? 廬山劉立之以浮沉遲數為綱 , 以教學者 , 雖似捷徑 , 然必博學反約 , 然後能入脈妙 , 若以此自足 , 亦畫矣 。
금릉(金陵)의 대기종(戴起宗)이 말하였다. “맥은 표리(表裏)로 이름을 정해서는 안 된다. 헌원과 기백, 월인, 숙화는 모두 표리를 말하지 않았다. 『맥결』은 숙화의 이름을 도용하여 칠표·팔리·구도라는 분류를 세워 세상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맥의 변화는 음양에서 생기므로, 음양의 상대 관계로 말하고 각각 그 부류를 따라야 할 뿐이다. 어찌 첫째는 부맥(浮脈), 둘째는 침맥(沉脈)이라는 식으로 순서를 고정하고, 일곱·여덟·아홉이라는 이름으로 나눌 수 있겠는가? 대체로 가볍게 짚어서 드러나는 것은 모두 표이고, 깊게 눌러서 드러나는 것은 모두 리이니, 어찌 일곱·여덟·아홉에 얽매이겠는가? 여산(廬山)의 유입지(劉立之)는 부·침·지·삭(浮沉遲數)을 큰 줄기로 삼아 배우는 사람을 가르쳤다. 비록 지름길인 듯하지만, 반드시 널리 배운 뒤 요점으로 돌아와야 비로소 맥의 오묘함에 들어갈 수 있다. 이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역시 스스로 한계를 긋는 것이다.”
攖寧滑壽曰 : 脈之陰陽表裡 , 以對待而為名象也 。 高陽生之七表 、 八里 、 九道 , 蓋鑿鑿也 , 求脈之明 , 為脈之晦 。
영녕(攖寧) 활수(滑壽)가 말하였다. “맥의 음양과 표리는 서로 상대되는 관계에 따라 이름과 형상을 정한 것이다. 고양생의 칠표·팔리·구도는 억지로 쪼아 맞춘 구분이다. 맥을 밝히려다가 오히려 맥을 어둡게 만들었다.”
謝氏曰 : 脈經論脈二十四種 , 初無表裡九道之目 , 其言芤脈 , 雲中央空兩邊實 , 云芤則為陰 。 而脈訣以芤為七表屬陽 。 雲中間有 , 兩頭無 。 仲景脈法云 , 浮 、 大 、 數 、 動 、 滑為陽 , 沉 、 澀 、 弱 、 弦 、 微為陰 , 而脈訣以動為陰 , 以弦為陽 。 似此背誤頗多 , 則脈訣非叔和書 , 可推矣 。
사씨(謝氏)가 말하였다. “『맥경』은 맥 24종을 논하였으나, 애초에 표·리·구도라는 항목은 없었다. 규맥(芤脈)을 설명하면서 ‘가운데는 비고 양쪽 가장자리는 실하다’고 하였고, 또 ‘규맥은 음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맥결』은 규맥을 칠표에 넣어 양에 속하게 하고, ‘가운데는 있고 양쪽 끝은 없다’고 하였다. 중경(仲景)의 맥법에서는 ‘부·대·삭·동·활(浮大數動滑)은 양이고, 침·삽·약·현·미(沉澀弱弦微)는 음이다’라고 하였는데, 『맥결』은 동맥(動脈)을 음으로, 현맥(弦脈)을 양으로 삼았다. 이처럼 어긋나고 잘못된 곳이 상당히 많으니, 『맥결』이 숙화의 책이 아님을 미루어 알 수 있다.”
