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六 , 里中人 , 遺其名 。 一日腹痛欲絕 , 強步至門 , 跪求余治 。 余曰 : 何忽得此疾 ? 泣訴曰 , 昨日吃蓧麵條半大碗 , 飯罷入瓜田渴甚 , 飲涼水二碗 , 歸家則腹痛作矣 。 胸中如碗鼓甚 , 按之如刺 。 余曰 , 此食積也 。 但汝胸中如石塞竇無隙可通 , 用藥治之 , 恐藥弱而病強 , 攻之不破也 。 痛者曰 : 然則聽之乎 。 余曰 , 爾欲病癒 , 須遣人扶掖 , 在田野中 , 往返疾行數百步乃可 , 病者辭以不能 。 余曰 , 不能則難治也 。 再三苦求 , 乃以大劑承氣湯加麥芽 , 檳榔疏之 。 告曰 , 三服乃可 。 病者歸 , 初服而胸中如墜 , 二服後下氣暴作 , 急如 厠, 則如桶脫底 , 胸腹空虛 , 負耒而耕矣 。
흑육은 마을 사람인데 이름은 잊었다. 하루는 배가 아파 죽을 듯한데도 억지로 걸어 문에 와서 무릎 꿇고 치료를 청하였다. 내가 어찌 갑자기 이 병을 얻었느냐고 물으니 울며 말하였다. “어제 유면 국수를 큰 사발로 반쯤 먹고 참외밭에 들어갔다가 목이 몹시 말라 찬물 두 사발을 마셨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복통이 생겼습니다. 가슴속에 사발 같은 것이 몹시 부풀어 있고 누르면 찌르는 듯합니다.” 내가 말하였다. “이는 식적이다. 다만 가슴속이 돌로 구멍을 막은 듯하여 통할 틈이 없으니, 약으로 치료해도 약은 약하고 병은 강하여 공격해 뚫지 못할까 염려된다.” 환자가 그렇다면 내버려 두느냐고 하였다. 내가 말하였다. “병이 낫고자 하면 사람에게 부축하게 하여 들에서 수백 보를 빠르게 오가야 한다.” 환자가 할 수 없다며 사양하자 나는 할 수 없으면 치료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거듭 간절히 청하여 승기탕을 대제로 쓰고 맥아·빈랑을 더해 소통시키며 세 번 먹어야 한다고 일렀다. 환자가 돌아가 처음 먹자 가슴속이 내려앉는 듯하였고, 두 번째 먹은 뒤에는 방귀가 크게 나와 급히 뒷간에 가니 통의 밑이 빠지듯 쏟아졌다. 가슴과 배가 비어 쟁기를 지고 밭을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