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集・卷七習醫規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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隆慶辛未冬,盧子廷和、何子明善、李子星、侄時思,相聚一堂而請曰∶《入門》書已成帙,可無規格以習之乎?
융경 신미년 겨울, 노자정화, 하자명선, 이자성, 조카 시사가 한자리에 모여 물었다. '《입문》 책이 이미 완성되었는데, 익히기 위한 규격이 없을까요?'
予曰∶醫司人命,非質實而無僞,性靜而有恆,真知陰功之趣者,未可輕易以習醫。
내가 말했다. '의술은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것이니, 진실되고 거짓이 없으며, 성품이 고요하고 끈기가 있어, 진정으로 음덕의 취향을 아는 자가 아니면 쉽게 의술을 익히려 해서는 안 된다.'
志既立矣,卻可商量用工。
의지가 이미 섰다면, 그제야 공부하는 방법을 의논할 수 있다.
每早對《先天圖》靜坐,玩讀《孝經》、《論語》、國小;大有資力者,次及全部《四書》、古《易》白文及《書經》、《洪範》《無逸》、《堯典》。(理會大意,不必強記。)
매일 아침 《선천도》를 대하고 조용히 앉아, 《효경》, 《논어》, 《국소》를 읽으며 즐기고, 큰 재력이 있는 자는 다음으로 《사서》 전부, 고《역》의 백문, 그리고 《서경》의 《홍범》, 《무일》, 《요전》을 읽는다. (대의를 이해하면 되며, 억지로 외울 필요는 없다.)
蓋醫出於儒,非讀書明理,終是庸俗昏昧,不能疏通變化。
대체로 의술은 유학에서 나왔으니, 책을 읽고 이치를 밝히지 않으면 끝내 속되고 어두워져, 변화에 통달할 수 없다.
每午將《入門》大字從頭至尾,逐段誦讀,必一字不遺;若出諸口。(如欲專小科,則亦不可不讀大科;欲專外科,亦不可不讀內科。蓋因此識彼則有之,未有通於彼而塞於此者。惟經涉淺深生熟,故有分科不同。)
매일 오후에는 《입문》의 큰 글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절마다 읽되, 반드시 한 글자도 빠뜨리지 말고, 마치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해야 한다. (만약 소과에 전공하려면 대과를 읽지 않을 수 없고, 외과에 전공하려면 내과를 읽지 않을 수 없다. 대체로 이것으로 저것을 알 수는 있지만, 저것에 통달하고 이것에 막히는 경우는 없다. 다만 경험의 깊이와 생숙함에 따라 분과가 다를 뿐이다.)
熟讀後,潛思默想,究竟其間意義。稍有疑難,檢閱古今名家方書,以廣聞見;或就有德高明之士,委曲請問。
숙독한 후,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여 그 안의 의미를 궁구한다. 약간의 의문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고금의 명가의 방서를 검열하여 보고 들음을 넓히고, 혹은 덕이 높고 명철한 선비에게 가서 자세히 묻는다.
陶節庵雲∶但不與俗人言耳。
도절암이 말했다. '다만 속인과는 말하지 않을 뿐이다.'
蓋方藥而外於《本草》,理趣而外於《素》、《難》及張、劉、李、朱。縱有小方捷法,終不是大家數,慎不可爲其誣惑。
대체로 방약은 《본초》를 벗어나지 않으며, 이치는 《소》, 《난》 및 장, 유, 이, 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비록 작은 방편이나 빠른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끝내 대가의 수준은 아니니, 삼가 그들의 속임수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入門》書既融會貫通,而後可成一小醫。
《입문》 책을 이미 융회관통한 후에야 비로소 작은 의사가 될 수 있다.
愈加靜坐,玩讀儒書,稍知陰陽消長,以己驗人,由親及疏,自料作車於室,天下合轍,然後可以應人之求。
더욱 조용히 앉아, 유학 책을 읽으며 즐기고, 음양의 소장을 조금이라도 알면, 자신으로 남을 검증하고, 가까운 이에서부터 먼 이에게로 미루어, 스스로 방 안에서 수레를 만들어도 천하의 수레바퀴와 맞출 수 있게 되면, 그제야 사람들의 요구에 응할 수 있다.
