陰虛內熱身面皆赤

星槎侍禦之女 , 年十三 , 能讀葩經 、 四子書 , 唐詩古文 , 略皆上口 。 寫畫亦頗有法度 。 星槎愛如拱璧 。 乙卯夏 , 偶患發熱 , 身面皆赤 。 延醫視之 , 或曰瘟疫也 , 用藿香正氣散 ; 或曰過食生冷 , 陽鬱於脾也 , 用散火湯 ; 或曰中暑 , 用香薷飲 ; 或曰實火 , 用承氣湯 、 天水散 , 而皆不效 。 急遣紀綱迎余 。 問曰 : 頭痛乎 ? 曰否 , 然則非瘟疫也 。 問腹痛吐瀉乎 ? 曰否 , 然則非中暑也 。 問捫之炙手乎 ? 曰否 。 然則非脾鬱也 ; 問煩渴出汗乎 ? 曰否 , 然則非實火也 。 余曰 : 既無此數者 , 必午後轉甚也 。 曰然 。 且眼黑耳鳴也 。 曰然 。 且口乾咽痛也 。 曰然 。 星槎驚曰 : 尚未診脈 , 何瞭若指掌如是 。 余曰 : 此為陰虛內熱 , 既非彼 , 則在此 。 症如是 , 脈必沉數 , 不必診也 。 投以大劑歸芍地黃湯 , 加生地 、 蟬蛻 。 二服而愈 。 星槎謝曰 : 他人診脈 , 移時不放 , 立方之際 , 不勝遲疑 , 君寥寥數語 , 所見如是其捷 , 奏效如是其速 , 非絕頊聰明曷有此哉 ! 余謝過獎 。
성사 시어의 딸은 나이 열셋으로 《파경》과 사자서·당시·고문을 읽을 수 있었고 대략 모두 입에 익었으며 글씨와 그림도 자못 법도가 있었다. 성사는 공벽처럼 사랑하였다. 을묘년 여름 우연히 발열하여 몸과 얼굴이 모두 붉었다. 의사를 불러 보니 혹 온역이라 하여 곽향정기산을 썼고, 혹 날것과 찬 것을 지나치게 먹어 양이 비에 울체하였다고 하여 산화탕을 썼으며, 혹 중서라 하여 향유음을 썼고, 혹 실화라 하여 승기탕·천수산을 썼으나 모두 효험이 없었다. 급히 집사를 보내 나를 맞아 오게 하였다. “머리가 아픕니까?”라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여, 그렇다면 온역이 아니라고 하였다. “배가 아프고 토하며 설사합니까?”라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여, 그렇다면 중서가 아니라고 하였다. “만지면 손이 데일 듯합니까?”라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여, 그렇다면 비울이 아니라고 하였다. “번갈하고 땀이 납니까?”라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여, 그렇다면 실화가 아니라고 하였다. 내가 “이 몇 가지가 없으면 반드시 오후에 더욱 심해지겠군요”라고 하니 그렇다고 하였다. “또 눈앞이 캄캄하고 귀가 울겠군요”라고 하니 그렇다고 하였다. “또 입이 마르고 목구멍이 아프겠군요”라고 하니 그렇다고 하였다. 성사가 놀라 “아직 맥을 진찰하지 않았는데 어찌 이처럼 손바닥을 가리키듯 분명합니까?”라고 하였다. 내가 “이는 음허내열이니 저것이 아니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증이 이와 같으면 맥은 반드시 침수하므로 진찰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귀작지황탕을 많은 양으로 투여하고 생지황·선퇴를 더하였다. 두 번 복용하자 나았다. 성사가 감사하며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맥을 진찰할 때 오랫동안 놓지 않고 처방을 세울 때에도 끝없이 망설이는데, 그대는 몇 마디 말로 소견이 이처럼 빠르고 효험도 이처럼 신속하니 절욱(絕頊)한 총명이 아니면 어찌 이러하겠습니까!” 나는 지나친 칭찬이라고 사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