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鄰人李壽昌之妻 , 年四十餘 , 忽患經閉 , 其夫素務農 , 日用頗窘 , 兼無酒德 , 醉後輒加詬厲 , 妻久而鬱結 , 遂成病 。 適夏間陰雨 , 李忽踏泥而至 。 問何為 ? 曰 , 家人病甚 , 擬請診視 , 余問何病 ? 則曰 : 經閉數月矣 , 此時腹中脹痛 , 飲食不下 , 人皆以為蠱 。 請一視之 , 果不可治 , 亦聽之矣 。 問身體腫否 ? 曰 , 不腫 。 乃曰 , 不腫則非蠱也 。 問痛多乎 ? 脹多乎 ? 對曰 : 痛有止時 , 脹則時時如此 , 幾乎大便不利 。 余曰 , 此氣滯礙血也 , 無須診脈 , 但服藥三四付 , 則病癒 。 李曰 : 不如一診 , 較為穩當 。 余曰 : 此病顯而易見 , 何在診脈 , 爾無非願病癒 , 但能病癒 , 何必診也 。 乃處以本事琥珀散(方 : 三棱 、 赤芍 、 劉寄奴 、 丹皮 、 熟地 、 蒲黃 、 當歸 、 官桂 、 菊花 、 莪朮等) , 命服四付 。 李持而去 , 余亦忘之 。 至中秋晚餐無事 , 余巡行田壟間 , 李忽攜鐮自禾黍中出而叩首 , 余驚問何故 ? 對曰 , 內人服君藥一服 , 即胸膈雷鳴下氣而脹減 , 再服之 , 病全失矣 。 余以其病已愈 , 不必再服 , 至今月事不愆 , 飲食壯健 , 真仙方也 。 以農忙未得叩謝 , 茲遇君敢申意也 。 余笑而扶之起 。 說麻問稷 , 日瞑而歸 。
또 이웃 사람 이수창의 아내는 나이가 마흔여 년인데 갑자기 월경이 끊겼다. 남편은 평소 농사를 지어 살림이 몹시 궁핍하였고 술버릇도 나빠서 취하면 곧 욕하고 사납게 대하였다. 아내는 오래도록 울결하다가 마침내 병이 되었다. 마침 여름 장맛비가 내릴 때 이씨가 갑자기 진흙을 밟고 찾아왔다. 무슨 일인지 물으니 “집사람의 병이 심하여 진찰을 청하려 합니다”라고 하였다. 무슨 병인지 물으니 “월경이 끊긴 지 몇 달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배가 불러 오르고 아파 음식을 넘기지 못하니 사람들이 모두 고병이라 합니다. 한번 보아주십시오. 과연 치료할 수 없다면 그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몸이 붓는지 물으니 붓지 않는다고 하기에 “붓지 않으면 고병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아픔이 많은지, 더부룩함이 많은지 물으니 “아픔은 멎을 때가 있으나 더부룩함은 늘 이러하고, 거의 대변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답하였다. 내가 “이는 기가 막혀 혈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진맥할 필요 없이 약을 서너 첩만 먹으면 낫습니다”라고 하니, 이씨가 “한번 진찰하는 것이 더 온당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이 병은 분명하여 쉽게 알 수 있으니 진맥이 무슨 상관입니까. 그대는 병이 낫기를 바랄 뿐이니,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어찌 꼭 진맥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본사호박산(처방: 삼릉·적작약·유기노·목단피·숙지황·포황·당귀·관계·국화·아출 등)을 처방하여 네 첩을 먹게 하였다. 이씨가 받아 갔고 나도 그 일을 잊었다. 중추에 이르러 저녁을 먹은 뒤 일이 없어 밭둑 사이를 거니는데, 이씨가 갑자기 낫을 들고 벼와 기장 사이에서 나와 머리를 조아렸다. 놀라 까닭을 물으니 “아내가 선생의 약을 한 번 먹자 곧 가슴과 횡격막 사이에서 우레 같은 소리가 나고 방귀가 나오면서 더부룩함이 줄었고, 다시 먹으니 병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병이 이미 나았으므로 더 먹일 필요가 없다고 여겼는데, 지금껏 월경이 어김없고 잘 먹으며 튼튼하니 참으로 신선의 처방입니다. 농사일이 바빠 찾아뵙고 감사드리지 못하다가 이제 선생을 만나 감히 뜻을 전합니다”라고 하였다. 나는 웃으며 그를 붙들어 일으켰다. 삼 이야기를 하고 기장 농사를 묻다가 해가 저물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