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診者必知終始 , 有知餘緒 , 切 脈 問名 , 當合男女 ( 終始 , 謂氣色也 。〈 脈 要精微論 〉 曰 :「 知外者 , 終而始之 。」 明知五氣色象終而復始也 。 餘緒 , 謂病發端之餘緒也 。 切 , 謂以指按 脈 也 。 問名 , 謂問病證之名也 。 男子陽氣多而左 脈 大 為 順 , 女子 陰 氣多而右 脈 大 為 順 , 故宜以候常先合之也 。 ) 。 離絕菀結 , 憂恐喜怒 , 五藏空 虛, 血氣離守 , 工不能知 , 何術之語 ( 離 , 謂離間親愛 。 絕 , 謂絕 念 所懷 。 菀 , 謂菀積思慮 。 結 , 謂結固餘怨 。 夫間親愛者 , 魂遊 。 絕所懷者 , 意喪 。 積所慮者 , 神勞 。 結餘怨者 , 志苦 。 憂愁者 , 閉塞而不行 。 恐懼者 , 蕩憚而失守 。 盛忿者 , 迷惑而不治 。 喜樂者 , 憚散而不藏 。 由是八者 , 故五藏空 虛, 血氣離守 , 工不思曉 , 又何言哉 ! ) ( 新校正云 :「 按 『 蕩憚而失守 』《 甲乙經 》 作 『 不收 』。」 ) 。 嘗 富大傷 , 斬筋絕 脈, 身體復行 , 令澤不息 ( 斬筋絕 脈, 言非分之過損也 , 身體雖以復舊而行 , 且令津液不 為 滋息也 , 何者 ? 精氣耗減也 。 澤者 , 液也 。 ) 。 故傷敗結 , 留薄歸陽 , 膿積寒炅 ( 陽 , 謂諸陽 脈 及六府也 。 炅 , 謂熱也 。 言非分傷敗筋 脈 之氣血 , 氣 內 結留而不去 , 薄於陽 脈 則化 為 膿 , 久 積腹中則外 為 寒熱也 。 ) 。 粗工治之 , 亟刺 陰 陽 , 身體解散 , 四支轉筋 , 死日有期 ( 不知寒熱 為 膿積所生 , 以 為 常熱之疾 , 概施其法 , 數刺 陰 陽 , 經 脈 氣奪 , 病甚 , 故身體解散而不用 , 四支廢運而轉筋 , 如是 , 故知死日有期 , 豈謂命不謂醫耶 ! ) 。 醫不能明 , 不問所發 , 唯言死日 , 亦 為 粗工 , 此治之五過也 ( 言粗工不必謂解不備 。 學者縱備盡三 世 經法 , 診不備三常 , 療不慎五過 , 不求餘緒 , 不問特身 , 亦足 為 粗略之醫爾 。 ) 。
진찰하는 사람은 반드시 끝과 시작을 알고 남은 실마리도 알아야 하며, 맥을 짚고 병명을 물을 때 남녀에 맞추어야 한다. (끝과 시작은 기색을 말한다. 〈맥요정미론〉에서 ‘밖을 아는 사람은 끝난 뒤 다시 시작하는 것을 안다’고 하였으니, 다섯 기색의 형상이 끝났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남은 실마리는 병이 발생한 발단의 나머지 실마리를 말한다. 절(切)은 손가락으로 맥을 누르는 것이다. 병명을 묻는다는 것은 병증의 이름을 묻는 것이다. 남자는 양기가 많아 왼쪽 맥이 큰 것이 순조롭고, 여자는 음기가 많아 오른쪽 맥이 큰 것이 순조로우므로, 진찰할 때 늘 먼저 이에 맞추어야 한다.)
이별과 단절, 울적한 쌓임과 맺힘, 근심·두려움·기쁨·성냄으로 오장이 비고 허해져 혈기가 지키던 곳을 떠나는데도 의원이 알지 못한다면 무슨 의술을 말하겠는가? (이(離)는 친애하는 이와 갈라지는 것이고, 절(絕)은 마음에 품은 것에 대한 생각을 끊는 것이며, 울(菀)은 생각과 염려가 쌓이는 것이고, 결(結)은 남은 원한이 굳게 맺히는 것이다. 친애하는 이와 갈라지면 혼이 떠돌고, 품은 것을 끊으면 의가 상실되며, 염려가 쌓이면 신이 수고롭고, 원한이 맺히면 지가 괴롭다. 근심하면 막혀서 움직이지 못하고, 두려워하면 흔들려 지킴을 잃으며, 몹시 성내면 미혹되어 다스려지지 않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흩어져 저장되지 않는다. 이 여덟 가지 때문에 오장이 비고 허해져 혈기가 지키던 곳을 떠난다. 의원이 헤아려 깨닫지 못하니, 또 무엇을 말하겠는가!) (신교정에서 말하였다. ‘“흔들려 지킴을 잃는다”는 구절을 살펴보면, 《갑을경》에서는 “거두지 못한다”로 되어 있다.’)
전에 부유하다가 크게 손상되어 근육이 잘리고 맥이 끊어지면, 몸이 다시 움직이더라도 진액이 자라나지 않게 된다. (근육이 잘리고 맥이 끊어진다는 것은 분수를 넘는 과도한 손상을 말한다. 몸이 예전처럼 회복되어 움직이더라도 진액이 불어나지 않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정기가 소모되어 줄었기 때문이다. 택(澤)은 액이다.) 그러므로 손상과 무너짐이 맺혀 머물러 부딪치고 양으로 돌아가면, 고름이 쌓이고 한열이 생긴다. (양은 여러 양맥과 육부를 말하며, 경(炅)은 열을 말한다. 분수를 넘게 근맥의 기혈이 손상되고 무너져, 기가 안에서 맺혀 머무르고 떠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양맥에 부딪치면 변하여 고름이 되고, 배 속에 오래 쌓이면 밖으로 한열이 나타난다.) 서투른 의원이 이를 치료하면서 음양에 거듭 침을 놓으면, 몸이 풀려 흩어지고 사지에 근육 경련이 일어나 죽을 날이 정해진다. (한열이 고름의 적체 때문에 생긴 줄 모르고 평상시의 열병으로 여겨, 일률적으로 그 방법을 적용하여 음양에 여러 번 침을 놓는다. 경맥의 기가 빼앗겨 병이 심해지므로 몸이 풀려 흩어져 쓰이지 못하고, 사지가 움직이지 못하며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이러하므로 죽을 날이 정해졌음을 아는 것이니, 어찌 운명이라 하고 의원 탓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의원이 밝게 알지 못하여 병이 생긴 까닭을 묻지 않고 죽을 날만 말하는 것 역시 서투른 의원이다. 이것이 치료의 다섯 번째 과실이다. (서투른 의원이란 반드시 이해가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는 사람이 삼세의 경법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진찰에 삼상을 갖추지 않고 치료에 오과를 삼가지 않으며, 남은 실마리를 찾지 않고 그 개인의 몸을 묻지 않으면, 역시 거친 의원이라고 할 만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