疫者 , 役也 。 猶徭役之謂 , 多見於旱潦兵燹之餘 , 烈日鬱蒸 , 屍骸之氣 , 與亢勝之氣 , 混合化而為厲毒 , 散漫於天地之間 , 受之者大則一郡一城 , 小則一村一鎮 , 互相傳染 , 所感之因雖同 , 所患之證不一 。 如東坡所論寒濕之疫也 , 東垣所論虛疫也 , 吳又可所論濕熱相搏之疫也 , 余師愚所論暑燥之疫也 , 故劉溫舒 《 素問遺篇 》 有五疫之刺 , 龐安常 《 總病論 》 有五色之治 , 然不可泥也 。 越人 《 五十八難 》 言 , 傷寒有五 , 其中風 , 傷寒 , 濕溫 , 熱病 , 證脈委曲詳盡 , 行在諸經 , 不知何經之動也 。 蓋隨其經所在而取之 。 蓋天地沴厲之氣 , 不可以常理測 , 不得以常法治 。 彼見溫病 , 動手發汗 , 是誤以傷寒法治溫病 。 每遇疫病 , 往往失下 , 則又是以溫病法施治於疫 , 更誤之甚矣 。
역은 역역의 역과 같으니 부역을 말하는 것과 같다. 가뭄·홍수·전란의 뒤에 많이 나타난다. 따가운 햇볕이 울체되어 찌고 시체의 기와 지나치게 성한 기가 섞여 변하여 사나운 독이 되어 천지 사이에 흩어진다. 이를 받은 범위는 크게는 한 군이나 한 성, 작게는 한 마을이나 한 진에 이르러 서로 전염된다. 감수한 원인은 같아도 앓는 증은 같지 않다. 동파가 논한 한습의 역, 동원이 논한 허역, 오우가가 논한 습열이 서로 부딪친 역, 여사우가 논한 서조의 역과 같다. 그러므로 유온서의 《소문유편》에는 오역의 자침이 있고 방안상의 《총병론》에는 오색의 치료가 있으나 얽매여서는 안 된다. 월인은 《오십팔난》에서 상한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중 중풍·상한·습온·열병은 증과 맥을 곡진하고 자세히 다루었으며 여러 경을 운행하므로 어느 경의 동인지 알지 못한다. 대개 그 경이 있는 곳에 따라 취하는 것이다. 천지의 사납고 어그러진 기는 상리로 헤아릴 수 없고 상법으로 치료할 수 없다. 온병을 보자마자 손을 대어 발한하는 것은 상한법으로 온병을 잘못 치료하는 것이다. 역병을 만날 때마다 흔히 공하할 시기를 놓치는 것은 다시 온병법으로 역병을 치료한 것이니 더욱 심한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