里中王云集夫婦 , 習天主教 , 精於技藝 , 大而土木之工 , 小而鐘錶之細 , 以致裁衣治膳 , 騎射技擊之術無不通 , 亦無不精也 。 而清貧如冼 , 夫婦誦經奉佛 , 意氣淡泊 , 鄉黨皆敬之 。 壬戊春 , 得腦後疼 , 起臥不敢轉側 , 動則如針刺 。 請王槐堂茂才治之 , 以為風也 , 散之不效 , 乃邀余治 。 診其六脈浮滑 , 兩寸俱出魚際者半寸 。 告曰 , 此痰厥頭痛 , 非外感也 。 甚則為剛痙 , 必至角弓反張 , 身體強直 ; 緩則半身不遂 , 口眼歪斜 , 實大症也 。 止頭痛 , 極易事 , 但此病須服藥數十付 , 乃除根 。 不然疼雖止 , 將復發 。 王以貧辭 , 乃曰 : 但能止頭痛則舉動自如 , 余聽之可也 。 乃示以東垣通氣太陽湯(柴胡 、 升麻 、 黃耆各一錢 , 防風 、 羌活 、 陳皮 、 人參 、 甘草各五分 , 槁木 、 青皮各三分 , 黃柏一分 , 白豆蔻仁二分)二服 , 痛果減 , 遣人告余 , 擬余易方 , 余曰 , 方無可易 , 但服至五六付 , 痛全止矣 。 王遵之 , 痛遂已 。 其妻勸其再治 , 其夫苦無藥資 , 遂止 。 余近聞其手足遲重 , 飲食不思 , 且皮膚疼痛不自覺 。 噫 ! 貧人獲此大病 , 若跌撲而痰壅以死 , 猶為了當 , 不然恐沉綿床褥 , 累月經年 , 其罪狀有不可以言語者 , 傷哉貧也 。
마을의 왕운집 부부는 천주교를 믿고 기예에 정통하여 크게는 토목 공사부터 작게는 시계의 정밀한 일, 나아가 옷을 짓고 음식을 마련하며 말 타고 활 쏘고 무술을 쓰는 것까지 통하지 않는 것이 없고 정교하지 않은 것도 없었다. 그러나 씻은 듯 가난하였으며 부부가 경전을 외우고 부처를 받들며 뜻과 기상이 담박하여 마을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였다. 임무년 봄 뒤통수가 아파 일어나거나 누울 때 감히 몸을 돌리지 못하고 움직이면 바늘로 찌르는 듯하였다. 왕괴당 무재에게 치료를 청하였더니 풍이라 여겨 발산시켰으나 효과가 없어 나에게 치료를 청하였다. 육맥을 진찰하니 부활하고 양쪽 촌맥이 모두 어제까지 반 치 넘어 나와 있었다. 내가 말하였다. “이는 담궐두통이지 외감이 아닙니다. 심하면 강경이 되어 반드시 각궁반장과 몸의 강직에 이르고, 느리면 반신불수와 구안와사가 되니 참으로 큰 병입니다. 두통을 멎게 하는 것은 매우 쉽지만 이 병은 약을 수십 첩 먹어야 뿌리가 없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통증이 멎어도 다시 발작할 것입니다.” 왕씨는 가난하다며 사양하고 “두통만 멎으면 움직임이 자유로워질 것이니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동원의 통기태양탕(시호·승마·황기 각 1돈, 방풍·강활·진피·인삼·감초 각 5푼, 고목·청피 각 3푼, 황백 1푼, 백두구인 2푼)을 알려주었다. 두 번 먹자 과연 통증이 줄어 사람을 보내 나에게 알리며 처방을 바꾸어달라고 하였다. 내가 “처방은 바꿀 것이 없으며 다섯여섯 첩까지 먹으면 통증이 완전히 멎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씨가 따르니 통증이 마침내 멎었다. 아내가 더 치료하라고 권하였으나 남편은 약값이 없는 것을 괴로워하여 그만두었다. 근래 들으니 손발이 둔하고 무거우며 음식 생각이 없고 피부가 아픈 것도 스스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아, 가난한 사람이 이 큰 병을 얻었으니, 만약 넘어져 담이 막혀 죽는다면 오히려 일이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상에서 달과 해를 넘기며 오래 앓을까 두렵다. 그 고통의 형상은 말로 다 할 수 없으니 가난함이 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