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景波孝廉 , 與余為文字交 , 又同出龍蘭簃先生門下 , 故稱莫逆 。 乙卯謀納粟作宰 , 都中有女校書才色超群 , 馬昵之 。 一日余赴同鄉之飲 , 在前門酒市 , 席未半 , 景波遣其僕 , 趨車迎余曰 : 家主得暴疾 , 危在頃刻 , 亟請視之 。 余頗驚駭 , 乃投箸登車而去 , 曲折經數處 , 見非景波所棲止 。 因問其車夫 , 車夫揚鞭掉臂曰 : 老爺至則自知 。 到陝西巷則景波依閭已久 , 捐余曰 : 校書病甚 , 惟恐君不來 , 故托於余以速之 , 急請入一施湯劑 。 余乃知為校書病 。 入其室 , 數媼環守之 。 啟衾看 , 則校書篷首赤體 , 昏不識人 。 捫其肌 , 熱可烙手 , 面赤氣粗 , 顛倒煩亂 . 提腕診之 , 六脈浮數 , 幾乎七至 。 乃曰 : 此外感風熱也 , 一發可愈 。 乃開防風通聖散易麻黃以桂枝 。 景波爭曰 ; 硝黃劫藥 , 校書嬌姿恐不堪 。 余曰 : 君情深如此 , 宜校書之傾倒 , 然君解憐香 , 我豈好碎玉耶 , 有病則病當之 , 保無恐 。 急遣下走貨藥 , 煎而進之 。 屬曰 : 三更後 , 當大汗 , 渴 , 勿多與飲 , 明早必愈 , 我去矣 。
마경파 효렴은 나와 글로 사귀었고 또 함께 용난이 선생의 문하에서 나왔으므로 막역한 사이라 하였다. 을묘년에 곡식을 바쳐 수령이 되려 꾀하였는데, 도성에 재주와 용모가 뛰어난 여교서가 있어 마가 가까이하였다. 어느 날 내가 전문 주시에서 동향 사람의 술자리에 갔는데 자리가 반도 지나지 않아 경파가 하인을 보내 수레를 몰아 맞으며 “주인이 갑작스러운 병을 얻어 위태로움이 경각에 있으니 급히 보아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나는 몹시 놀라 젓가락을 놓고 수레에 올라 갔다. 여러 곳을 구불구불 지나는데 경파가 머무는 곳이 아닌 듯하여 마부에게 물으니, 마부는 채찍을 들고 팔을 흔들며 “나리께서 도착하시면 저절로 아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섬서항에 도착하니 경파가 문에 기대어 기다린 지 오래였다. 나를 연(捐)하며 말하였다. “교서의 병이 심한데 그대가 오지 않을까 두려워 나를 핑계 삼아 서둘러 오게 하였습니다. 급히 들어가 한번 탕제를 써 주십시오.” 나는 비로소 교서의 병임을 알았다. 방에 들어가니 여러 노파가 둘러 지키고 있었다. 이불을 열어 보니 교서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벌거벗은 채 혼미하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살을 만지니 손을 지질 만큼 뜨겁고 얼굴이 붉으며 숨이 거칠고 뒤집으며 번란하였다. 손목을 들어 진찰하니 육맥이 부수하여 거의 일곱 번에 이르렀다. 내가 “이는 풍열의 외감이니 한 번 발산하면 낫습니다”라고 하였다. 방풍통성산에서 마황을 계지로 바꾸어 처방하니 경파가 다투어 말하였다. “망초와 대황은 겁약이므로 교서의 여린 몸이 견디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내가 “그대 정이 이처럼 깊으니 교서가 마음을 기울일 만합니다. 그러나 그대가 향을 아낄 줄 안다 하여 내가 어찌 옥을 부수기 좋아하겠습니까? 병이 있으면 병이 약을 받으니 두려움이 없음을 보장합니다”라고 하였다. 급히 하인을 보내 약을 사 와 달여 먹이게 하였다. “삼경 뒤에는 크게 땀이 날 것입니다. 갈증이 나더라도 많이 마시게 하지 마십시오. 내일 아침에는 반드시 나을 것이니 나는 갑니다”라고 당부하였다.
