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之嗜好 , 各有不同 。 余每遇裝金塑像 , 心知好事而踴躍不前 。 見疾病之人 , 則周旋圖救 , 而富厚者 , 雖得沉疴 , 不甚關切 , 遇貧寒者 , 縱系微疾 , 儼如身受 。 蓋富厚者 , 延醫有資 , 購藥有力 , 主病有人 , 驅使有僕 , 何難拯救 。 至若貧人 , 以身覓食 , 一朝染病 , 不但醫藥無資 , 甚且饘粥莫繼 , 病愈沉重 , 心愈焦勞 , 往往延挨莫救 , 興言及此 , 為之墮淚 。 但恨力薄 , 不能施濟 , 聊繼前志 , 延醫診脈送方 , 揚城施藥 , 不乏其人 。 然或詩書子弟 , 素封后人 , 一時落魄 , 而故舊滿目 , 體面猶存 , 不肯入藥局當施捨二字 , 隱忍而不赴局者有之 。 余設法體貼 , 使雅俗咸宜 。 常署其門曰 :「 人之最苦 , 無如疾病 , 呻吟痛楚 , 非藥莫愈 。 夫病不患無良藥 , 而患無良方 , 每見藥餌誤投 , 反增其病 。 愚久懷送藥之心 , 因無送藥之力 , 數年以來 , 自五月起至九月止 , 延請名醫 , 分暇半日 , 診病切脈 , 內外大小 , 對證立方奉送 。 但諸公就視 , 非為省其醫資 , 庶可免於錯誤 。 如肯惠然而來 , 每日午前接教 。」 將此刊刷 , 偏貼通衢又慮真正貧人 , 得方不能措藥 , 乃制丸散膏藥數種 , 再察其衣不蔽體而帶飢容 , 多寡量助 , 惟恨不能親為吮疽煮藥耳 。 家人哂余婆心過切 , 不憚勞苦 。 余曰不然 。 人無貴賤同歸土 , 吾非斯人之徒之而誰與 ? 如丁巳年間 , 揚境瘟疫甚行 , 一時當事以及好義者 , 多捐資施藥 , 余因慨嘆就醫者 , 皆兩城附近之人 , 其窮鄉僻壤 , 何能遠涉 , 縱或父兄子弟代為取討 , 無論未經切脈 , 不無有誤 , 且有並無親人之鰥寡孤獨 , 以及舉室染病之家 , 湯水無人接遞 、 況遠來求藥乎 ! 近日風俗日澆 , 每遇時疫 , 輒慮傳染 , 雖骨肉亦有視如陌路者 。 余聞之憤激 , 邀醫同行 , 令僕從肩藥 , 並帶藥引等類 , 每至一村 , 幾無煙火 , 推柴扉虛掩 , 守犬空鳴 , 召人診視 , 方扶攜而至 , 皆蓬頭垢面 , 蹙額呻吟 。 全家病者 , 即就臥榻切脈 , 撮藥各置枕下 , 以錢呼鄰 , 煩其煎服 , 日涉數十里 , 然余固無恙也 。 有相愛者 , 謂余太輕身 , 余因曰嗜好不同 , 吾亦行吾之所好耳 。 雖然天下不無同此志者 , 幸勿惑於傳染之妄言而廢其初心 , 即以余驗之 , 可知其妄矣 。
사람의 기호는 저마다 다르다. 나는 금을 입히고 신상을 빚는 일을 만날 때마다 마음으로는 좋은 일임을 알지만 기꺼이 나서지는 않는다. 병든 사람을 보면 두루 힘써 구하려고 하지만, 부유한 이는 비록 깊은 병에 걸려도 크게 마음 쓰지 않고 가난한 이를 만나면 비록 가벼운 병이라도 엄연히 내가 앓는 것 같다. 부유한 이는 의사를 부를 재물이 있고, 약을 살 힘이 있고, 병을 돌볼 사람이 있고, 부릴 하인이 있으니 구하기가 무엇이 어렵겠는가. 가난한 사람은 제 몸으로 양식을 구하는데, 하루아침에 병이 들면 의약에 쓸 재물만 없는 것이 아니라 죽조차 잇지 못한다. 병이 더욱 무거워질수록 마음은 더욱 애타고 근심하여, 흔히 질질 끌다가 구하지 못한다. 말을 꺼내 이에 이르면 눈물이 떨어진다. 다만 힘이 미약하여 구제하지 못함이 한스러워, 그저 앞서 품은 뜻을 이어 의사를 불러 진맥하게 하고 처방을 나누어 주었다. 양주 성에서 약을 베푸는 사람은 적지 않다. 그러나 시서를 익힌 집안의 자제나 부유한 집안의 후손이 한때 영락하여 옛 벗들이 사방에 있고 체면이 아직 남아 있으면, 약국에 들어가 ‘시사’ 두 글자를 감당하려 하지 않아 참고 견디면서도 약국에 가지 않는 이가 있다. 나는 그 마음을 헤아릴 방법을 마련하여 아속이 모두 마땅하게 하였다. 늘 문에 써 붙이기를, ‘사람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질병만 한 것이 없습니다. 신음하고 아픈 것은 약이 아니면 나을 수 없습니다. 