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人以方書贈人 , 人皆欲得而藏之 , 謂可以備不測也 。 若與之談醫理 , 如 衛 鞅說秦孝公 , 以王道聞之 , 疲倦欲寐 。 不知理不明 , 雖有良方而不適於用 , 非方之不良也 , 用方者之不達理也 。 譬之匠氏榘彠之不明 , 而徒從事於其器 , 器利矣 , 秪足以血指染汗 , 而無與於鳥革翬飛之事也 。 然范范宇宙豈無聞絃賞音之人 ? 此香雪齋主人所不能秘耳 。
지금 사람에게 방서를 선물하면 누구나 얻어 간직하려 하며 뜻밖의 일에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의리를 이야기하면 위앙이 진효공에게 왕도를 설명할 때 듣고 피곤하여 졸려 한 것과 같다. 이치가 밝지 않으면 좋은 처방이 있어도 쓰임에 맞지 않으니 처방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 이치에 통하지 못해서임을 모른다. 장인이 규구와 법도를 밝히지 못하고 도구에만 종사하면 도구는 예리해도 손가락에 피를 내고 땀으로 적시기에 족할 뿐, 새가 날개를 펼치고 꿩이 나는 듯한 건축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넓디넓은 우주에 어찌 현의 소리를 듣고 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겠는가. 이것이 향설재 주인이 숨겨 둘 수 없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