越日申刻 , 余公退將入門 。 景波又遣車迎余曰 : 校書病益甚 , 請再視之 。 余駭曰 : 既病甚 , 則藥病枘鑿(不相合) 。 可請別人 , 余不必往也 。 其僕曰 : 家主望君如歲 , 不去 , 恐小人獲戾 。 不得已 , 隨之至 。 則景波顰惑曰 : 病益甚 , 當奈何 ? 見校書仍擁衾臥 , 蒙其面 。 揭之則花妝簇簇 , 躍然而起 。 繼命媼輩 , 皆斂衽叩頭曰 : 昨宵服君藥 , 三更如夢醒 , 渾身出汗 , 到曉 , 病若失 。 服君之奇 , 感君之義 , 特設一筵 , 置酒為樂 。 恐君不來 , 故託辭招之耳 。 余故不喜此輩 , 擬托公而辭 。 校書跪留曰 : 自知垢汙之肴 , 不足染高賢之腹 。 然獻芹之忱 , 竊難自己 。 言之淚欲下 。 景波急進曰 : 勾欄(妓院)中一杯水 , 未必即阻兩廡特豚(古代祭禮) 。 何惺惺作態乃爾 。 余不敢再辭 , 相與狂飲 . 肴錯紛陳 , 至夜四更始罷 。 歸檢衣袱則羅香囊一對 . 絮絹方巾二事在焉 。 知為校書之遺 . 越數日 , 轉景波而還之 。
이튿날 신각에 내가 공무에서 물러나 문에 들어가려는데 경파가 다시 수레를 보내 맞으며 “교서의 병이 더욱 심하니 다시 보아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내가 놀라 “이미 병이 심해졌다면 약과 병이 예조(서로 맞지 않음)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청하십시오. 나는 갈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하인은 “주인은 한 해처럼 길게 느끼며 그대를 기다립니다. 가지 않으시면 소인이 죄를 얻을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였다. 부득이 따라갔다. 경파는 찌푸리고 의혹스러운 얼굴로 “병이 더욱 심하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하였다. 교서는 여전히 이불을 끌어안고 누워 얼굴을 덮고 있었다. 걷어 보니 꽃단장을 곱게 하고 벌떡 일어났다. 이어 노파들에게 명하여 모두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어젯밤 그대 약을 복용하고 삼경에 꿈에서 깬 듯 온몸에 땀이 났으며 새벽에는 병이 사라진 듯하였습니다. 그대의 기이함에 탄복하고 의리에 감사하여 특별히 한 자리를 마련하고 술을 차려 즐기려 합니다. 그대가 오지 않을까 두려워 핑계를 대어 불렀을 뿐입니다.” 나는 본래 이런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 공무를 핑계 삼아 사양하려 하였다. 교서가 꿇어앉아 붙들며 말하였다. “더러운 음식으로 높은 현인의 배를 물들이기에 부족함은 스스로 압니다. 그러나 미나리를 바치는 정성을 스스로 그치기 어렵습니다.” 말하며 눈물을 흘리려 하였다. 경파가 급히 나서서 말하였다. “구란(기원) 가운데 한 잔의 물이 반드시 양무의 특돈(고대의 제례)을 막는 것도 아닌데, 어찌 이처럼 똑똑한 체합니까?” 나는 다시 사양하지 못하고 함께 실컷 마셨다. 음식이 어지럽게 놓여 밤 사경에야 끝났다. 돌아와 옷 보퉁이를 살피니 비단 향낭 한 쌍과 명주 방건 두 개가 들어 있었다. 교서가 준 것임을 알고 며칠 뒤 경파를 통하여 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