及其行持,尤不可無定規,每五鼓清心靜坐,及早起仍玩儒書一二,以雪心源。(時時不失平旦之氣爲妙。)
그의 행실에는 특히 규칙이 없어서는 안 되며, 매일 새벽에 마음을 가다듬고 조용히 앉아 있으며, 일찍 일어나서도 유교 서적을 읽어 마음의 근원을 맑게 한다. (항상 새벽의 기운을 잃지 않는 것이 좋다.)
及其爲人診視,先問證起何日,從頭至足,照根據傷寒初證、雜證及內外傷辨法,逐一詳問。
그리고 사람을 진찰할 때는 먼저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한 초기 증상, 잡증 및 내외상 변별법에 따라 하나하나 자세히 묻는다.
證雖重而門類明白者,不須診脈,亦可議方∶證雖輕而題目未定者,必須仔細察脈。
증상이 비록 심하지만 분류가 명확한 경우에는 맥을 진찰하지 않아도 처방을 논의할 수 있다. 증상이 비록 가볍지만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반드시 맥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男必先左後右,女必先右後左,所以順陰陽升降也。)
(남자는 반드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여자는 반드시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진찰하여 음양의 상승과 하강을 순응시킨다.)
先單看以知各經隱曲,次總看以決虛實死生。
먼저 각 경락의 은밀한 부분을 알아내기 위해 단독으로 보고, 다음으로 총체적으로 보아 허실과 생사를 결정한다.
既診後對病家言必以實,或虛或實,可治、易治、難治,說出幾分證候,以驗自己精神;如有察未及者,直令幫助,不可牽強文飾,務宜從容擬議,不可急迫激切,以致恐嚇,如診婦女,須託其至親,先問證色與舌及所飲食,然後隨其所便,或證重而就牀隔帳診之,或證輕而就門隔帷診之,亦必以薄紗罩手。(貧家不便,醫者自袖薄紗。)寡婦室女,愈加敬謹,此非小節。
진찰 후에는 환자에게 반드시 사실대로 말하며, 허증인지 실증인지, 치료 가능한지, 쉽게 치료할 수 있는지, 치료하기 어려운지를 말하고, 몇 가지 증상을 말하여 자신의 정신을 검증한다. 만약 관찰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직접 도움을 청하며, 억지로 꾸미지 말고 반드시 여유롭게 논의해야 하며, 급박하게 하여 환자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 여성을 진찰할 때는 그녀의 가까운 친척을 통해 먼저 증상, 얼굴색, 혀 및 먹은 것을 묻고, 그 후 그녀의 편의에 따라 증상이 심하면 침대에 누워 장막을 사이에 두고 진찰하고, 증상이 가벼우면 문 앞에 앉아 장막을 사이에 두고 진찰하며, 반드시 얇은 비단으로 손을 가린다. (가난한 집에서는 편의가 없으므로 의사가 직접 얇은 비단을 소매에 넣어둔다.) 과부와 처녀는 더욱 공경하고 조심해야 하며, 이는 사소한 일이 아니다.
及其論病,須明白開諭辨折,斷其爲內傷外感,或屬雜病,或屬陰虛,或內傷而兼外感幾分,或外感而兼內傷幾分。
그리고 병을 논의할 때는 명확하게 설명하고 분석하여 내상인지 외감인지, 혹은 잡병인지, 음허인지, 내상이면서 외감이 몇 분인지, 외감이면서 내상이 몇 분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論方據脈下所定,不可少有隱祕,根據古成法,參酌時宜、年紀與所處順逆及曾服某藥否。(女人經水胎產,男子房室勞逸。)雖本於古而不泥於古,真如見其臟腑,然後此心無疑於人,亦不枉誤。
처방을 논의할 때는 맥진에 따라 결정하며, 조금도 숨기지 말고 고전의 성법에 따라 시의에 맞게, 나이와 처한 상황의 순역 및 이전에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를 참고한다. (여자의 경우 생리, 태아, 출산, 남자의 경우 방실과 노역을 고려한다.) 비록 고전에 근거하지만 고전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그 장부를 보는 것처럼 하여야 이 마음이 사람에게 의심을 품지 않으며, 또한 헛되이 잘못되지 않는다.
