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親雅範 , 若飲醇醪 。 別來時憶清芬 , 不啻東野雲龍之感 。 緬懷足下 , 遠溯靈蘭 , 近搜雜著 , 特開生民之壽域 , 實為濟世之慈航 。 弟於斯道 , 交情頗廣 , 未嘗有究心如足下者 , 欽佩之至 。 茲於夢琴仁弟處 , 接奉朵雲 , 極承綺注 , 垂愛殷拳 , 深銘五內 , 並荷惠及瑤章 。 過獎太甚 , 益覺汗顏 。 鄙人自愧才疏 , 碌碌奔走三十年來 , 愁長鬢絲 , 皮寬腰帶 。 身如蕉而破碎 , 肘生柳以支離 。 燕影萍蹤 , 依然故我 , 不免為時光所笑人也 。 拙著 《 瘟疫 》 一書 , 成於倉猝 , 筆墨荒蕪 , 豈堪行世 ? 因承不棄 , 故敢布鼓於雷門 。 倘足下必欲付之梓人 , 務求深加斧政 , 去其瑕疵 。 集中尚有紕繆及字畫未真處 , 另呈裁正 。 承錄校刻姓氏 , 得叨附驥 , 不勝欣幸 。 夢琴亦囑謝謝 。
직접 고상한 풍모를 뵌 뒤로는 순주를 마신 듯하였습니다. 헤어진 뒤 늘 맑은 향기를 생각하니, 동야가 구름과 용에 느낀 감회와 다를 바 없습니다. 족하를 가만히 생각하니 멀리 영란을 거슬러 올라가고 가까이 잡저를 찾아, 백성에게 장수의 터전을 특별히 열어주시니 참으로 세상을 구제하는 자항입니다. 저는 이 도에서 교유가 자못 넓지만 족하처럼 마음을 다한 이를 일찍이 보지 못하였으니 지극히 흠모합니다. 이번에 몽금 아우에게서 편지를 받아 지극한 관심을 입고 두터운 사랑을 받으니 마음속 깊이 새겼으며, 아름다운 글까지 보내주신 은혜를 입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칭찬하시니 더욱 낯이 뜨겁습니다. 저는 재주가 부족함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삼십 년 동안 분주히 뛰어다니는 사이, 근심으로 귀밑머리는 길어지고 몸은 여위어 허리띠가 헐거워졌습니다. 몸은 파초처럼 부서지고 팔꿈치에 버들이 돋은 듯 지리해졌습니다. 제비 그림자와 부평초 자취처럼 여전히 옛 그대로이니 세월의 웃음거리가 된 사람을 면하지 못합니다. 졸저 『온역』은 황급히 이루어 글이 거칠고 어수선하니 어찌 세상에 내놓을 만하겠습니까. 버리지 않으시는 뜻을 받들었기에 감히 뇌문에서 베북을 울립니다. 만약 족하께서 반드시 판각하는 이에게 맡기려 하신다면, 부디 깊이 고쳐 흠을 없애주십시오. 책에는 아직 잘못된 곳과 글자 획이 분명하지 않은 곳이 있어 따로 올려 바로잡아주시기를 청합니다. 교정·간행한 사람의 성명을 적어주어 천리마 뒤에 붙을 수 있게 되니 기쁘고 다행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몽금도 감사하다고 전해달라 하였습니다.
平湖陸增秋山
평호 육증 추산
執別逾歲 , 箋繪曠鬲 , 離逖之感 , 驅役魂夢 , 朗月照膽 , 清風吹懷 , 欽向靡涘 , 伏維足下 , 業隆伯休 , 劬學著書 。 蓄之有素 , 救弊補編 , 一歸於正方 。 今耳塞豆者 , 何 語此 , 每與秋山兄言而嘆息 。 足下尋墜緒之茫茫 , 獨旁搜而遠紹 , 作中流之砥柱 , 回既倒之狂瀾 。 是以觸處生春 , 頌聲遍地 , 所謂無一夫不被澤者也 。
이별한 지 한 해가 넘었으나 편지로도 소식을 나누지 못하여, 멀리 떨어진 감회가 혼과 꿈을 몰아갑니다. 밝은 달이 속마음을 비추고 맑은 바람이 가슴을 스치니 흠모하는 마음이 끝없습니다. 삼가 생각하니 족하는 백휴처럼 업을 높이고 힘써 배워 책을 지으십니다. 평소 쌓은 것이 있어 폐단을 구하고 빠진 것을 보충하여 한결같이 바른 방도로 돌아가게 하십니다. 지금 콩으로 귀를 막은 이들에게는 어찌 이를 말하겠습니까. 늘 추산 형과 말하며 탄식합니다. 족하는 아득히 끊어진 실마리를 찾아 홀로 두루 수집하여 멀리 계승하고, 거센 물결 가운데 지주가 되어 이미 넘어진 광란의 물결을 돌리십니다. 이 때문에 닿는 곳마다 봄이 생기고 칭송이 온 땅에 퍼지니, 이른바 한 사람도 은택을 입지 않음이 없는 것입니다.
