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人云 : 不為良相 , 即為良醫 。 誠以濟人為急 。 相之良 、 則安天下 , 醫之良 、 則自鄉而國 , 罔不獲濟 。 雖隱與顯有殊 , 而名聞於一時 , 眼前收效 , 是亦君子之所用心而不敢忽也 。 第操是術者 , 非探其奧窈 , 有以洞見肺腑 , 詎可輕為嘗試 ! 此予少時曾讀 《 靈蘭 》, 驚深淵浮雲之喻 , 遽為卻步望洋之嘆 , 有不類河伯初時之溟涬也哉 ! 程君鍾齡 , 原字山齡 , 資分高 , 搜討富 , 攻舉子業 , 有聲庠序 。 乃以家貧善養為務 , 問取岐黃書 , 尋繹往復 。 又於張 、 劉 、 李 、 朱四大家 , 貫穿融會 , 一編入手 , 必有所折中 , 不從門面語掩飾時人之耳目 。 由是出而問世 , 踵門者無虛日 , 經年累月 , 每為遠地作信宿客 , 凡有來者 , 多叩門而返 。 自憾無廣長舌 , 化百千身 , 以應人之求也 。 爰著 《 醫學心悟 》 一書 , 授之生徒 。 所言悉有根柢 , 而筆又足以達之 , 故四方從遊者日益進 。 嘗語門弟子曰 : 一壺冰 , 三斛火 , 只在用之適其宜耳 。 然而上工治未病 , 中工治已病 。 昔醫緩兄弟三人 , 其二兄治病 , 治於未形 , 雖名不聞於諸侯 , 而所學益大 。 書中百誤歌以及人參果等篇 , 是又在醫方之外 , 弭忠於未萌 , 而兼為保生計 , 非迂談也 。 一日所獲之錢 , 多合膏散 , 任人取攜 , 投之輒效 。 窮鄉得此 , 有一服而兩人分飲取驗者 。 膏去風毒及百病 , 凡有患處 , 貼膚而消除者 , 嘖嘖有言 。 此豈虛聲動人之聽聞哉 ! 頻年以來 , 錢到即散 , 總為此事著力 , 視昔之崔世明 、 李慶嗣不少讓 。 診視之際 , 不論貧富貴賤 , 咸細心處治 , 審症必詳 , 用藥必當 。 眼光所到 , 四面流通 , 無非實地濟人之心 , 所著方書 , 抄閱者眾 。 君虞其不廣及也 , 乃付之剞劂 , 以公同志 。 寧不與調和燮理者 , 均稱其職 , 而無憾也乎 ! 君曰 : 書成之後 , 一擔稍釋 , 我無復內顧矣 。 予猶以為不然 , 古之仁聖高賢 , 盡屬救世 , 實地工夫 , 盡有著落 。 當前利益 , 非為空言 , 由親及疏 , 由近及遠 , 君有以自見矣 , 無事他適也 。 至其書之精意 , 愧非越人 , 難窺底裡 , 亦不過從傍覘君之用心與觀其所行而質言之 , 以俟世之識者 , 共相鑑賞而已 。 是為序 。
옛사람은 “훌륭한 재상이 되지 못하면 훌륭한 의사가 되라.”고 하였다. 참으로 사람을 구제하는 일을 급선무로 여겼기 때문이다. 재상이 훌륭하면 천하를 편안하게 하고, 의사가 훌륭하면 고을에서 나라에 이르기까지 구제받지 못하는 이가 없다. 비록 숨어 지내는 것과 드러나 벼슬하는 것은 다르지만, 이름이 한 시대에 알려지고 눈앞에서 효과를 거두니, 이 또한 군자가 마음을 쓰고 감히 소홀히 하지 않는 일이다. 다만 이 의술을 행하는 사람이 그 깊고 오묘한 이치를 탐구하여 폐부를 꿰뚫어 볼 수 있지 않다면, 어찌 가볍게 시험해 볼 수 있겠는가! 내가 젊었을 때 일찍이 『영란』을 읽고 깊은 못과 뜬구름의 비유에 놀라 곧 발걸음을 멈추고 큰 바다를 바라보는 탄식을 했던 것도, 처음의 하백처럼 어리석고 아득했던 것과 다르지 않지 않은가!
