脈者 , 血氣之神 , 邪正之鑑也 。 有諸內必形諸外 , 故血氣盛者 , 脈必盛 ; 血氣衰者 , 脈必衰 ; 無病者 , 脈必正 ; 有病者 , 脈必乖 。 矧人之疾病 , 無過表 、 里 、 寒 、 熱 、 虛 、 實 , 只此六字業已盡之 。 六者之中 , 又惟虛實二字為最要 。 蓋凡以表症 、 里症 、 寒症 、 熱症 , 無不皆有虛實 , 既知表裡寒熱而復能以虛實二字決之 , 則千病萬病可以一貫矣 。 且治病六法 , 無逾攻補 , 用攻用補 , 無逾虛實 。 欲察虛實 , 無逾脈息 。 雖脈有二十四名 , 主病各異 。 然一脈能兼諸病 , 一病能兼諸脈 。 其中隱微 , 大有玄秘 , 正以諸脈中亦有虛實之變耳 。 言脈至此 , 有神存矣 。 倘不知要 , 而泛焉求跡 , 則毫釐千里 , 必多迷誤 , 故予特表此義 。 有如洪濤巨浪中 , 則在乎牢執舵杆 ; 而病值危篤 , 則在乎專辨虛實 。 虛實得真 , 則標本陰陽 , 萬無一失 。 其或脈有疑似 , 又必兼症兼理 , 以察其孰客孰主 、 孰緩孰急 。 能知本末先後 , 是即神之至也矣 。
맥은 혈기의 신묘한 작용이며 사기와 정기를 비추는 거울이다. 안에 있는 것은 반드시 밖에 드러나므로, 혈기가 성하면 맥도 반드시 성하고 혈기가 쇠하면 맥도 반드시 쇠한다. 병이 없으면 맥이 반드시 바르고 병이 있으면 맥이 반드시 어긋난다. 더욱이 사람의 질병은 표·리·한·열·허·실을 넘지 않으니 이 여섯 글자로 이미 모두 포괄된다. 여섯 가운데서도 허실 두 글자가 가장 중요하다. 표증·이증·한증·열증에는 모두 허실이 있기 때문이다. 표리한열을 알고 다시 허실 두 글자로 결정할 수 있다면 온갖 병을 하나로 꿰뚫을 수 있다. 또 병을 치료하는 여섯 법은 공격하고 보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고, 공격하거나 보하는 것은 허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허실을 살피려면 맥을 살피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맥에는 스물네 이름이 있고 주관하는 병이 각각 다르지만, 한 맥이 여러 병을 겸할 수 있고 한 병이 여러 맥을 겸할 수 있다. 그 안의 은미한 곳에 큰 비밀이 있는 것은 바로 여러 맥 가운데에도 허실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맥을 논하여 여기에 이르면 신묘함이 존재한다. 요체를 알지 못하고 막연히 자취만 구한다면 털끝 같은 차이가 천 리로 벌어져 반드시 미혹과 잘못이 많아지므로, 내가 특별히 이 뜻을 드러낸다. 큰 파도 속에서는 키를 굳게 잡는 데 달렸듯, 병이 위독할 때는 허실을 오로지 가리는 데 달려 있다. 허실을 참되게 파악하면 표본과 음양에서 만에 하나도 실수가 없다. 맥이 비슷하여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증상과 이치를 함께 살펴 무엇이 객이고 무엇이 주인지, 무엇이 느긋하고 무엇이 급한지 가려야 한다. 본말과 선후를 알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신묘함의 극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