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快讀裴子之書而異之也 , 學不貫今古 , 識不通天人 , 才不近仙 , 心不近佛者 , 寧耕田織布 , 取衣食耳 , 斷不可作醫以誤世 。 醫固神聖之業 , 非後世讀書未成 , 生計未就 , 擇術而居之具也 。 是必慧有夙因 , 念有專習 , 窮致天人之理 , 精思竭慮於古今之書 , 而後可言醫 。 每見庸工治病 , 十失其五 ; 良工治病 , 亦十失其一 , 由一以循累之 , 誤亦未忍言也 。 即能窮致天人之理 , 精思竭慮古今之書 , 而病伏於內 , 醫測於外 , 病以奇伏 , 醫以意測 , 幸而得則竟得矣 , 或偶不得 , 則不為二豎所笑者無之 。 此扁鵲所以需上池之水 , 而思邈所以藉龍宮之方也 。 夫上池之水不易得 , 龍宮之方不再傳 , 則惟窮理讀書 , 以學識參造化之權而後可 。 若裴子者 , 斯其人矣 ; 若裴子者 , 固數百年所未出之人也 。 古今之有學識者 , 當首推張戴人及劉河間 , 能與病血戰 , 而不奉表稱臣於病 , 第未免過甚耳 。 其餘諸家 , 立法非不善 , 實為鄉愿逋逃之藪 。 故謂醫有成心 , 不可也 ; 謂醫有成理 , 尤不可也 。 無成理而有或效 , 醫信難言哉 ! 裴子之言曰 : 以生死易視者易之 。 固數百年所未出之言也 。 獨謂裴子學貫今古 , 識通天 , 人才則仙而心則佛 , 信也非譽矣 。 誦其言皆軒岐所欲言而深悔未及言 , 亦諸大家所欲言而格格不能言 , 豈帝憫枉札之禍 , 助其神智而授之使言歟 ? 推此而失者可得 , 難者可易 , 而謂醫無成理 , 尤不可也 。 余以多病學醫 , 日為醫而醫日下 , 初似可遊刃 , 邇皆茫然 , 抑鬱焦思 , 徒廢寢食 , 行將耕田織布 , 棄醫而去 , 以求無誤於世 。 今秋得晤個亭先生 , 極口兆期裴子學識 , 且示以所著書 , 余嚮慕裴子名 , 而不圖其貫通至此也 。 一再讀之 , 豁乎快有所獲 , 裴子教我矣 。 何時共晨夕 , 而相咨晰 , 究竟此神聖之業哉 !
나는 배자의 책을 시원스레 읽고 기이하게 여겼다. 학문이 고금에 관통하지 못하고 식견이 천인에 통하지 못하며 재주가 신선에 가깝지 못하고 마음이 부처에 가깝지 못한 사람은 차라리 밭을 갈고 베를 짜서 옷과 밥을 얻을 뿐이지, 결코 의사가 되어 세상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 의술은 본래 신성한 사업이지, 후세에 독서를 이루지 못하고 생계를 마련하지 못한 이가 기술을 골라 살아가는 도구가 아니다. 반드시 지혜에 숙인이 있고 생각에 전일한 익힘이 있어 천인의 이치를 끝까지 궁구하고 고금의 책에 정밀히 생각하며 사려를 다한 뒤에야 의술을 말할 수 있다.
늘 보건대 용렬한 의사는 병을 치료하여 열에 다섯을 잃고 좋은 의사도 열에 하나를 잃는다. 하나에서부터 계속 쌓아 가면 그 잘못도 차마 말할 수 없다. 천인의 이치를 궁구하고 고금의 책에 생각과 사려를 다할 수 있더라도 병은 안에 숨어 있고 의사는 밖에서 헤아린다. 병은 기이하게 숨고 의사는 뜻으로 헤아리니, 다행히 맞히면 마침내 맞히지만 혹 우연히 맞히지 못하면 두 병귀에게 비웃음을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편작은 상지의 물을 필요로 하였고 사막은 용궁의 처방에 의지하였다. 상지의 물은 쉽게 얻지 못하고 용궁의 처방은 다시 전하지 않으니 오직 이치를 궁구하고 책을 읽어 학식으로 조화의 권능에 참여한 뒤에야 가능하다.
배자 같은 이가 바로 그런 사람이며, 배자 같은 이는 참으로 수백 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사람이다. 고금에 학식이 있는 사람으로는 장대인과 유하간을 맨 먼저 꼽아야 한다. 병과 혈전을 벌일 수 있고 병에 표문을 올려 신하라 일컫지 않았으나, 다만 지나침을 면하지 못하였다. 나머지 여러 사람은 법을 세운 것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실로 향원이 달아나 숨는 소굴이 되었다. 그러므로 의사에게 굳어진 마음이 있다고 해서는 안 되며, 의술에 굳어진 이치가 있다고 해서는 더욱 안 된다. 굳어진 이치가 없는데 혹 효과가 있으니 의술은 참으로 말하기 어렵다.
배자는 “생사를 쉽게 보는 자가 그것을 쉽게 여긴다.”라고 말하였다. 참으로 수백 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말이다. 유독 배자는 학문이 고금에 관통하고 식견이 천인에 통하며 재주는 신선 같고 마음은 부처 같다고 하는 것은 참말이지 칭찬이 아니다. 그 말을 읽으면 모두 헌원과 기백이 말하고자 하였으나 미처 말하지 못하여 깊이 후회할 것이며, 여러 대가도 말하고자 하였으나 막혀 말하지 못한 것이다. 상제가 억울하게 일찍 죽는 재앙을 불쌍히 여겨 그의 신지를 도와 주고 말을 맡겨 하게 한 것인가. 이를 미루어 나가면 놓친 것을 얻고 어려운 것을 쉽게 할 수 있으니, 의술에 정해진 이치가 없다고 해서는 더욱 안 된다.
나는 병이 많아 의술을 배웠는데 날마다 의술을 행할수록 의술은 날마다 내려갔다. 처음에는 칼날을 자유로이 놀릴 듯하였으나 요즈음은 모두 망연하여 억울하고 애타게 생각하며 헛되이 침식을 폐하였다. 장차 밭을 갈고 베를 짜며 의술을 버리고 떠나 세상을 그르치지 않기를 구하려 하였다. 올가을 개정 선생을 만나 그가 조기 배자의 학식을 극구 말하고 저술한 책도 보여 주었다. 나는 배자의 명성을 사모하였으나 그 관통함이 이 정도인 줄은 생각하지 못하였다. 거듭 읽자 시원스레 깨닫고 얻는 바가 있었으니 배자가 나를 가르쳤다. 언제 아침저녁을 함께하며 서로 묻고 밝혀 마침내 이 신성한 사업을 끝까지 연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