정군 종령은 본래 자가 산령으로, 타고난 자질이 높고 널리 찾아 연구한 것이 많아 과거 공부를 하면서 학교에서 명성이 있었다. 그런데 집이 가난하여 부모를 잘 봉양하는 데 힘쓰고자 기황의 의서를 구하여 거듭 탐구하였다. 또 장씨·유씨·이씨·주씨 사대가의 학설을 꿰뚫어 융합하였으며, 책 한 편을 손에 넣으면 반드시 절충하는 바가 있었고 겉치레하는 말로 당시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지 않았다. 이로부터 세상에 나와 의술을 펼치니 문을 찾아오는 이가 없는 날이 없었다. 해와 달이 쌓이는 동안 늘 먼 곳에 가서 이틀 밤을 묵는 나그네가 되었기에, 찾아온 사람들은 대개 문을 두드렸다가 돌아갔다. 그는 넓고 긴 혀를 갖추고 수백 수천의 몸으로 나뉘어 사람들의 요청에 응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한스럽게 여겼다.
이에 『의학심오』라는 책을 지어 제자들에게 주었다. 말한 것은 모두 근거가 있고 문장 또한 그 뜻을 충분히 전달하였으므로 사방에서 찾아와 배우는 사람이 날로 늘었다. 일찍이 문하의 제자들에게 “얼음 한 병과 불 석 곡은 다만 알맞게 쓰는 데 달려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뛰어난 의사는 아직 병들지 않은 것을 다스리고, 보통 의사는 이미 생긴 병을 다스린다. 옛날 의완 형제 세 사람 가운데 두 형은 병의 형태가 드러나기 전에 치료하였으니, 비록 이름이 제후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어도 그 학문은 더욱 컸다. 책 가운데 「백오가」와 「인삼과」 등의 편은 의방 밖에서 아직 싹트지 않은 ‘충’을 없애고 아울러 생명을 보전할 방도를 마련한 것이니,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 아니다.
그는 하루에 얻은 돈으로 대부분 고약과 가루약을 만들어 사람들이 가져가도록 하였는데, 쓰면 곧 효과가 있었다. 궁벽한 마을에서 이를 얻어 한 복을 두 사람이 나누어 마시고 효과를 본 경우도 있었다. 고약은 풍독과 온갖 병을 제거하여, 아픈 곳에 피부에 붙이면 없어졌다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였다. 이것이 어찌 헛된 명성으로 사람들의 귀를 움직인 것이겠는가! 여러 해 동안 돈이 생기면 곧 흩어 쓰며 모두 이 일에 힘을 기울였으니, 옛 최세명과 이경사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진찰할 때에는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두 세심하게 치료하며, 증상을 살피는 데 반드시 상세히 하고 약을 쓰는 데 반드시 합당하게 한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사방으로 통달하니, 어느 것이나 실제로 사람을 구제하려는 마음 아닌 것이 없다. 그가 지은 의방서를 베껴 읽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혜택이 널리 미치지 못할까 염려하여 마침내 판각하게 함으로써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었다. 어찌 나라의 정사를 조화롭게 다스리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직분에 걸맞아 유감이 없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는 “책이 완성된 뒤에는 짐을 조금 벗었으니, 나는 더 이상 안으로 돌아볼 걱정이 없다.”고 하였다. 나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옛 어질고 성스러우며 높고 현명했던 이들은 모두 세상을 구제하는 일에 힘썼고, 실제적인 공부에는 모두 귀착되는 곳이 있었다. 눈앞의 이익도 빈말이 아니니, 친한 이에게서 소원한 이에게로, 가까운 데서 먼 데로 미쳐 나가는 데에서 그대는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으므로 다른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 그 책의 정밀한 뜻에 대해서는 부끄럽게도 내가 월인이 아니므로 깊은 속을 엿보기 어렵다. 다만 곁에서 그대의 마음씀을 살피고 행한 일을 보아 솔직히 말하며, 세상에 아는 이들이 함께 감상하고 평가하기를 기다릴 뿐이다. 이것으로 서문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