昨承托致秋山 , 尺素領悉 。 靈蘭秘冊 , 盡付剞劂 。 活人壽世 , 流澤何窮 ? 恕輩指南有針 , 實堪領教 。 惟蒙以校刻之中 , 叨 厠 賤名 , 漸軟實甚 。 拳拳盛心 , 何以克當 , 感謝奚似 。 倘刷印後 , 乞早賜讀是幸 。 景星慶雲 , 先睹為快 。
어제 추산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신 편지를 모두 받았습니다. 영란의 비책을 모두 판각에 맡기셨으니,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오래 살게 하는 은택이 어찌 다하겠습니까. 저희에게 방향을 가리키는 바늘이 생겼으니 참으로 가르침을 받을 만합니다. 다만 교정·간행한 이들 가운데 천한 이름까지 끼워주시니 참으로 매우 부끄럽습니다. 간곡하고 두터운 마음을 어찌 감당하겠으며, 감사함을 무엇에 비하겠습니까. 인쇄한 뒤에는 부디 일찍 읽을 수 있게 보내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경성과 경운을 먼저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同里陳希恕夢琴
동리 진희서 몽금
銘奉吾師命校訂 《 三家醫案 》 一書 , 師於是書 , 幾經歲月 , 隨在蒐羅 , 輯往哲之良方 , 備臨時之寶鑑 , 案取揣摩 , 方留繩墨 , 斟今不致泥古 , 酌古即可通今 。 於以公諸同好 , 不吝青囊 , 授之吾徒 , 遙傳丹灶 。 此濟世之盛心 , 指迷之寶筏 。 師近日又取徐靈胎所批 《 臨證指南 》, 重為刪訂 。 因華氏所刻 , 門類雖分 , 精粗交雜 。 爰復掃除繁蕪 , 務歸的當 。 庶使妙義顯呈 , 金針暗度 。 繼往開來 , 未始非吾師茲選啟其端也 。 今於醫案告成 , 附識數語 , 以續請剞劂云 。
명은 스승의 명을 받들어 『삼가의안』을 교정하였다. 스승께서는 이 책을 위해 여러 해 동안 가는 곳마다 모아, 옛 현인의 좋은 처방을 엮고 임시에 참고할 귀한 거울을 갖추셨다. 의안을 취하여 헤아리게 하고 처방에 법도를 남겨, 현재를 참작하면 옛것에 얽매이지 않고 옛것을 참작하면 지금에 통할 수 있게 하셨다. 이를 동호인들에게 공개하여 청낭을 아끼지 않고 우리 제자들에게 전수하여 단조의 가르침을 멀리 전하였다. 이는 세상을 구제하려는 성대한 마음이며 미혹을 일깨우는 귀한 뗏목이다. 스승께서는 근래 서영태가 비평한 『임증지남』을 다시 취하여 산정하셨다. 화씨가 새긴 판본은 문류를 나누었으나 정밀한 것과 거친 것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이에 다시 번잡하고 거친 것을 쓸어내고 반드시 정확한 데로 돌아가게 하였다. 오묘한 뜻이 드러나고 금침이 은밀히 전해지게 하려는 것이니, 옛것을 이어 앞날을 여는 데 우리 스승의 이번 선집이 단서를 연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제 의안이 완성되어 몇 마디를 덧붙여, 이어 판각을 청한다.
道光壬辰夏四月門人凌銘志於暖翠樓 。
도광 임진년 여름 4월 문인 능명이 난취루에서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