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天生佳人 , 雪膚花貌 , 玉骨冰肌 , 若西子 、 楊妃輩 , 即淡掃蛾眉 , 自然有動人處 , 果何假脂粉以汙其真哉 ? 是潤色為不必也 。 然而良工必藉利器而後其事善 , 繪事必加五彩而後其素絢 , 故佳人之修其儀容 , 潔其服飾 , 譬如花之得滋 , 玉之就琢 , 而其光瑩為益增 , 是潤色又所必假矣 。 矧世不皆西子 、 楊妃輩 , 此予所集聊為香奩之一助耳 。 至若其間 , 療其疾病 , 證其怪異 , 調其經血 , 安其胎產 , 皆其至要者乎 。 而藏貯洗練 , 雖為末務 , 要亦佳人之所必用者 , 其法盡為列之 , 當不獨區區潤色已也 。 而保攝修齊之道 , 蓋見之此矣 , 唯畫眉傅粉之郎 , 為能格焉 。 倘以此紅粉贈與佳人 , 佳人將必曰 : 幸孔 , 幸孔 , 彼良工之利器 , 繪事之五彩 , 而又何羨乎 ? 而胡生者玉成於人 , 庶幾君子 。
하늘이 낳은 아름다운 사람은 눈 같은 피부와 꽃 같은 용모, 옥 같은 골격과 얼음 같은 살결을 지니니 서시나 양귀비 같은 이들은 눈썹을 옅게 그리기만 해도 저절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데가 있다. 참으로 어찌 연지와 분을 빌려 본래의 아름다움을 더럽히겠는가? 이로 보면 꾸미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훌륭한 장인은 반드시 날카로운 도구를 빌린 뒤에야 일을 잘하고, 그림은 반드시 오색을 더한 뒤에야 흰 바탕이 빛난다. 그러므로 미인이 용모를 가꾸고 의복과 장식을 깨끗이 하는 것은 꽃이 자양을 얻고 옥이 다듬어지는 것과 같아 그 빛이 더욱 밝아지니, 꾸미는 것 역시 반드시 빌려야 할 일이다. 더구나 세상 사람이 모두 서시나 양귀비 같은 이들은 아니므로, 내가 모은 것은 그저 여인의 화장함에 한 가지 도움을 주려는 것일 뿐이다. 그 가운데 질병을 치료하고 괴이한 일을 분별하며 월경을 조절하고 임신과 출산을 편안하게 하는 것들은 모두 지극히 중요한 일이다. 보관하고 세탁하는 일은 비록 말단의 일이지만 역시 미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므로 그 방법을 모두 열거하였으니, 단지 사소하게 용모를 꾸미는 것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몸을 보전하고 다스리며 자신을 닦고 집안을 정돈하는 도리가 아마 여기에 드러나 있으니, 눈썹을 그려 주고 분을 발라 주는 낭군이라야 이를 헤아릴 수 있다. 만일 이 붉은 연지와 분을 미인에게 선물한다면 미인은 반드시 “매우 다행이군요, 매우 다행이군요. 저 훌륭한 장인의 날카로운 도구와 그림의 오색을 또 무엇 때문에 부러워하겠어요?”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호생은 남을 아름답게 완성해 주는 사람이니 군자에 가까울 것이다.