草廬吳澄曰 : 俗誤以脈訣為脈經 , 而王氏脈經 , 知者或鮮 , 脈書往往混牢 、 革為一 , 夫牢為寒實 , 革為虛寒 , 安可混乎 ? 脈之浮沉 、 虛實 、 緊緩 、 數遲 、 滑澀 、 長短之相反 , 匹配自不容易 , 況有難辨 , 如 : 洪 、 散俱大 , 而洪有力 , 微 、 細俱小 , 而微無力 ; 芤類浮 , 而邊有中無 , 伏類沉 , 而邊無中有 ; 若豆粒而搖搖不定者動也 , 若鼓皮而如如不動者革也 , 俱對待也 。 又有促 、 結 、 代 , 皆有止之脈 , 促疾 , 結緩 , 故可為對 , 代則無對 。 總之凡二十七脈 , 不止於七表 、 八里 、 九道 , 二十四脈也 。 (詳文集)
초려(草廬) 오징(吳澄)이 말하였다. “세속에서는 『맥결』을 『맥경』으로 잘못 여기지만, 왕씨의 『맥경』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맥을 다룬 책들은 흔히 뇌맥(牢脈)과 혁맥(革脈)을 하나로 뒤섞는다. 뇌맥은 한실(寒實)을 나타내고 혁맥은 허한(虛寒)을 나타내는데, 어찌 혼동할 수 있겠는가? 맥의 부와 침, 허와 실, 긴과 완, 삭과 지, 활과 삽, 장과 단은 서로 반대되며, 그 짝은 본래 함부로 바꿀 수 없다. 더구나 구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홍맥(洪脈)과 산맥(散脈)은 모두 크지만 홍맥에는 힘이 있고, 미맥(微脈)과 세맥(細脈)은 모두 작지만 미맥에는 힘이 없다. 규맥은 부맥과 비슷하되 가장자리에는 있고 가운데에는 없으며, 복맥(伏脈)은 침맥과 비슷하되 가장자리에는 없고 가운데에는 있다. 콩알 같으면서 흔들려 안정되지 않는 것은 동맥이고, 북의 가죽 같으면서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혁맥이니, 모두 서로 상대된다. 또 촉맥(促脈)·결맥(結脈)·대맥(代脈)은 모두 멎음이 있는 맥이다. 촉맥은 빠르고 결맥은 느리므로 서로 짝이 될 수 있지만, 대맥에는 짝이 없다. 모두 합하면 27맥으로, 칠표·팔리·구도의 24맥에 그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문집에 보인다.)
瀕湖李時珍曰 : 脈經論脈 , 止有二十四種 , 無長短二脈 , 脈訣歌脈 , 亦有二十四種 , 增長短而去數散 , 皆非也 。 素 、 難 、 仲景論脈 , 只別陰陽 , 初無定數 。 如 : 素問之鼓摶 、 喘橫 , 仲景之惵平 、 榮章 、 綱損 、 縱橫 、 逆順之類是也 。 後世脈之精微失傳 , 無所依准 , 因立名而為之歸著耳 。 今之學者 , 按圖索驥 , 猶若望洋 , 而況舉其全旨乎 ? 此草廬公說 , 獨得要領也 。
빈호(瀕湖) 이시진(李時珍)이 말하였다. “『맥경』은 맥을 논하면서 24종만을 들었고 장맥(長脈)과 단맥(短脈)은 넣지 않았다. 『맥결』이 노래로 풀이한 맥도 24종인데, 장맥과 단맥을 더하고 삭맥(數脈)과 산맥(散脈)을 빼 버렸으니, 둘 다 잘못이다. 『소문(素問)』·『난경』과 중경이 맥을 논할 때에는 음양만 구별하였으며, 애초부터 정해진 수는 없었다. 『소문』의 고단(鼓摶)·천횡(喘橫), 중경의 첩평(惵平)·영장(榮章)·강손(綱損)·종횡(縱橫)·역순(逆順) 같은 것이 그 예이다. 후세에는 맥의 정미한 이치가 전승되지 않아 의지할 기준이 없어졌으므로, 이름을 세워 분류해 귀속시켰을 뿐이다. 오늘날 배우는 사람들은 그림을 보고 준마를 찾듯 정해진 형상만 좇고도 여전히 큰 바다를 바라보듯 막막해한다. 하물며 그 온전한 뜻을 파악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초려공의 말이 홀로 요령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