診脈如審案

昔人謂用藥如用兵 , 余嘗謂診脈如審案 。 其微言妙旨 , 前輩論之詳矣 。 惟仕才先生四言要訣 , 簡明切當 。 其云 : 四時之脈 , 胃氣為本 , 尤為診家要著 。 蓋胃氣者 , 脈之神也 。 所謂神者 , 極力形容而總歸之曰有力 。 竊謂有力二字 , 尚不足盡神字之義 。 蓋有力而兼活動 , 不疾不徐 , 不軟不硬 , 方是如春風弱柳氣象 。 本此參之 , 百不失一 。 審時 , 有正兇 , 有佐證 , 有致事之由 , 有受害之所 , 有連坐 , 有掛誣 。 審之既確 , 而刑罰之輕重隨之 。 姑就一端言之 , 如脾濕停痰一證 , 脈必沉滑 。 則沉滑者 , 正兇也 。 而脾濕必便難 , 停痰必減食 , 此佐證也 。 濕或飲水過多則兼弦 , 勞倦思慮則兼弱 , 此致事之由也 。 或因濕而泄瀉 , 或因痰而咳嗽 , 則泄瀉者 , 右尺必虛 ; 咳嗽者 , 右寸亦滑 , 此連坐也 。 且脾濕者 , 飲食不能健運 , 精液必致不充 , 則左尺必澀 , 此掛誣也 。 但識定正兇 , 健脾銷痰 , 病皆自己 。 若治泄瀉而止之 , 治咳嗽而清之 , 則拋卻正兇 , 誅伐無過 , 必至不能治病 , 而反增他病也 。 故用藥不過古人成方數十 , 傳之於世 , 而用之或效或不效者 , 非筆下之憒憒 , 實指下之未了了也 。
옛사람은 약을 쓰는 것이 군사를 쓰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나는 일찍이 진맥이 사건을 심리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그 미묘한 말과 깊은 뜻은 선배들이 상세히 논하였다. 다만 사재 선생의 사언요결이 간명하고 절실하며 적절하다. 그 가운데 “사계절의 맥은 위기를 근본으로 삼는다”라고 한 것은 특히 진맥하는 사람의 요점이다. 위기는 맥의 신이다. 이른바 신이라는 것을 힘껏 형용하다가 결국 힘이 있다고 요약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힘이 있다’라는 말로도 신의 뜻을 다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힘이 있으면서 움직임이 활발하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아야 비로소 봄바람 속 가는 버들과 같은 기상이다. 이를 근본으로 참작하면 백에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진범이 있고 보조 증거가 있으며 사건을 일으킨 원인과 피해를 받은 곳이 있고 연좌와 억울하게 걸린 경우가 있다. 심리가 확실해지면 형벌의 경중도 그에 따른다. 우선 한 가지를 말하자면 비습으로 담이 정체된 증상은 맥이 반드시 침활하니, 침활이 진범이다. 비습이면 반드시 대변을 보기 어렵고 담이 정체되면 반드시 먹는 양이 줄어드니 이것은 보조 증거이다. 습이 물을 너무 많이 마신 데서 생겼으면 현맥을 겸하고, 노권과 사려에서 생겼으면 약맥을 겸하니 이것은 사건을 일으킨 원인이다. 습 때문에 설사하거나 담 때문에 기침하는 경우, 설사하면 우척이 반드시 허하고 기침하면 우촌도 활하니 이것은 연좌이다. 또 비습이 있으면 음식을 잘 운화하지 못하고 정액이 반드시 충실하지 못하여 좌척이 반드시 삽하니 이것은 억울하게 걸린 경우이다. 다만 진범을 확실히 알아 비를 튼튼하게 하고 담을 삭이면 병은 모두 저절로 낫는다. 설사를 다스린다며 멎게 하고 기침을 다스린다며 청하게 하면 진범을 버려두고 죄 없는 것을 치는 것이므로 반드시 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도리어 다른 병을 더하게 된다. 그러므로 쓰는 약은 세상에 전해지는 옛사람의 완성된 처방 수십 가지에 지나지 않으나, 써서 효과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은 붓 아래가 흐리멍덩해서가 아니라 참으로 손가락 아래가 명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吾嘗謂診脈 , 須合三部十二臟腑 , 參考而斟酌之 , 方有定見 。 若診寸而忘尺 , 診右而忘左 ; 滑則治其痰 , 數則去其火 , 雖有小效 , 亦難去病 , 況審之不清 , 而未必效乎 。 俟高明斟酌之 。
나는 늘 진맥할 때 삼부와 열두 장부를 합하여 참고하고 헤아려야 비로소 확실한 견해가 생긴다고 말하였다. 촌을 진찰하면서 척을 잊고 오른쪽을 진찰하면서 왼쪽을 잊거나, 활하면 담만 치료하고 삭하면 화만 없애면 작은 효험은 있어도 병을 없애기는 어렵다. 하물며 살피는 것이 분명하지 않아 반드시 효험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 경우야 어떠하겠는가. 고명한 분들이 헤아려주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