脈訣非叔和書

晦庵朱子曰 : 古人察脈非一道 , 今世惟守寸關尺之法 。 所謂關者多不明 , 獨俗傳脈訣 , 詞最鄙淺 , 非叔和本書 , 乃能直指高骨為關 。 然世之高醫 , 以其書贗 , 遂委棄而羞言之 。 (跋郭長陽書)
회암 주자(晦庵朱子)가 말하였다. “옛사람이 맥을 살피는 방법은 한 가지만이 아니었는데, 지금 세상에서는 오직 촌·관·척(寸關尺)의 방법만 지킨다. 이른바 관(關)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세간에 전하는 『맥결(脈訣)』은 문구가 몹시 비속하고 얕으며 숙화(叔和)의 본래 저술도 아니지만, 솟은 뼈를 관으로 삼는다고 곧바로 지적하였다. 그러나 세상의 뛰어난 의원들은 그 책이 위작이라는 이유로 내버려 두고, 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워한다.” (「곽장양의 글에 붙인 발문[跋郭長陽書]」)
東陽柳貫曰 : 王叔和撰脈經十卷 , 為醫家一經 , 今脈訣熟在人口 , 直謂叔和所作 , 不知叔和西晉時尚未有歌括 , 此乃宋之中世人偽託 , 以便習肄爾 。 朱子取其高骨為關之說 , 不知其正出脈經也 。
동양(東陽)의 유관(柳貫)이 말하였다. “왕숙화(王叔和)가 지은 『맥경(脈經)』 10권은 의가의 한 경전이다. 지금은 『맥결』이 사람들의 입에 익숙하여 곧바로 숙화가 지었다고들 말하지만, 숙화가 살던 서진(西晉) 때에는 아직 노래로 요약한 가괄(歌括)이 없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는 송나라 중기의 사람이 이름을 거짓으로 빌려, 익히고 연습하기 편하도록 만든 것일 뿐이다. 주자는 솟은 뼈를 관으로 삼는다는 설을 취하였으나, 그 말이 바로 『맥경』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였다.”
廬陵謝縉翁曰 : 今稱叔和脈訣 , 不知起於何時 , 宋熙寧初 , 校正脈經 , 尚未有此 , 除孔碩始言脈訣出而脈經隱 , 則脈訣乃熙寧以後人作耳 。 惟陳無擇三因方 , 言高陽生剽竊作歌訣 , 劉元賓從而和之 , 其說似深知脈經者 , 而又自著七表八里九道之名 , 則陳氏亦未嘗詳讀脈經矣 。
여릉(廬陵)의 사 진옹(謝縉翁)이 말하였다. “지금 숙화의 『맥결』이라고 일컫는 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송나라 희녕(熙寧) 초에 『맥경』을 교정할 때에도 아직 이것은 없었다. 제 공석(除孔碩)이 비로소 ‘『맥결』이 나오고 『맥경』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말하였으니, 『맥결』은 희녕 이후의 사람이 지은 것일 뿐이다. 오직 진무택(陳無擇)의 『삼인방(三因方)』에서 고양생(高陽生)이 남의 글을 훔쳐 가결(歌訣)을 만들고 유원빈(劉元賓)이 그에 따라 화답하였다고 말하였다. 그 설은 『맥경』을 깊이 아는 사람의 말처럼 보이지만, 그 자신도 칠표·팔리·구도(七表八里九道)라는 이름을 적어 놓았으니, 진씨 역시 『맥경』을 자세히 읽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河東王世相曰 : 診候之法不易精也 。 軒岐微蘊 , 越人 、 叔和撰難經 、 脈經 , 猶未盡泄其奧 , 五代高陽生著脈訣 , 假叔和之名 , 語多牴牾 , 辭語鄙俚 , 又被俗學妄注 , 世醫家傳戶誦 , 茫然無所下手 , 不過藉此求食而已 , 於診視何益哉 。
하동(河東)의 왕세상(王世相)이 말하였다. “진찰하는 방법은 정밀하게 터득하기가 쉽지 않다. 헌원(軒轅)과 기백(岐伯)의 미묘한 뜻은 월인(越人)과 숙화가 『난경(難經)』과 『맥경』을 지었어도 그 깊은 이치를 다 드러내지 못하였다. 오대(五代)의 고양생은 숙화의 이름을 빌려 『맥결』을 지었는데, 말에 모순이 많고 표현이 비속하며, 거기에 속된 학자들의 망령된 주석까지 붙었다. 세상의 의원들은 집집마다 이를 전하고 외우지만, 막막하여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이것을 빌려 생계를 구할 뿐이니, 진찰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云間錢溥曰 : 晉太醫令王叔和著脈經 , 其言可守而不可變 。 及托叔和脈訣行 , 而醫經之理遂微 。 蓋叔和為世所信重 , 故假其名而得行耳 。 然醫道之日淺 , 未必不由此而誤之也 。
운간(雲間)의 전부(錢溥)가 말하였다. “진(晉)나라 태의령(太醫令) 왕숙화가 지은 『맥경』의 말은 지켜야 하며 바꾸어서는 안 된다. 숙화에게 가탁한 『맥결』이 유행하게 되면서 의학 경전의 이치는 마침내 쇠미해졌다. 숙화가 세상에서 신뢰와 존중을 받았으므로 그 이름을 빌려 유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술이 날로 천박해지는 것은 반드시 이 책 때문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