備三之夫人 , 工詩善畫 , 刺繡尤冠一時 , 人亦風流自喜 , 詞辯滔滔 。 余在備三處閒談 , 諸寅作斗葉之戲 , 余不喜此事作壁上觀 , 晚餐甫設 , 有媼自內出 , 啟備三日 , 太太不知何故 , 忽患心煩發嘔 , 坐臥不安 , 聞王大老善醫 , 急請入視 。 余偕備三入 , 則二婢扶坐 , 粉汗淫淫 , 作捧心狀 。 急診其脈 , 脾部細弱 , 左寸滑數特甚 。 乃曰 , 夫人所患是脾虛停痰症也 。 蓋由思慮傷脾 , 飲食不化 , 平日必有健忘驚悸之疾 。 此時痰涎繞心包絡 , 故煩嘔交作 。 須先清其痰 , 後理其脾 。 清痰須用蓮子清心飲(黃芩麥冬地骨皮車前子甘草石蓮子人參黃耆茯苓) , 理脾須用人參歸脾丸 。 病以漸來 , 亦以漸去 , 旦夕難全愈也 。 乃先以清心飲投之 , 二日而煩嘔止 。 再進歸脾湯 , 十日而四視之 , 病若失矣 。
비삼의 부인은 시와 그림에 능하고 자수는 특히 당대에 으뜸이었다. 사람됨도 풍류를 스스로 즐기고 말솜씨가 도도하였다. 내가 비삼의 처소에서 한담할 때 여러 동료가 투엽 놀이를 하였으나 나는 이를 좋아하지 않아 곁에서 구경하였다. 막 저녁상이 차려지자 노파가 안에서 나와 비삼에게 아뢰었다. “마님께서 까닭도 모르게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메스꺼워 앉거나 누워도 편하지 않으십니다. 왕 대로께서 의술에 능하시다고 듣고 급히 들어와 보아 주시길 청하십니다.” 내가 비삼과 함께 들어가니 두 여종이 부축해 앉혔고 분 바른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며 가슴을 움켜쥔 모습이었다. 급히 맥을 진찰하니 비부는 세약하고 왼쪽 촌맥은 활삭함이 특히 심하였다. 내가 말하였다. “부인의 병은 비가 허하여 담이 머무른 증입니다. 사려가 비를 상하게 하여 음식이 소화되지 않은 것이니 평소 반드시 건망과 경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담연이 심포락을 둘러싸 번민과 구역이 함께 일어나므로 먼저 담을 없애고 뒤에 비를 다스려야 합니다. 담을 없애는 데는 연자청심음(황금·맥동·지골피·차전자·감초·석련자·인삼·황기·복령)을 쓰고, 비를 다스리는 데는 인삼귀비환을 써야 합니다. 병이 점차 왔으므로 또한 점차 없어질 것이며 하루아침에 완쾌하기는 어렵습니다.” 먼저 청심음을 주니 이틀 만에 번민과 구역이 그쳤다. 다시 귀비탕을 주고 열흘 동안 네 번 살피니 병이 씻은 듯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