用藥之際,尤宜仔細。
약을 사용할 때는 특히 더욱 주의해야 한다.
(某經病,以某藥爲君,某爲監製,某爲引使。)
어떤 경맥의 병에는 어떤 약을 주약으로 하고, 어떤 약을 감제로 하며, 어떤 약을 인사로 한다.
丸劑料本當出自醫家,庶乎新陳炮炙,一一合則。況緊急丸散,豈病家所能卒辦?但有病家必欲自制者,聽其意向,須根據《本草》注下古法修合,不可逞巧以傷藥力。
환제의 재료는 원래 의가에서 나와야 하며, 새것과 오래된 것의 포제법을 하나하나 맞추어야 한다. 하물며 긴급한 환산은 병자가 갑자기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병자가 반드시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의향을 따르되, 《본초》에 주석으로 내려진 고법에 따라 제조해야 하며, 재주를 부려 약의 효력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病機稍有疑滯,而藥不甚效者,姑待五鼓靜坐,潛心推究其源,再爲診察改方,必無不愈。
병기가 약간 의심스럽고 막혀 있어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잠시 새벽에 조용히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근원을 추구한 후, 다시 진찰하여 처방을 고치면 반드시 낫지 않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治病既愈,亦醫家分內事也。縱守清素,藉此治生,亦不可過取重索,但當聽其所酬。如病家亦貧,一毫不取,尤見其仁且廉也。
병을 치료하여 이미 나은 것도 의가의 분내사이다. 비록 청빈함을 지키며 이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간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거나 무거운 대가를 청해서는 안 되며, 다만 그가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 만약 병자도 가난한 경우에는 한 푼도 받지 않는 것이 더욱 인자하고 청렴함을 보이는 것이다.
蓋人不能報,天必報之,如是而立心,而術有不明不行者哉!
대저 사람이 보답하지 못하더라도 하늘은 반드시 보답할 것이니, 이와 같이 마음을 세우면 술이 밝지 않고 행해지지 않음이 있겠는가!
明善又進而言曰∶先生之教悉矣,但不識某等業可以成次否?
명선이 또 나아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가르침은 자세하지만, 저희들의 업이 차례를 이룰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曰∶子皆故家業儒,又多精明警敏,他日大有所悟。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옛 집안의 유업을 이어받은 유자이며, 또 많이 정명하고 경민하니, 후일에 크게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煩將《素問》、《本草》、並《東垣十書》、劉河間《原病式》,刪繁校正;更賴四方賢哲,將前經書本草,合爲醫學大全,古今方論,愁皆附入,或作箋註,然後醫書儒籍並明於昭代,亦不負爲中土之人也。
《소문》, 《본초》, 그리고 《동원십서》, 유하간의 《원병식》을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번잡한 것을 삭제하고 교정하라; 더욱이 사방의 현철에 힘입어 앞의 경서와 본초를 합쳐 의학대전을 만들고, 고금의 방론을 모두 부록으로 넣거나 주석을 달아, 그런 후에 의서와 유적이 함께 밝은 시대에 빛나게 하면, 또한 중토의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明善曰∶有見而後可以着書,小子能知《入門》足矣。
명선이 말하였다: 깨달음이 있어야 책을 쓸 수 있는데, 저는 《입문》을 알면 족합니다.
曰∶《入門》不過《快捷方式》之類耳。況集書與着書不同,如張、劉、李、朱發前人未發,乃獨得之見,真可愛而可傳也。若某所集,不過古人陳言而類次之耳。
말하였다: 《입문》은 《快捷方式》과 같은 것일 뿐이다. 하물며 책을 모으는 것과 책을 쓰는 것은 다른데, 장, 유, 이, 주가 전인이 발표하지 않은 것을 발표한 것은 독특한 견해로, 진실로 사랑할 만하고 전할 만하다. 만약 내가 모은 것은 다만 옛 사람의 진부한 말을 분류한 것일 뿐이다.
