里中段克寬之孫 , 得疳疾不起數日矣 。 遇野醫視之曰 : 此痞也 , 割之可愈 , 乃割其耳根並割其手之虎口 , 而病不去 。 又數日 , 則兩眼羞澀難間 , 頭大頸細 , 腹有青筋 , 時時張口作睡態 , 無法可施 , 段乃抱而問余 。 余視其形狀 , 告曰 , 野醫以為痞良是 , 但俗之所謂痞 , 即古之所謂疳也 。 病有十餘種 , 五臟六腑皆有此病 。 令孫所患 , 乃肝疳也 。 始而發嘔 , 繼而脅脹 。 肝火上衝於目 , 故流淚羞明 , 漸而起雲翳 。 不三月 , 兩目瞽矣 。 目瞽而病蝕其肝 , 命亦隨之而去 , 此時尚可挽回 , 若再遲月余 , 則無救矣 。 段以仵作積財 , 家頗裕 , 而猥鄙特甚 。 又告曰 : 此病性命相關 , 若重財輕命 , 小效而中止 , 不如勿治也 。 段力表其不能 , 乃先施退翳散 , 並逍遙散清其肝服而後來 , 則翳已清 , 精神亦好 , 又處以化痞消疳湯服之 。 數日遇於途 , 謝曰 , 孫病已全愈 , 天太熱不能多服藥 。 余曰 : 固知爾之吝也 , 此時病雖去而元氣未復 , 脾部尚虛 , 不力培之 , 將復作也 , 如不願服藥 , 宜買蘆薈消疳丸(生蘆薈 、 胡連 、 石膏 、 羚羊角 、 梔子 、 牛蒡子 、 銀柴胡 、 桔梗 、 生大黃 、 元參 、 薄荷 、 甘草)過半斤而後可 。 否則再病 , 勿求余也 。 段笑而頷之 。 不知能聽之否 ? 乃知齷齪之流 , 不足與論病 , 並不足論事也 。
마을 단극관의 손자가 감질을 얻어 며칠째 일어나지 못하였다. 떠돌이 의사가 보고 “이는 비이니 베어내면 낫습니다”라고 하며 귀뿌리와 손의 호구를 베었으나 병이 없어지지 않았다. 또 며칠 뒤 두 눈이 부시고 껄끄러워 뜨기 어려우며 머리는 크고 목은 가늘고 배에는 푸른 힘줄이 있었고, 수시로 입을 벌려 잠자는 듯한 모습을 보여 손쓸 방법이 없었다. 단씨가 안고 와 나에게 물었다. 내가 모습을 보고 말하였다. “떠돌이 의사가 비라고 한 것은 참으로 맞습니다. 다만 세속에서 이른바 비라는 것은 옛날에 이른바 감입니다. 병은 십여 가지이며 오장육부에 모두 있습니다. 손자의 병은 간감입니다. 처음에는 구토하고 이어 옆구리가 더부룩해집니다. 간화가 위로 눈에 치밀므로 눈물이 나고 밝은 빛을 꺼리다가 점차 운예가 생깁니다. 석 달도 되지 않아 두 눈이 멀 것입니다. 눈이 멀고 병이 간을 침식하면 목숨도 따라 잃게 됩니다. 지금은 아직 돌이킬 수 있으나 한 달 남짓 더 지체하면 구하지 못합니다.” 단씨는 오작 일을 하며 재물을 모아 집안이 제법 넉넉하였으나 비루하고 인색함이 특히 심하였다. 다시 말하였다. “이 병은 목숨과 관계됩니다. 재물을 중히 여기고 목숨을 가벼이 여겨 조금 효과가 나면 중도에 그만두려 한다면 치료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단씨가 결코 그러지 않을 것이라 힘써 말하므로 먼저 퇴예산과 소요산을 써 간을 맑혔다. 먹은 뒤 왔을 때는 예가 이미 맑아지고 정신도 좋아져 다시 화비소감탕을 처방해 먹게 하였다. 며칠 뒤 길에서 만났더니 “손자의 병은 이미 완전히 나았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약을 많이 먹일 수 없습니다”라고 감사하였다. 내가 말하였다. “그대가 인색함은 본디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병은 없어졌어도 원기가 회복되지 않았고 비가 아직 허하니 힘써 북돋지 않으면 다시 발작할 것입니다. 약을 먹이기 싫다면 노회소감환(생노회·호련·석고·영양각·치자·우방자·은시호·길경·생대황·원삼·박하·감초)을 사서 반 근을 넘겨 먹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 다시 병이 들면 나에게 청하지 마십시오.” 단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따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에 비루한 무리와는 병을 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도 논할 수 없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