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醫宗必讀一書有治病不失人情論一條 。 可謂老成練達 , 道盡醫家甘苦 。
의종필독을 읽으니 ‘병을 치료하면서 인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논의’라는 조목이 있었다. 노련하고 통달하여 의가의 달고 쓴 사정을 남김없이 말했다고 할 만하다.
吾鄉張公景夷之弟 , 素短於才 , 在湖南作賈 。 年余而歸 , 益無聊賴 , 兼嗜洋藥 , 一切衣物日用 , 仰給於兄 。 性近侈 , 私累叢集 , 又不恭厥兄 , 終日憒憒抱悶氣 , 食不沾葷 , 而糖飴瓜果之類 , 時不離口 。 辛酉夏因而成疾 , 其兄延余診之 , 六脈平和 , 惟左關滑 , 右關弱 , 乃氣不伸而脾餒候也 。 因投以逍遙散 。 其兄以為頗效 , 而病者不任也 , 乃入城投榮醫者治之 。 榮素迂滯 , 問其形症 , 且恐貨藥無錢 , 遂以病不可為辭焉 。 張歸則涕零如雨 , 其母素溺愛 , 亦以為不復生矣 , 舉家驚啼 。 日詬誶 , 景翁不得已 , 又請余治 , 情辭急迫 , 乃曰 : 榮某以舍弟病為不起 , 請決之 , 如真不可為 , 身後一切好預備也 。 見其景象 , 本不欲診 , 以景翁誠懇相求 。 又診之 , 則脈象如故 。 乃告其家人曰 , 此病此脈 , 萬無不好之理 , 如別生他證 , 余不敢保 , 若單有此病 , 勿藥可愈 , 如有錯誤 , 當抵償也 。 榮某以庸術嚇人 , 勿為所惑 。 景翁頗喜 。 而其弟則大拂意 , 奮袂而出 。 景翁嗟悼再三 , 問何以處 ? 余曰 : 此雖弱冠 , 其心反不如聰明童子 , 但日給錢數十 , 令其遊行自在 , 無拘無束 , 三兩月必無慮矣 。 景翁如言聽之 , 病者日日入城 , 頹然自放 , 不兩月病痊而更胖矣 。 景翁始信余言之不謬 。 即其弟亦自云悔不聽余言 , 致多費也 。 余笑而鄙之 。
우리 고을 장경이 공의 아우는 본디 재주가 부족하여 호남에서 장사를 하였다. 한 해 남짓 만에 돌아와 더욱 의지할 곳이 없었고 양약도 즐겨 먹었으며, 모든 의복과 일상 용품을 형에게 의지하였다. 성품은 사치에 가까워 사사로운 빚이 쌓였고 형에게도 공손하지 않아 종일 흐리멍덩하게 답답한 기분을 품었다. 음식에는 고기를 대지 않았으나 엿과 과일 따위는 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신유년 여름 이로 인하여 병이 되자 형이 나를 불러 진찰하게 하였다. 육맥이 평화롭고 좌관만 활하며 우관이 약하니 기가 펴지지 않고 비가 쇠약한 징후였다. 이에 소요산을 주었다. 형은 제법 효과가 있다고 여겼으나 환자는 받아들이지 않고 성에 들어가 영씨 의사에게 치료를 구하였다. 영씨는 평소 고루하고 막혔는데 증상을 묻고는 약을 팔아도 돈이 없을까 걱정하여 병을 어찌할 수 없다고 핑계 대며 사양하였다. 장씨는 돌아와 눈물을 비처럼 흘렸고, 평소 지나치게 아끼던 어머니도 다시 살지 못할 것이라 여겨 온 집안이 놀라 울었다. 날마다 욕하고 꾸짖으므로 경옹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에게 치료를 청하며 절박한 말로 “영모는 아우가 일어나지 못할 병이라 하니 판단해주십시오. 참으로 어찌할 수 없다면 사후의 모든 일을 미리 준비해야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광경을 보고 본디 진찰하고 싶지 않았으나 경옹이 간절하게 청하기에 다시 보니 맥은 여전하였다. 집안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병과 이 맥이라면 만에 하나도 좋아지지 않을 이치가 없습니다. 다른 증상이 새로 생기면 제가 보장할 수 없지만 이 병뿐이라면 약 없이도 낫습니다. 잘못되면 제가 배상하겠습니다. 영모가 서투른 의술로 사람을 겁주었으니 미혹되지 마십시오.” 경옹은 매우 기뻐하였으나 아우는 크게 뜻에 어긋나 소매를 떨치고 나갔다. 경옹이 거듭 탄식하며 어찌 대처할지 물었다. 내가 “이 사람은 비록 약관이지만 마음은 도리어 총명한 어린아이만도 못합니다. 날마다 돈 수십 문을 주어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하고 얽매거나 구속하지 않으면 두세 달 안에 반드시 걱정이 없어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경옹이 말대로 두었더니 환자는 날마다 성에 들어가 풀어져 마음대로 지냈고, 두 달도 되지 않아 병이 낫고 더욱 살쪘다. 경옹은 비로소 내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믿었다. 아우도 내 말을 듣지 않아 돈을 많이 쓴 것을 후회한다고 스스로 말하였다. 나는 웃으며 그를 낮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