放下筆墨,己不識其中意義者有之;若任爲己見,冒負虛名,深可慚懼!
붓과 먹을 내려놓고도 스스로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자신의 견해로 여기며 허명을 떠맡는다면 매우 부끄럽고 두렵다!
況病骨棱層,未嘗見諸躬行。
하물며 병든 뼈가 삐쭉삐쭉한 자가 직접 실행해 본 적이 없다.
唯一念好生,欲與同志共守內外門戶,不致差謬太甚耳。
오직 생명을 아끼는 한 마음으로 동지들과 함께 내외의 문호를 지켜 너무 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若必欲知之真而行之熟,惟子與盧友尚其勉之。
만약 반드시 진리를 알고 그것을 실행하는 데 능숙해지고 싶다면, 오직 그대와 노우(盧友)가 힘써야 할 것이다.
盧子又進而言曰∶藹質弱且鈍,敢丐一言爲約,曰∶不欺而已矣。
노자(盧子)가 또 나아가 말하길, '나는 천성이 약하고 둔하니 감히 한 마디 말을 요약하자면, 속이지 않는 것뿐이다.'라고 하였다.
讀《入門》書,而不從頭至尾靈精熟得一方一論,而便謂能醫者,欺也;
《입문》을 읽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을 집중하여 한 가지 처방이나 논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서도 능히 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熟讀而不思悟融會貫通者,欺也;
열심히 읽고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융회관통하지 못하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悟後而不早起靜坐調息,以爲診視之地者,欺也,
깨달은 후에도 일찍 일어나 조용히 앉아 호흡을 조절하며 진찰할 마음을 갖추지 않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診脈而不以實告者,欺也;
진맥하고도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論方用藥。潦草而不精詳者,欺也!(蓋不患醫之無利,特患醫之不明耳。)
처방을 논하고 약을 사용함에 성의 없이 대충하고 정밀하게 하지 않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대개 의술이 이로움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오직 의술이 밝지 못한 것을 걱정할 뿐이다.)
病癒後而希望貪求,不脫市井風味者,欺也!
병이 나은 후에도 욕심을 부리고 탐내며 시속의 풍취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
屢用屢驗,而心有所得,不纂集以補報天地,公於人人者,亦欺也。
여러 번 사용하고 검증하여 마음속에 얻은 바가 있으면서도 이를 편집하여 천지에 보답하지 않고 모든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 것도 속이는 것이다.
欺則良知日以蔽塞,而醫道終失;不欺則良知日益發揚,而醫道愈昌。
속이면 양심이 날로 막히고 의도(醫道)는 결국 잃게 된다. 속이지 않으면 양심이 날로 발양되고 의도는 더욱 융성해진다.
欺不欺之間,非人之所能與也。
속이느냐 속이지 않느냐는 사이에 있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明善乃相率而拜曰∶敢不矢心立志,以承先生之德教哉?
명선(明善)은 이에 서로 이끌려 절하며 말하길, '감히 마음을 다해 뜻을 세워 선생의 덕교를 이어받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於是袖盧子錄稿之半,以歸於建寧,而託時思繪寫校正,將以傳於通家楊子幹、子柱,餘子允龍,李子HT,並親友之相信者雲。
이에 노자의 기록 원고 절반을 소매에 넣고 건녕(建寧)으로 돌아가, 시사(時思)에게 부탁하여 그림을 그리고 교정을 하여, 통가(通家)의 양자간(楊子幹), 자주(子柱), 여자윤룡(餘子允龍), 이자HT(李子HT) 및 믿을 수 있는 친구들에게 전하게 하였다.
時己卯仲春稿也。x萬曆庚辰仲春初吉南豐健齋李梃謹書。x。
이때는 기묘년(己卯年) 중춘(仲春)의 원고이다. 만력 경진년(萬曆庚辰年) 중춘 초길(初吉) 남풍(南豐) 건재(健齋) 이정(李梃)은 삼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