병에는 좋은 약이 없는 것이 아니라 좋은 처방이 없는 것이 걱정입니다. 약을 잘못 써서 도리어 병을 더하는 일을 늘 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약을 나누어 주려는 마음을 품었으나 약을 나누어 줄 힘이 없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5월에 시작하여 9월에 그치도록 명의를 초청하여 한나절 틈을 내게 하고, 병을 살피고 맥을 짚어 내과·외과와 어른·아이를 막론하고 증에 맞추어 처방을 세워 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찾아와 진찰받는 것은 진료비를 아끼려는 뜻이 아니라 잘못을 면하고자 함입니다. 기꺼이 와 주신다면 날마다 정오 전에 모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것을 인쇄하여 큰길에 두루 붙였다. 또 참으로 가난한 사람은 처방을 얻어도 약을 마련하지 못할까 염려하여 환약·산약·고약 몇 가지를 만들었다. 다시 그들의 옷이 몸을 가리지 못하고 굶주린 기색이 있는지 살펴 형편에 따라 많고 적게 도왔으며, 오직 직접 악창의 고름을 빨고 약을 달여 주지 못하는 것만 한스러웠다. 집안사람들이 내가 노파심이 지나쳐 수고를 꺼리지 않는다고 웃자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사람은 귀천 없이 모두 흙으로 돌아가니, 내가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누구와 함께하겠는가? 정사년 무렵 양주 경내에 온역이 크게 유행했을 때 당시 관원들과 의로운 일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돈을 내어 약을 베풀었다. 나는 진료받으러 오는 이들이 모두 두 성의 부근 사람들인 것을 보고 탄식하였다. 궁벽한 시골에서는 어찌 멀리 건너올 수 있겠는가. 혹 아버지·형·자제가 대신 약을 받으러 온다 해도 맥을 짚지 않아 잘못이 없을 수 없거니와, 친척조차 없는 환과고독과 온 집안이 병든 경우에는 탕수마저 건네줄 사람이 없으니 하물며 멀리 와서 약을 구할 수 있겠는가! 근래에는 풍속이 날로 박해져 시역을 만나면 번번이 전염을 염려하니, 골육이라도 길 가는 남처럼 보는 이가 있다. 나는 듣고 분개하여 의사를 청해 함께 가고 하인에게 약을 메게 하면서 약인 따위도 함께 가져갔다. 마을에 이를 때마다 거의 밥 짓는 연기가 없었으며, 사립문을 밀면 닫힌 듯 열려 있고 집 지키는 개만 헛되이 짖었다. 사람을 불러 진찰하려 하니 서로 부축하고 이끌며 나왔는데, 모두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때가 끼었으며 이마를 찌푸리고 신음하였다. 온 집안이 병든 경우에는 곧 침상으로 가서 맥을 짚고 약을 지어 각각 베개 아래에 놓은 뒤, 돈을 주며 이웃을 불러 달여 먹여 달라고 부탁하였다. 하루에 수십 리를 다녔으나 나는 본래 아무 탈이 없었다. 나를 아끼는 이가 내 몸을 너무 가벼이 여긴다고 하기에, 나는 기호가 서로 다를 뿐이며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행할 따름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천하에는 이런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 없지 않으니, 부디 전염된다는 망령된 말에 미혹되어 처음의 마음을 버리지 말라. 바로 나에게서 검증해 보아도 그 말이 망령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